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수입 35조 늘어도 추경 집행에 총지출 64조↑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올해 상반기 나라살림 적자가 100조원을 넘어섰다. 세수 호황으로 총수입은 지난해보다 무려 35조원이 넘게 늘었지만, 추가경정예산 사업 집행의 여파로 지출이 더욱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기획재정부가 18일 발표한 '재정동향 8월호'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누계 기준 관리재정수지 적자는 101조90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2조2000억원이 늘어난 결과다. 관리재정수지란 통합재정수지(총수입-총지출)에서 국민연금 등 4대 보장성 기금을 차감해 정부의 실질적인 재정 상태를 보여주는 지표를 말한다.
앞서 정부는 2차 추경 편성 당시 올해 관리재정수지 적자 규모를 110조8000억원으로 잡은 바 있는데, 상반기에만 이미 100조원을 넘어선 것이다. 통합재정수지 역시 상반기 누계 기준 75조원 적자로, 1년 전보다 27조8000억원 늘었다. 상반기 총수입은 1년 전보다 35조8000억원이 더 늘었지만, 총지출의 증가폭은 총수입의 두 배 수준인 63조6000억원이 확대됐다.
정부는 재정수지가 크게 악화된 데 대해 "2분기 적자 확대는 추경사업 지출 등 높은 총지출 진도율에 기인했다"면서 "연말까지 계획범위(110조8000억원) 안에서 관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6월까지 세수는 1년 전과 비교해 호황을 누렸다. 국세수입과 세외수입, 기금수입 등을 모두 합친 총수입은 334조4000억원으로 집계됐으며, 진도율은 1년 전보다 2.6%p 오른 54.9%였다.
국세수입은 소득세·법인세 등을 중심으로 36조5000억원 증가한 218조3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소득세가 근로소득세·종합소득세 위주로 9조3000억원이 늘었으며, 법인세가 전년도 기업 실적 개선 등에 23조8000억원 증가했다. 세외수입은 2조2000억원 늘어난 18조6000억원을 기록했다. 단, 기금수입은 자산운용 수입 감소에 1년 전보다 3조원 줄은 97조4000억원이었다.
총지출은 상반기 누계 409조4000억원으로 나타났다. 진도율은 1년 전보다 2.7%p 상승한 60.2%를 기록했다. 지방교부세·교부금, 특수형태근로종사자(특고) 지원을 포함한 코로나19 위기 대응 사업 등으로 예산 지출이 1년 전보다 19조5000억원 늘었다. 소상공인 손실보전금 지급 등으로 기금지출도 35조2000억원 증가했다.
지난 5월 말 국회를 통과한 2차 추경의 관리 대상 사업비는 총 38조원(예비비, 교부세 제외)인데, 이중 32조1000억원이 지난 5~6월에 집중 집행됐다.
6월 말 기준 국가채무(중앙정부 채무 잔액)는 1007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6월 상환한 국고채(26조1000억원)가 발행한 국고채(14조6000억원)보다 늘어나면서 5월 말 잔액보다 11조2000억원 감소했다. 다만 앞으로 국가채무 증가세가 이어지면서 연말에는 국가채무 잔액이 1037조7000억원(2차 추경 기준)에 달할 전망이다.
국고채 잔액은 1년 전과 비교해 66조7000억원, 주택채 잔액은 1조원,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 잔액은 8000억원 증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