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로봇도입, 제조업·단순직무 구인 6%p 낮춰"
한은 "로봇도입, 제조업·단순직무 구인 6%p 낮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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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K경제연구···'로봇이 노동 수요에 미친 영향'
韓, 만명당 로봇 932대···세계 평균 7배 웃돌아
서울모빌리티쇼 미니 전시관에 마련된 '로봇 암 스튜디오에서 부모와 함께 체험하고 있는 모습. (사진= 권진욱 기자)
서울모빌리티쇼 미니 전시관에 마련된 '로봇 암 스튜디오에서 부모와 함께 체험하고 있는 모습. (사진= 권진욱 기자)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로봇 도입이 제조업뿐 아니라 단순 반복 직종의 노동 수요를 감소시킨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이런 로봇과 노동간 대체성은 향후 로봇기술이 발전할수록 더욱 강화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다.

한국은행은 15일 'BOK경제연구'에 실린 '로봇이 노동 수요에 미치는 영향'을 통해 이같이 분석했다. 김혜진 한은 미시제도연구실 부연구위원은 "로봇 도입의 증가는 로봇으로 대체하기 쉬운 업무 프로세스가 많은 업종(제조업) 및 직종(단순 반복적)에서 노동 수요를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이번 연구는 전세계적으로 로봇 보급이 확산되는 가운데 국내 역시 제조업 중심으로 매우 빠른 증가세를 보이면서, 로봇도입의 노동시장 파급력을 분석한 내용이다. 실제로 지난 2019년 기준 우리나라는 근로자 1만명당 산업용 로봇 대수를 나타내는 로봇 밀집도가 774대로 싱가포르(831대)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을 보였다.

특히 지난해 우리나라 로봇밀집도는 932대로, 1위를 기록했던 싱가포르(605대)를 제쳤다. 이는 전세계 평균치(126대)를 7배 웃도는 수치다. 

로봇 도입은 이론적으로 대체 효과와 생산성 효과를 동시에 발생시키기 때문에 노동 수요에 미치는 순효과는 실증분석을 통해 파악할 수 있다. 대체 효과는 자동화가 가능한 업무를 로봇이 대체해 노동수요가 감소하는 효과를 말하고, 생산성 효과는 로봇 도입으로 생산성이 향상되면서 자동화가 불가능한 업무에 대한 노동 수요가 증가하는 효과를 뜻한다.

이번 연구는 지난 2010~2019년 로봇이 많이 도입된 지역과 그렇지 않은 지역을 비교해 로봇 도입에 따른 노동수요 감소 흐름을 파악하고, 추가로 지역 내 산업과 직업에 따라 상이한 효과가 있었는지 분석했다. 회귀분석 결과, 로봇도입 증가가 지역별 전체 노동수요에 미치는 영향이 마이너스(-)로 추정됐으나,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숫자를 보이진 않았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보면 산업별로는 제조업에서, 직종별로는 단순 반복 직종에서 로봇 증가 시 노동 수요가 유의미하게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지난 2010~2019년까지 10년간 '로봇 노출도(근로자 1000명당 로봇 대수)'의 변화가 중간값(2.318%)인 지역과 변화가 없었던(0%) 지역을 비교한 결과, 제조업 구입인원 증가율은 -6.7%p, 단순 반복적 직종 구인인원 증가율은 -6.5%p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 부연구위원은 "산업별로는 제조업(특히, 자동차 및 전기·전자 업종)에, 직종별로는 단순 반복적 직종에 로봇이 대체하기 쉬운 업무 프로세스가 많은 데서 기인한다"면서 "지난 2010~2019년 중 로봇 노출도 변화의 산업별 평균은 23대지만, 제조업은 34대(자동차업종은 190대, 전기·전자 업종은 179대)로 큰 차이를 보였다"라고 말했다.

한은은 이같은 로봇과 노동 간 대체성이 앞으로 로봇기술이 발전하면서 더욱 강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김 연구원은 "로봇과 노동 간 대체성이 강화되는 것은 거스르기 어려운 자연스러운 현상이겠으나, 그에 따른 부작용을 완화해 나가는 노력도 필요하다"면서 "직업훈련 확대, 재교육, 교육체제 정비 등을 통해 기존 근로자와 신규 근로자의 업무처리 능력과 숙련도를 높임으로써 노동생산성이 제고되도록 유도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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