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환율전망] 불안정한 미국 국채금리···파월 발언 주목
[주간환율전망] 불안정한 미국 국채금리···파월 발언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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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컴퓨터 모니터를 바라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2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컴퓨터 모니터를 바라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기자] 이번주(22~26일) 원·달러 환율은 미국 국채금리 동향을 주시하며 변동성 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여러 차례 토론과 의회 증언에 나서 이에 따른 미 국채금리 향방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2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이날 오전 9시 13분 현재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55원 오른 달러당 1132.15원이다. 전장대비 0.4원 오른 달러당 1131원에서 출발한 환율은 장 초반 1131∼1133.6원 사이에서 움직이고 있다.

지난 19∼20일(이하 현지시각) 알래스카에서 열린 G2(미·중) 고위급회담에서 두 나라는 인권, 무역, 기술 등 이해관계가 상충하는 현안을 두고 강하게 충돌했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미국과 중국이 고위급 회담이 의견 차이를 확인하는 수준에서 마무리된 점도 위안화를 비롯한 아시아 통화에 부담"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지난 19일 미 연준은 대형은행에 대한 자본 규제인 보완적 레버리지 비율(SLR)의 완화 조치를 예정대로 종료하기로 했다. 이에 은행의 미국 국채 매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상승했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21일 연 1.75%를 터치했다. 30년물은 2.5% 근처로 높아졌다. 이에 따라 달러지수는 전일대비 0.1%p 상승한 91.91을 기록했다. 그 결과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위축되면서 환율도 상승 압력을 받는 모습이다.

미 장기 국채금리가 빠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이번주에도 원·달러 환율은 미 국채금리 추이에 연동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파월 의장의 '입'에 시선이 쏠릴 전망이다. 파월 의장은 오는 22일 국제결제은행(BIS) 서밋에서 토론하며, 23일에는 재닛 옐런 재무장관과 함께 하원에서 증언한다. 24일에는 상원에 출석한다. 다만 금리 상승세를 진정시킬 파월 의장의 발언이 나올지는 미지수다. 앞서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준이 장기간 저금리를 유지할 것이란 방침을 거듭 확인했지만 시장의 우려는 가시지 않고 있다.

미국 경제지표는 전반적인 개선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오는 24일에는 3월 제조업과 비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지수, 26일에는 2월 개인소비지출(PCE) 및 개인소득이 발표된다. 시장 컨센서스를 보면 제조업과 비제조업의 체감경기는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관건은 미국의 소비 및 물가 상황을 가늠해 볼 수 있는 PCE 지표인데, 2월까지는 물가가 크게 오르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 시각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의 집계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근원 PCE 물가지수가 전년 대비 1.5% 올랐을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1월에도 1.5% 올랐었다. 물가가 예상보다 크게 오르면 시장의 불안이 심화할 수 있다.

[다음은 이번주 원·달러 환율 향방에 대한 외환시장 전문가들의 구체적인 코멘트]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 : 1120 ~ 1140원

금주 글로벌 환시는 SLR 규제 완화 종료에 따른 미 장기금리 변동성 지속과 유로존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차 유행 가능성 등에 지지력을 나타낼 전망이다. 파월 의장 등 여러 연은 관계자들의 금리에 대한 증언에 시장이 주목할 전망이다. 다만 연준을 비롯한 미국 당국자들은 장기금리 상승을 용인하는 듯한 입장을 나타내고 있어 채권시장의 금리 상단 테스트가 이어질 가능성이 적지 않다.

원·달러 환율의 경우 금리 변동성 확대에 따른 불확실성과 4월 배당 역송금 시즌을 앞둔 경계감이 지지력을 제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외국인 채권자금 유입과 견조함을 확인시킬 20일까지 수출 실적 등은 상승을 억제하는 요인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

뚜렷한 이벤트 부재 속에 미국 금리 흐름이 여전히 글로벌 외환시장에도 가장 중요한 변수 역할을 하겠지만 미국 금리가 달러화에 미치는 영향력은 다소 약화되는 모습이다. 따라서 금주 미국 10년 국채 금리가 1.8%대 이상으로 추가 상승하지 않는 한 달러화의 추가 상승도 제한될 수 있다. 양국의 입장 차이만 확인하고 종료된 미중 고위급 회담 결과를 두고 주초 양국 정부의 반응이 어떻게 나올지는 주목해야 할 변수다.

원·달러 환율이 최근 증시 흐름, 특히 나스닥 지수와 상관관계가 높아지고 있어 여전히 미국 등 국내외 증시 흐름이 원·달러 환율 흐름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다만, 박스권을 돌파할 상하방 모멘텀이 부재하다는 측면에서 원·달러 환율은 박스권 내 등락 흐름을 이어갈 전망이다.

국내 수출 경기가 예상외로 호조를 보이는 가운데 한국무역협회에서 발표하는 2분기 수출산업경기전망지수가 120.8로 2010년 2분기 이후 1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국내 수출 경기의 강한 반등세가 2분기에도 이어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수출 경기 호조는 최소한 원·달러 환율의 상단을 제한하는 역할을 할 것이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 : 1100 ~ 1135원

3월 FOMC는 완화적 재료로 해석된다. 연준은 3월 FOMC에서 올해와 내년의 경제성장률과 물과상승률 전망을 모두 상향했다. 추가 부양책 타결에 따른 소비개선 전망과 여타국 대비 빠른 백신접종 속도에 미국의 상대적인 성장 개선 기대감이 지속되고 있다. 다만 시장이 우려하던 조기 긴축 우려는 연준의 스탠스가 재확인되며 크게 완화, 달러 지수 역시 하락했다.

최근 원화는 국내 펀더멘털 이슈보다 달러지수, 주식시장의 외국인 순매수, 코스피와 연동되며 대외발 변동성을 크게 반영해 왔다. 한 달 기준으로 원화 가치는 3% 가까이 하락하며 글로벌 통화가치 하락폭 상위에 랭크됐다. 중국 위안화와 대만 달러화가 1% 내외의 통화가치 하락폭을 보인 점을 고려하면 펀더멘털 대비 원화 가치의 낙폭이 컸던 것으로 판단한다.

3월 FOMC에서 중장기 연준의 완화적인 방향성이 확인됐다는 점은 달러 지수의 하락과 원화 강세를 지지할 전망이다. 다만 4월에 예정된 외국인 배당 지급의 계절성을 고려하면 단기적으로 원화의 강세가 빠르게 나타나기는 어려울 것이다. 2000년 이후 나타난 국내 경상수지의 계절성을 살펴보면 분기별로는 1분기, 월별로는 4월에 경상수지로 본 달러 유동성이 평균을 하회하며 뚜렷한 수급의 계절성이 나타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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