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구속] 명분 약해진 삼성준법위···향후 거취·역할은?
[이재용 구속] 명분 약해진 삼성준법위···향후 거취·역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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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 선고 공판서 "실효성 기준 충족 못 했다"
준법위 “재판 결과 상관없이 소임 충실히 하겠다”
26일 7개사 대표이사 간담회 등 일정 '예정대로'

[서울파이낸스 오세정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8일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에서 법정 구속되면서 사실상 실효성을 인정받지 못한 삼성준법감시위원회(준법위)의 향후 거취와 역할에 주목된다. 

삼성준법위는 2019년 말 파기환송심 공판 과정에서 재판부가 이 부회장과 삼성에 과감한 혁신과 내부 준법감시제도 마련, 재벌체제 폐해 시정 등을 주문하면서 출범했다.

지난해 2월 김지형 전 대법관을 위원장으로 선임하면서 공식 활동에 들어갔고, 외형상 삼성의 지시를 받지 않는 독립조직으로 꾸려졌다.

위원회는 삼성 계열사 최고경영진의 준법의무 위반을 독립적으로 감시·통제하고, 삼성 계열사의 준법 의무 위반 위험이 높은 사안은 직접 검토해 회사측에 의견을 제시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매달 1회 이상 위원회를 열어 삼성 계열사의 준법감시제도에 대해 주기적으로 보고받고 실효적으로 작동하는지 점검하며 개선사항을 권고한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5월 대국민 사과 이후 준법위의 위상과 역할을 강화할 것임을 여러 차례 강조하며 힘을 실어줬다. 지난달 30일 열린 파기환송심 결심공판 최후진술에서도 "제 정신 자세와 회사 문화를 바꾸고 제도를 보완해 외부의 부당압력 들어와도 거부할 수 있는, 거부할 수 밖에 없는 촘촘한 준법 시스템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날 이 부회장의 파기환송심 선고공판에서 준법위 활동에 대해 실효성 기준을 충족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 앞으로 발생 가능한 새로운 행동을 선제적으로 감시하지 못할 것이라는 부정적인 평가를 했다.

재판부는 "피고인 진정성과 노력은 긍정적으로 평가돼야 함은 분명하다"면서도 "실효성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이상 이 사건에서 양형 조건으로 참작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결론내렸다.

이에 따라 일각에선 향후 준법감시위를 지속할 명분이 약해진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삼성은 준법위의 조직과 활동은 계속 보장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이 부회장은 선고공판을 일주일 앞둔 이달 11일에도 직접 준법위 위원과 만나 "준법위의 독립성과 지속적인 활동을 보장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삼성 측도 재판부 요구와 별개로 이 부회장 스스로 준법위의 필요성을 인정하고 존중하고 있는 만큼 기존대로 독립성과 지속적인 활동을 보장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준법감시위 관계자도 "재판 결과와 관계없이 앞으로도 충실하게 삼성그룹의 윤리·준법경영을 감시하는 저희의 역할을 충실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준법감시위는 예정대로 오는 21일 정례회의에서 최고경영진에 대한 감시 강화 등을 담은 개선안을 논의한 뒤 26일 삼성전자 등 7개사 최고경영자(CEO)들과 처음으로 회동하는 일정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 부회장은 법정 구속되면서 회의에 참석하지 못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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