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톡톡] 시중은행들이 편의점에 구애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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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점포 축소 중인 시중은행에 대안으로 부상
오프라인 채널 활용·MZ세대 등 타겟층 공략
강원도 정선에 위치한 신한은행 편의점 혁신점포 (사진=신한은행)
강원도 정선에 위치한 신한은행 편의점 혁신점포 (사진=신한은행)

[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시중은행들이 오프라인 점포를 축소하는 대신 편의점 내 점포 입점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전까지만 해도 오프라인 채널의 한계점을 가진 인터넷전문은행들의 보완책으로 여겨졌다면, 최근 편의점은 점포 다이어트를 진행 중인 시중은행들의 대안으로도 떠올랐다.

은행권이 신사업 추진에서도 편의점과 맞손을 잡으며 은행과 편의점 간 합종연횡은 더 확대될 전망이다. 업계의 타겟층인 MZ세대(밀레니얼+Z세대) 공략 시 활용도가 높다는 점에 더해 충성고객을 늘리려는 편의점과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다는 점에서 협업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는 얘기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최근 편의점 세븐일레븐과 제휴를 맺고 우리원뱅킹 앱에서 편의점 상품을 주문하고 배달받을 수 있는 '마이 편의점' 서비스를 은행권 최초로 출시했다. 이 서비스는 비대면 트렌드를 반영해 선보인 생활밀착형 서비스다. 우리원뱅킹의 고객 이용률을 높이고, 생활금융플랫폼으로 발돋움하려는 우리은행의 전략인 셈이다.

우리원뱅킹 가입자라면 오전 11시부터 밤 11시 사이 세븐일레븐에서 판매 중인 식료품·생필품 등을 1만5000원 이상 주문 시 원하는 장소로 물품을 배당받을 수 있다. 별도 세븐일레븐 회원가입은 하지 않아도 된다.

신사업에서의 협업 이전에 편의점은 은행들이 미래형 혁신 점포를 구축할 때 거론되는 단골 협업 대상으로 꼽힌다. 앞서 지난 10월 하나은행이 서울 송파구에 문을 연 'CU마천파크점x하나은행'과 신한은행이 GS25와 손잡고 강원 정선군에 오픈한 편의점 혁신점포 1호점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들 은행은 편의점에서 체크카드나 보안카드 발급 등 은행을 방문해야 처리할 수 있었던 업무를 볼 수 있도록 했다. 업무에 따라 은행 상담원과 화상 상담 연결을 통해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 일명 은행의 '편의점 점포'다.

이처럼 은행들이 편의점에 꽂힌 가장 큰 이유는 다양한 고객이 이용하는 장소일 뿐만 아니라 많은 오프라인 유통 채널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편의점산업협회가 추산한 국내 편의점 점포 수는 작년 말 기준 4만2877개에 달한다. 전년 대비 2205개(5.42%) 늘어난 수치다.

같은 기간 점포가 6709개에서 6405개로 304개(4.53%) 감소하는 등 급격한 점포 감소로 인한 금융 사각지대 우려가 큰 은행들이 편의점의 압도적인 오프라인 유통망을 새로운 채널로 활용할 만하다고 판단했다는 분석이다.

오프라인 채널 외에 편의점은 새로운 고객층 공략전에서도 용이하다. 예컨대 편의점을 자주 이용하는 MZ세대를 위한 맞춤형 서비스를 선보여 미래 고객을 확보하거나 편의점 경영주 등 특정 고객을 위한 금융상품을 공급, 고객군을 늘리는 방식이다.

실제 KB국민은행은 'Z세대(1995년 이후 출생) 모시기' 작전에 편의점을 활용 중이다. 최근 국민은행이 출시한 Z세대 전용 플랫폼 '리브 넥스트'에선 만 14~18세 청소년이 신분증 없이도 선불전자지급수단 '리브포켓'을 이용할 수 있는데, 리브포켓은 은행 대신 CU편의점에서 충전할 수 있도록 했다. 은행보다 편의점이 익숙한 청소년들의 생활패턴을 고려한 것이다.

우리은행 역시 지난해 말 세븐일레븐과 상생금융 및 신사업 제휴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기존 세븐일레븐 경영주에게 제공했던 상생 대출을 미래 편의점 창업을 희망하는 예비 경영주에게까지 대상을 확대했다.

상생 대출은 세븐일레븐이 우리은행과 함께 가맹 경영주에게 대출이자 일부를 지원해주는 상품으로, 경영주는 낮은 금리로 우리은행으로부터 대출을 받을 수 있다.

편의점 입장에서도 은행과의 협업은 매력적인 선택지로 여겨진다. 최근 몇 년간 외형성장을 이어온 반면 매출액 성장폭은 정체된 모습을 보이는 가운데, 특화매장 등 새로운 서비스가 고객 방문을 유도할 수 있어서다. 편의점과 금융의 결합이 급물살을 탈 것이란 전망도 이런 이유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편의점은 접근성이 좋은 데다 다양한 고객들이 이용한다는 게 강점"이라면서 "오프라인 공략이 가능하고, MZ세대의 이목을 끌 수 있다는 점에서 편의점과의 다양한 사업 추진이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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