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EU·미국 탄소국경세 도입 시 韓 수출 1.1%↓"
한은 "EU·미국 탄소국경세 도입 시 韓 수출 1.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은 '조사통계월보'···세계 기후변화 대응이 수출에 미치는 영향
탄소배출량 톤당 50달러 부과 시나리오···EU 32억·美 39억달러↓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최근 친환경·저탄소 경제로의 전환을 위한 주요국 기후변화 행보가 본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향후 미국·유럽연합(EU)에서 탄소국경세를 부과할 시 우리나라의 수출이 1% 이상 감소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한국은행은 29일 '주요국 기후변화 대응정책이 우리 수출에 미치는 영향-탄소국경세를 중심으로' 발표'라는 주제의 조사통계월보 논고를 통해 이같이 분석했다. 한은은 주요국 기후변화 대응정책이 통상정책과 연계될 경우 수출의존도와 주력산업의 탄소집약도가 높은 우리나라 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탄소국경세란 자국보다 이산화탄소 배출이 많은 국가에서 생산·수입되는 제품에 대해 부과하는 관세를 말한다.

현재 기후변화가 탄소노출 등의 문제로 일국의 대응으로 해결하기 어렵다는 데 인식이 모이면서 탄소저감을 위한 국제공조도 이어지고 있다. EU 및 미국 등은 기후변화 대응대책의 일환으로 탄소국경세 도입을 추진·검토하고 있으며, 특히 통상정책을 활용해 기후변화 대응이 미진한 국가들에게 압박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김선진 한은 국제무역팀 과장은 "현재까지 미국은 탄소국경세를 부과하는 방안의 구체화가 덜 이뤄졌으나, EU에서는 탄소배출량에 따라 수입업체에게 비용을 부과하는 탄소국경세 도입방안을 발표했다"고 말했다.

탄소국경세는 국내 수출제품의 가격경쟁력 저하(직접경로), 탄소국경세의 영향을 크게 받는 중국 등 주요 교역국에 대한 중간재 수출 감소(간접경로) 등을 통해 우리나라 수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한은은 평가했다. EU가 예상대로 탄소배출량 톤(t)당 50달러의 탄소국경세를 부과할 경우 한국 수출은 연간 0.5%(약 32억달러), 미국도 같은 수준의 탄소국경세 부과 시 0.6%(약 39억달러) 감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전체 수출 감소율은 1.1%를 기록할 전망이다.

산업별로 탄소집약도가 높고 수출비중이 큰 운송장비(자동차·선박, EU 부과시 0.16%p, 미국 부과시 0.15%p)와 금속제품(철강, 0.10%p, 0.13%p), 화학제품(합성수지·의약품, 0.10%p, 0.09%p) 등이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중국으로의 중간채 수출도 줄면서 반도체 등 전기전자 제품(0.10%p, 0.13%p)도 큰 충격을 받을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우리나라의 우리나라 기업들이 한국에 탄소가격을 이미 부담(톤당 15달러로 가정)하고 있는 만큼, EU와 미국이 이런 노력을 고려해 탄소국경세를 톤당 35달러 수준으로 감면해줄 경우 EU와 미국의 탄소국경세 도입에 따른 수출 감소율은 각각 0.3%, 0.4%까지 낮아질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됐다.

한은은 이같은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정부 차원의 단기적 방안 마련과 함께 탄소저감 흐름을 이용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발굴할 수 있는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고 제언한다.

김 과장은 "우리나라는 정부차원에서 2050년 탄소중립을 목표로 장기 계획을 마련해 추진하고 있으나, 탄소국경세가 우리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기업 및 정부 차원의 단기적인 대응방안도 마련할 필요가 있다"면서 "세계 주요국들이 친환경 경제로의 전환을 위한 그린뉴딜 정책도 추진하고 있는 만큼 우리 기업들이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하고, 시장을 확대할 수 있는 기회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