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도 국내 기업 지난해 영업익·순익 '역대 최대'
코로나에도 국내 기업 지난해 영업익·순익 '역대 최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000대 기업 영업익 145조 '55%↑'·순익 127조 '99%↑' ···1조 클럽' 10곳↑
삼성전자 영업익, 32조 '전체 22% 점유'···한전, 수조 원대 손실로 '최하위'
자료=한국CXO
자료=한국CXO

[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국내 주요 상장사의 지난해 실적이 2001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상황이 지속됐음에도 영업이익은 50% 이상, 순이익은 곱절로 성장했다. 이 가운데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1000대 기업 전체 영업이익의 22% 비중을 점유했다. 한국전력은 수조 원대 손실로 실적 꼴찌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2001년~2021년 국내 매출 1000대 상장사 영업손익 및 당기손익 현황 분석' 결과를 22일 발표했다. 조사 대상 1000대 상장사는 각 년도 매출 기준이고 개별(별도) 재무제표 기준이다.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매출 1000대 기업의 영업이익은 145조 5249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93조 9149억 원)과 비교해 55%(51조6100억원) 증가한 규모다. 매출 대비 영업이익 비중을 의미하는 영업이익률도 8.4%였다. 2019년(5.2%)과 2020년(6.3%)에 이어 상승 추세다.

1000대 기업 전체 영업이익은 2001년 36조 원대에 불과했지만, 2004년 70조원대로 급증했고, 2010년 들어 100조원에 근접했다. 2018년 138조원까지 늘었지만, 이듬해 78조원으로 급감했고, 2020년(93조원)으로 100조원 탈환에 실패했다. 하지만 지난해 코로나19 상황에도 150조원대에 근접하면서 역대 최고 수준의 영업익을 올렸다.

여기에는 영업적자를 본 기업이 줄고, '1조 클럽'에 가입한 곳이 많아진 점이 주효했다. 지난해 1000대 기업에서 영업손실은 본 곳은 112곳이었는데, 전년(147곳)보다 35곳 감소했다. 1년 새 영업이익이 증가하거나 흑자 전환한 곳은 643곳으로, 전체의 절반을 크게 넘어섰다. 영업이익이 1조원 넘는 회사도 2020년 18곳에서 지난해 28곳으로 10곳 증가했다.

삼성전자는 가장 높은 영업이익을 시현한 곳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삼성전자 영업이익은 31조 9931억 원(연결기준 51조 6338억 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년(20조 5189억 원)보다 55.9%(11조4742억원) 급증했다. 이는 1000대 기업 전체 영업익 가운데 22% 비중을 차지했다. 

SK하이닉스도 지난해 12조1833억원으로, 전년(4조5458억원) 대비 7조6374억원) 불어났고, △6조 4008억 원(9559억 원→7조 3568억 원) △포스코홀딩스 5조 5144억 원(1조 1351억 원→6조 6495억 원) △현대제철 2조 2581억 원(416억 원→2조 2997억 원) △LG화학 1조 9047억 원(1조 1144억 원→3조 191억 원) 순으로 영업이익이 늘었다.

자료=한국CXO
자료=한국CXO

영업이익이 좋아지면서 당기순이익도 크게 향상됐다. 기업 1000곳이 지난해 벌어들인 순익 규모는 127조 1461억 원이다. 전년(63조6871억원) 대비 99.6% 급증한 규모다. 2001년 10조원을 밑돌았지만, 2004년과 2010년 각각 60조원, 70조원을 넘어섰고, 2017년(106조원) 100조원을 돌파했다. 당기순익 1조 클럽도 2020년 13곳에서 지난해 21곳으로 8곳 많아졌다. 

조사 대상 기업 중 가장 우울한 실적 성적표를 받아든 곳은 한국전력이다. 이 회사는 2020년 영업이익 2조7851억원, 당기순이익 1조9514억원을 기록, 1000대 기업 중 '톱3'에 올랐다. 하지만 1년 새 영업손실 7조4255억원, 당기순손실 5조6077억원을 기록, 최하위권으로 곤두박질쳤다. 지난해 기록한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 규모는 지난 2001년 이후 가장 컸다. 

한전의 경영 체력 성적표가 저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01년부터 지난해까지 20년 동안 1조 원 넘는 영업적자를 기록한 횟수는 7번에 달한다. 2008년부터 2012년까지는 5년 연속 영업손실 신세를 벗어나지 못하기도 했다. 이 기간 누적 영업적자는 11조5000억원을 넘어섰다. 

한전은 매출원가 상승 등을 고려하면 전기세를 적정 수준으로 올리는 것이 경영 개선을 가장 빠르게 할 수 있는 방안이다. 하지만 전기세가 상승하면 서민 물가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이 역시도 쉽지 않다. 따라서, 전기세와 경영 개선 사이에서 절묘한 무게중심을 찾아 균형을 이루는 정책적 '묘책'(妙策)이 절실하다고 CXO연구소 측은 설명했다.    

자료=한국CXO
자료=한국CXO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통상적으로 국내 1000대 기업은 평균적으로 2년 이상 순익이 오르면 그 다음해에는 내리막길로 가는 스마트폰 교체주기 패턴과 다소 비슷하다"며 "지난 2019년부터 지난해 사이 1000대 기업의 순익이 증가했기 때문에 올해는 작년보다 다소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오 소장은 "올해는 특히 유가를 비롯해 각종 원재료 비용 등이 상승해 이를 상품과 서비스 가격에 반영한 경우가 많아 매출 규모 자체는 증가하지만 실제 기업 곳간에 남는 내실 규모는 지난해보다 다소 줄어들 공산이 커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관련기사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