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 이동걸 "쌍용차 인수후보 '회의적'···매각 난항 예상"
[일문일답] 이동걸 "쌍용차 인수후보 '회의적'···매각 난항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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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14일 오후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열고 기자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산업은행)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14일 오후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열고 기자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산업은행)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14일 유력하게 거론되는 쌍용차 인수후보자들에 대해 "진정성 있는 후보자는 매우 귀한 것 같다"며 회의적인 시각을 내비쳤다.

이 회장은 이날 오후 온라인으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쌍용차 매각 상황에 대해 설명하며 이같이 밝혔다.

이 회장은 "쌍용차와 매각주간사 주도로 투자자 유치가 진행되고 있고 현 시점에서 채권단이 잠재투자자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면서도 "진정성 있는 인수 후보자는 현재 매우 귀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6월 말 이후 매각공고가 나오고 예비입찰, 본입찰 등의 과정을 거쳐 순탄하게 가면 11월 말, 올해 말쯤 (M&A가) 끝날 것으로 예상한다"며 "좋은 결과가 있길 희망하는데 많은 고난이 있을 것 같단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이 회장은 또 쌍용차가 최근 자구안을 마련한 것과 관련해 "쌍용차 노사의 노력에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지만 그것이 충분한지는 곰곰이 생각해봐야 한다"며 "자구안에 대해서는 잠재인수자가 투자할 가치가 있는지 평가하게 되므로 노사는 산업은행, 정부 관점이 아닌 투자자 관점에서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산업은행의 지원은 쌍용차 인수자의 지속가능한 사업계획이 선행돼야 한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다음은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과의 일문일답]

-쌍용차 자구안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는지? 인적 구조조정 없이도 자금지원 가능한지?

△산은은 일관되게 경영능력을 갖춘 투자자 유치와 지속가능한 사업계획이 있어야 금융지원 검토가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거기에 대해서는 변한 게 없다. 지속가능한 사업계획이 없으면 누구도 쌍용차를 살릴 수 없기 때문이다.

자구계획 가결로 일부 고정비 절감 방안이 마련된 것은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노력해준 쌍용차 노사에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다만, 사업계획 없이 제시된 자구계획만으로 쌍용차 경영정상화에 대한 판단을 할 수는 없어서 현재 산업은행의 입장을 밝힐 것이 없다.

쌍용차 노사의 노력에 감사한다는 말씀을 드렸지만 그것이 충분한지도 곰곰이 생각해봐야 한다. 쌍용차 노조가 산은의 요구를 모두 반영했다는 일부 보도는 오해다. 우리의 요구사항이 반영되긴 했지만 핵심사안에 충족되지 못한 부분이 있다. 이 자구안에 대해서는 잠재인수자가 투자할 가치가 있는지 평가하게 된다. 쌍용차 노사는 모든 것을 산업은행, 정부 관점이 아닌 투자자 관점에서 봐야 한다. 노사가 많은 희생을 했지만 투자자 눈으로 본다면 요구를 다 수용했는지에 대해서는 의구심이 든다. 2년 조건부 무급휴직에 대해서는 많은 희생을 했지만 쌍용차가 정말 2년 안에 정상화가 될 것인지 투자자는 고민을 하게 될 거다. 그게 투자자에게 얼마만큼 어필이 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쌍용차 매각이 지지부진한데 원매자 후보군을 물색하거나 접촉하고 있나? 또 현재까지 진정성 있는 인수 후보자는 몇군데로 보고 있나?

△회사와 매각주간사 주도로 투자자 유치가 진행되고 있다. 잘 되길 희망하고 현 시점에서 채권단이 잠재투자자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다만, 책임있고 능력있는 주체가 M&A에 참여해 지속가능한 사업계획이 제출되길 강력히 희망한다.

잠재적 인수 후보자는 언론에서 다수 거론되고 있는데 진정성 있는 인수 후보자는 현재 매우 귀한 것 같다. 6월 말 이후 매각공고가 나오고 예비입찰, 본입찰 등등의 과정을 거쳐 순탄하게 가면 11월 말, 올해 말쯤 끝날 것으로 예상한다. 좋은 결과가 있길 희망하는데 많은 고난이 있을 것 같단 생각이 든다.

-보유한 HMM 전환사채(CB) 3000억원 전환 여부 및 매각 계획은?

△3000억원 전환단가가 5000원이고 오늘 오전에 확인했을 때까지 주가가 4만4000원이었는데, 전환하면 당연히 이익이 있다. 이익의 기회가 있는데 포기하면 배임이다. 전환을 안 할 수 없다. 국민세금으로 돈을 벌 기회가 있는데, 안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우리가 구조조정하면서 손해도 많이 봤지만 이렇게 얻은 수익으로 다른 구조조정, 정책금융을 하는 재원이 되기 때문에 3000억원 CB 전환은 당연히 해야 한다. 

전환 후의 가격이 폭락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는 두고 봐야 한다. 시장의 합리적인 투자자라면 전환한다는 것을 알아야 하고 그게 이미 시장가에 반영된 상태여야 한다. 대한민국의 주식시장이 효율적 시장인지 비효율적 시장인지 테스트할 수 있는 기회다.

그런데 매각 계획은 다른 고려요소까지 포함해서 단계적인 방법으로 추진해야 한다. 조금 더 시간을 두고 검토를 해서 추진하겠다. 해양진흥공사와도 협의해야 하고, 일부만 팔거냐 통째로 팔거냐 아니면 이참에 민간에게 완전히 넘길 것이냐 이런 걸 저희 혼자 결정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전환 이후 매각 여부는 시장상황, 회사상황, 정책적 판단, 유관기관과의 협의를 통해 종합적으로 검토할 사안이다.

-HMM 민영화와 관련 현재가 매각적기라는 분석과 민영화 시기, 접촉기업, 예상매각가, 원매자 후보군 등에 대한 입장은?

△매각적기라는 얘기는 일리 있는 얘기일 수 있다. 그런데 현재까지 결정된 사안이나 접촉한 기업은 아무것도 없다. 다만, 다양한 가능성 열어놓고 국가 기간산업의 중요성을 감안해 어떻게 경쟁력 있는 산업으로 안착시킬까 관계부처와 긴밀한 협의를 거쳐 논의하겠다.

-HMM 선박 추가 발주 계획은?

△고가 용선선박을 대체할 필요도 있고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선대를 확충하고 선복량을 늘려야 한다. 발주와 관련해 논의한다는 보도가 있었지만 아직 공식 확인할 사안은 아니다. HMM 및 국내 해운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정부 및 관계당국, 해진공과 협의해 결정할 사안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PMI(인수 후 통합) 관련, 저비용항공사(LCC) 통합 구체화 여부 와 시점, 본사 위치 등은 결정된 바 있나?

△통합 시너지를 통한 경쟁력 확보를 위해 LCC 3사 통합 계획 발표한 바 있다. 다만, 통합시점 및 본사 위치 등은 현재 미확정이고 그 부분은 경영판단 사안이라 산업은행이 개입하지 않는다. 통합시점 등은 코로나 위기극복 및 영업 효율화 등을 감안해 회사 측과 논의할 예정이다. 다만, 이것도 경영적 판단 사안에 개입하겠다는 것은 아니고 너무 늦어지지 않게 관리하겠다는 것이다.

-PMI 계획 확정이 늦어지는 이유와 최종 확정 시점은?

△PMI 계획이 굉장히 방대하고 다양한 이해관계자에 대한 고려도 필요해 검토에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두 회사의 전산망을 통합하는 것도 어려워서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 같다. 계획 자체는 6월 중 검토를 완료하고 검토내용을 통보할 예정이다. 이후 빠른 시일 내 한진칼 대한항공 측에서 확정할 것으로 예상한다.

또 한진칼 주요 주주를 면담할 계획이다. 조원태 회장의 경영리더십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의 성공적인 합병, 또 대한민국 항공산업의 정상화 및 도약을 믿어 의심치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산업은행이 특정인 편을 들어줬던 게 아니란 점은 합병과정에서 여러번 말씀드렸다. 조원태 회장이 경영권을 잡고 있었기 때문에 조 회장과 협의를 했고, 그래서 조원태 회장에게 성과, 윤리적 경영 등 많은 굴레를 씌웠다. 모든 주주에게 상응하는 기회를 부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회사에 대한 건전한 감시·감독·평가를 위해 모든 주주가 협조해야 하는게 바람직하다. 또 유사시 경영권을 행사하게 될 경우도 있을 수 있어 공정성 차원에서 모든 주주에게 현 조원태 회장을 구속하는 조건과 동일하게 구속해야 하는게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주요 주주와 면담 및 협의할 계획이다. 산은과 뜻을 같이해서 중장기적인 발전 방향에 맞추겠다면 같이 가겠다는 거다.

강성부 대표 측에서는 팔고 나간다며 (지분) 변동이 심한 것 같아서 대화가 될지 모르겠지만 확인은 해보겠다. 반도 측과도 만나보겠다. 조현아 측도 지분을 계속 낮추고 있어서 어떻게 될지 모르겠으나 만나보겠다. 일정 지분 갖고 계신 분들 필요하면 만나서 협의를 해볼 생각이다. 그래서 빨리 아시아나와 칼의 합병에 대해서 PMI도 완성시키고 주주 간 협의를 끝내서 안정화시켜서 정상화 매진 여건을 조속히 갖추도록 하겠다.

-대우건설 매각 관련해 산업은행 공식 입장은?

△산업은행이 아니라 KDB인베스트먼트가 대우건설 1대주주다. 향후 매각 절차는 KDB인베의 독립적 의사결정에 따라 진행될 예정이다. 저희는 유한책임회사로 자본시장법 제249조11에 따라 KDB인베 업무에 직접 관여해서는 안된다. 직접 관여할 생각도 없다. KDB인베를 만든 이유는 구조조정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구조조정 주체를 산업은행과 같은 기관 중심에서 시장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만든 것이다. KDB인베가 알아서 잘 매각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대우건설 매각 진행상황 및 입찰방식은?

△일부 잠재투자자가 대우건설 인수에 관심을 표명했고 자료 및 정보제공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주간사 선정해 요청자료 대응 등을 진행하고 있으며 구체적인 매각 방식은 결정되지 않은 것으로 안다.

대우건설 매각 여건이 조성되는 듯 보인다. 대우건설 상황 많이 개선됐다. 수익성도 개선됐고, 해외부실도 많이 정리돼서 우려가 불식됐고 신뢰성도 높아졌다고 본다. 그 결과로 주식가격이 많이 뛰었고, 이는 시장의 평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대우조선 매각 관련 헐값매각을 비롯해 재벌 일가 이익 몰아주기 등의 비판에 대한 산은의 입장은?

△헐값매각, 밀실매각, 재벌특혜, 깜깜이매각 등 이런 얘기는 부실기업 구조조정만 하면 매번 반복되는 주장이다. 주장에 근거를 밝혀주셨으면 좋겠다. 대우조선 민영화 거래조건은 자본시장 룰인 시장가격에 의거해 공정하게 결정됐다. 재벌이익에 대한 고려 없이 오로지 대우조선의 정상화를 위해 추진됐다. 대우조선은 아직 부실기업이고 정상화 요원하다. 매년 대규모 적자 불가피한데, 스스로 경쟁력 확보도 못했다. 모럴해저드는 정상화에 방해가 된다. 노조와 시민단체의 일반적인 대우조선 편들기는 결코 도와주는 게 아니다.

-두산중공업 관련, 자구안에 따라 구조조정을 진행해 왔는데 이에 대한 평가와 채권단 관리 졸업 시점은?

△두산그룹은 자산매각, 유상증자 실시 등 재무적 개선계획을 성실히 이행해 채권단 긴급자금 3조원 중 1조3000억원 상환했고, 시장의 신뢰도 많이 회복됐다. 두산그룹 측은 2022년 내 긴급자금을 전부 상환할 계획이나 현재 진행 또는 계획중인 구조조정의 작업에 차질 없는 마무리가 필요하다. 큰 무리없이 구조조정이 잘 되고 마무리될 걸로 기대한다.

아울러 가스터빈, 대형풍력 등 친환경·신재생 기술을 글로벌 수준으로 완성하고 지속가능성 제고를 위한 수주·매출 현실화 필요하다. 두산중공업은 대한민국의 유일한 종합발전설비업체다. 여태까지 구조조정 잘 안착됐고 앞으로 더욱 노력해서 빨리 발전설비 대형풍력이나 가스터빈 등 국제수준 경쟁력 회복하는 게 두산중공업과 국가경제에 중요한 일이기 때문에 많은 기대와 효과가 있길 기대한다. 두산중공업이 약속을 잘 이행하는한 잘 도와줄 생각이다. 

-KDB생명 대주주적격성 심사 신청 일정과 딜이 언제쯤 끝나는지?

△대주주적격성 심사를 신청한 것으로 안다. 심사이기 때문에 검토 과정이 조금 더 걸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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