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사]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 "'덩치만 큰 공룡' 멸종···변화의 주체돼야"
[신년사]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 "'덩치만 큰 공룡' 멸종···변화의 주체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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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퍼스트·리딩 글로벌 강조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과 하나금융그룹 명동 사옥. (사진=하나금융)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과 하나금융그룹 명동 사옥. (사진=하나금융)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3일 신년사를 통해 위기 의식을 강조하면서, 강력한 변화의 의지를 강조하고 나섰다. 지난해 하반기 상장한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의 시가총액이 하나금융그룹의 5배를 넘어서는 냉혹한 현실을 직시하자는 것이다.

김 회장은 "주변 환경과 경쟁자 역시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는 가운데 지금 우리는 변화하고 있는가"라며 "지난해 기업공개에 성공한 카카오뱅크의 시가총액은 한 때 45조원, 카카오페이는 33조원에 육박했다. 종합금융그룹의 우리가 훨씬 많은 자산을 보유하고 이익을 내고 있지만, 시가총액은 두 회사의 5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냉혹한 평가를 받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는 지나친 비약이 아니며, 주가는 해당 기업의 미래가치를 반영한다"면서 "일견 굉장히 비합리적인 결과다. 하지만 객관적으로 볼 때 시장은 우리를 '덩치만 큰 공룡'으로 보고 있고, 공룡은 결국 멸종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새해 다짐을 하는 신년사에서 이례적인 자기 비판과 쓴소리를 내던진 것이다.

그러면서도 "지금과 같은 기업의 흥망이 걸린 변곡의 기로에서 단순히 적응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며, 더욱 적극적으로 변화의 주체가 돼야 한다"며 "시장의 우려를 불식시키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올 한 해, 업의 경계를 넘어서는 경쟁과 협력으로 기존의 틀을 깨야 한다"고 강조했다.

먼저 김 회장은 "우리는 빅테크가 가지지 못한 강력한 오프라인 채널을 보유하고 있다"며 "고객 중심의 옴니채널로 탈바꿈하고, 금융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사람이 꼭 필요한 영역에서 차별화된 상담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고 제시했다.

디지털 변화도 강조했다. 그는 "디지털 전환을 최우선 가치로 삼아, 보다 속도감 있게 진행해야 한다"면서 "이를 위한 주요 기술의 내재화, 우수한 인재의 육성과 확보, 이를 뒷받침할 조직과 인프라를 신속하게 확충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글로벌 리딩 그룹으로 나아가기 위한 전략 또한 변화해야 한다"며 "글로벌 시장에는 은행뿐만 아니라 전 그룹사가 협업이 가능한 사업모델을 찾아서 디지털로 무장해 함께 진출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무너진 업의 경계 너머에는 우리가 새롭게 성장할 수 있는 기회의 영역 또한 분명히 존재한다"면서 지금 우리의 핵심역량은 개인금융, 기업금융, WM, IB 등 금융의 전통적인 영역에 대부분 국한돼 있지만, 이를 토대로 금융의 경계를 넘어 디지털과 글로벌로 나아가는 여정을 지속한다면 하나금융의 미래는 완전히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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