지난해 그룹 총수 주식재산 '18.7조↓'···김범수·서정진 '10조 클럽' 탈락
지난해 그룹 총수 주식재산 '18.7조↓'···김범수·서정진 '10조 클럽' 탈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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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명 중 28명, 64.6조→45.9조 '29%↓'···김범수 6.5조·서정진 2.1조 감소
이재용, 2.5조 줄었지만 유일 '10조 클럽'···김익래, 급락장에도 1255억↑
자료=한국CX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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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지난해 국내 증시가 크게 부진한 영향으로 주요 그룹 총수 10명 중 8명 이상의 주식 재산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1년 새 증발한 주식 평가액만 무려 18조원대에 달한다. 5명이 1조원 넘게 줄었는데,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는 반토막 이상인 6조5700억원이 쪼그라들었다. 반면, 급락장에도 5명은 주식재산이 증가했는데, 김익래 다우키움 회장의 60% 가까이 불어나 눈길을 끌었다.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2022년 주요 그룹 총수 주식평가액 변동 조사' 분석 결과를 3일 발표했다. 조사 대상은 공정거래위원회가 관리하는 대기업집단 중 지난해 말 기준 주식평가액이 1000억 원 넘는 그룹 총수 33명이다. 주식재산은 총수가 해당 상장사 주식종목 지분을 직접 보유한 경우와 함께 비(非) 상장사를 통해 해당 그룹 상장 계열사 주식을 보유한 현황까지 포함했다. 

결과에 따르면, 33개 그룹 총수의 지난해 말 주식평가액은 45조9191억원으로 집계됐다. 연초(64조6325억원)과 비교해 18조7134억원(29%) 쪼그라들었다. 3월 말 59조7626억원으로 60조원대가 무너지더니, 6월 말(51조4463억원), 9월 말(45조7034억원) 뚜렷한 감소세를 이어갔다.

그룹 총수 중 지난해 주식평가액이 조 단위로 하락한 총수는 5명이었다. 이 중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규모의 주식 재산이 증발했다. 지난해 말 5조6557억원대로, 연초(12조2268억원) 대비 무려 6조5711억원(53.7%) 급감했다. 셀트리온 서정진 명예회장의 주식재산도 지난해 초 10조8164억원에서 연말 8조110억원으로, 2조1750억원(21.4%) 감소했다. 

자료=한국CX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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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 회장의 지난해 말 주식평가액은 11조6735억원으로 집계됐다. 연초 14조1866억원에서 2조5100억원(17.7%) 줄었다. 9월 말 한때 10조8842억원으로 고꾸라졌지만, 4분기 그나마 반등했다. 이로써 국내 그룹 총수 가운데 주식재산 '10조 클럽'은 김범수·서정진 명예회장이 탈락하면서 이재용 회장이 유일해졌다. 이들 중 '2인자' 자리는 김범수 창업자에서 서 명예회장으로 바뀌었다. 

이외 방준혁 넷마블 이사회 의장(-1조3900억원, -52.6%)과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1조2160억원, -52.8%)도 1년 새 주식가치가 1조원 넘게 사라졌다. 이어 정의선 현대자동차 회장(-8951억원), 최태원 SK 회장(-8620억원),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6605억원) 순으로 주식 평가액이 쪼그라들었다.

33명의 그룹 총수 대다수가 주식재산이 내려앉은 상황에서도 5명은 증가해 눈길을 끌었다. 김익래 다우키움 회장은 지난해 초 2216억원에서 연말 3371억원으로 1255억원(59.3%) 불어났다.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김 회장이 지분을 보유한 다우데이타의 주가가 1년 새 두 배 이상 오른 점이 주효했다. 

자료=한국CX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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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기간 이순형 세아 회장도 1113억원에서 1478억 원으로 32.8% 불어났다. 이외 △장형진 영풍 회장 9.6%(389억 원)과 정몽준 HD현대그룹 총수·아산재단 이사장 6.5%(735억 원), 신동빈 롯데 회장 4.1%(284억 원) 등도 지난해 주식재산이 증가한 총수군에 이름을 올렸다. 

한편, 주식재산 '1조 클럽'에는 이재용 회장, 서정진 셀트리온 명예회장,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외에 △정의선 현대차 회장(2조7711억원) △최태원 SK회장(2조4542억원)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2조4520억원) △구광모 LG회장(1조9601억원) △방준혁 넷마블 의장(1조2521억원) △정몽준 이사장(1조1997억원) △이재현 CJ 회장(1조1033억원), 이해진 GIO(1조880억원) 등이다. 지난해 초 1조1521억원이던 조현준 효성 회장은 연말 7194억원에 그쳐 탈락했다. 

오일선 한국CXO 연구소장은 "그룹 총수들은 경영권 방어를 위해 지분을 쥐고 있는 경우가 많지만, 개미와 기관 투자자 중엔 주식을 급하게 처분해 현금 자산을 확보해야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지난해는 주식으로 인한 손실 폭이 큰 한 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올 상반기 중 IT 관련 그룹 총수들의 주식이 눈에 띄게 상승하는 전환점 마련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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