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억대 '슈퍼갑부' 4명···남궁훈 카카오게임즈 대표 2위
[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국내 시가총액 100대 기업에서 주식재산 100억원 넘게 보유한 비(非)오너 임원은 18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위 10위 가운데 절반은 코스닥 상장사인 게임업체 펄어비스 임원이 이름을 올렸다. 1000억원이 넘는 '슈퍼 주식갑부'도 4명 등장했다.
기업분석 전문 한국CXO는 '국내 시가총액 100大 기업 내 非오너 임원 주식평가액 현황' 분석 결과를 14일 발표했다. 조사 대상은 시총 100대 기업(이달 9일 기준) 중 오너 및 오너 일가를 제외한 비오너 출신 임원을 대상으로 제한했다.
결과에 따르면 총 100대 기업에서 비오너 출신 임원이 1주 이상 주식을 보유한 경우는 2730명여 명으로 집계됐다. 이중 주식재산이 10억 원 넘는 임원은 106명으로 집계됐다.
규모별로 보면 △10억원대 46명 △20억원대 17명 △30억원대 11명 △40억원대 4명 △50억원대 5명 △60억~90억 원대 5명이었다. 100억 원 넘는 거부(巨富)도 18명이었다. 주식을 보유한 비오너 임원 2700여 명 중 1억 원 미만은 1600명 정도로 조사 대상자 중 가장 많았다.
'주식갑부'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비오너 임원은 모두 게임업체에서 배출됐다. 상위 5명 중에서도 4명은 주식가치가 1000억 원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비오너 임원 중 주식부자 1위는 펄어비스 서용수 사내이사가 자리했다. 펄어비스 창립 멤버이기도 한 서 이사는 해당 회사 주식을 336만 2595주 보유 중이다.
지난 9일 종가 8만300원으로 계산된 서용수 이사의 주식평가액은 2700억 원을 상회한다. 지난해 9월10일 조사 당시 1385억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주식재산이 1년여 사이에 두 배가량 불어난 셈이다.
2위는 남궁훈 카카오게임즈 대표이사가 꿰찼다. 회사 주식을 241만 2500주 갖고 있는 남궁 대표는 9일 종가 8만 4500원으로 곱한 지분가치가 2038억원이었다. 카카오게임즈가 상장된 지난해 9월 10일 1505억원에서 10개월 만에 500억원대 불어났다.
3~5위는 모두 펄어비스 임원들이 이름을 올렸다. 해당 임원은 윤재민 경영총괄 부사장(224만 400주), 지희환 프로개발 총괄 사내이사(221만 3520주), 정경인 대표이사(110만 400주)다.
이 중 윤재민 부사장(1799억 원)과 지희환 이사(1777억 원)는 이달 9일 주식평가액만 해도 2000억 원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 대표이사는 883억 원으로 계산됐다.
지난 해 9월과 비교하면 윤 부사장과 지 이사는 1년도 안 돼 주식재산이 1000억 원 넘게 높아졌다. 정 대표이사도 500억 원 이상 증가했다. 올 4월 중순 주식 액면분할 이후 주가가 상승한 것이 주효했다.
기우성 셀트리온 대표이사는 326억 원으로 6위에 올랐다. 셀트리온 주식을 12만 4431주 갖고 있는 기 대표는 이달 9일 종가(26만 2000원) 기준, 주식평가액 300억 원을 넘겼다. 다만, 지난해 9월(338억원)과 비교해선 쪼그라들었다. 이 기간 셀트리온 주식이 29만 8500원에서 26만 2000원으로 떨어진 영향이다.
허진영 펄어비스 허진영 COO(최고운영책임자)는 201억 원으로 10위였다. 이로써 국내 비오너 주식부자 상위 '톱10' 중 절반인 5명은 펄어비스에 속한 임원이 이름을 올려 눈길을 끈다.
주식재산 '100억 클럽'에 입성한 비오너 주식갑부는 8명 더 있었다. 권우석 에코프로비엠 대표이사(198억 원)와 이상미 알테오젠 상무(189억 원), 삼성전자 김기남 부회장(166억 원), 김병훈 에코프로비엠 대표이사(151억 원)는 주식재산이 150억 원 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외 △조계현 카카오게임즈 대표이사(126억 원) △김형기 셀트리온헬스케어 대표이사(123억 원) △최문호 에코프로비엠 부사장(114억 원) △이규성 삼성바이오로직스 부사장(111억 원)이 주식재산 100억원을 넘겼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최근 게임과 엔터테인먼트 업종에 있는 회사에서 주식재산 100억 원 넘는 젊은 1970~80년대생 월급쟁이 임원이 많아지는 특징을 보였다"면서도 평가했다.
오 소장은 그러면서 "일부 기업들은 금융감독원 공시 서식 규칙과 달리 정기보고서 등에 미등기임원 보유 주식 현황을 누락해 공시함으로 특정 시점 기준 해당 회사 전체 임원들의 주식 보유 현황을 파악하기가 어려워지고 있어 이에 대한 개선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