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단 긍정적 반응에 워크아웃 '청신호'···11일 결론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태영그룹이 9일 지주사 티와이홀딩스와 계열사 SBS의 지분을 필요 시 담보로 제공하겠다는 추가 자구계획을 밝힌 가운데 채권단이 이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태영건설의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작업) 개시 가능성이 높아졌다.
채권단은 다만 태영그룹이 앞선 자구계획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아 시장의 신뢰를 잃은 만큼 추가 자구계획을 확실하게 이행하지 않는다면 워크아웃 절차를 중단하겠다는 압박성 카드를 제시했다.
산업은행은 9일 태영그룹의 태영건설 추가 자구계획이 발표된 후 입장문을 내고 "채권단은 태영그룹이 발표한 추가 자구계획과 계열주의 책임이행 의지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앞서 이날 오전 윤세영 태영그룹 창업회장과 윤석민 태영그룹 회장은 태영건설 워크아웃 개시를 위한 새로운 자구계획을 발표했다. 우선, 기존에 제출한 △태영인더스트리 매각자금 전액(1549억원) 태영건설 지원 △에코비트 매각대금 지원 △블루원 지분 담보제공 및 매각 추진 △평택싸이로 지분(62.5%) 담보제공 등 4가지 자구계획을 원안대로 이행하고, 이를 확약하기 위한 이사회 결의 등 필요조치를 이날까지 완료하기로 했다.
또 SBS미디어넷 등 다른 계열사를 활용한 자금조달 방안을 추가로 마련하는 한편, 필요 시 지주사 티와이홀딩스와 SBS 주식을 담보로 제공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이에 대해 산업은행은 "태영인더스트리 매각대금 중 미집행분 890억원을 어제 오전 태영건설에 대여함으로써 정상화 추진 의지를 표명했다"며 "태영건설의 추가 유동성 확보를 위해 계열주가 보유한 티와이홀딩스 지분과 티와이홀딩스가 보유한 SBS 지분을 채권단에 전부 담보로 제공하겠다고 발표한 것은 계열주와 태영그룹이 시장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첫 출발점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태영그룹과 태영건설이 워크아웃 개시 이후 기업개선계획 수립시까지 필요한 부족자금을 강도 높은 자구계획을 통해 조달하는 것이 워크아웃의 기본 원칙"이라며 "계열주가 이날 발표한 방안은 이러한 기본 원칙을 준수하고 실행함을 확약하는 것으로 이해된다"고 덧붙였다.
채권단은 오는 11일 제1차 협의회를 열고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개시를 결정한다. 채권단은 협의회에서 워크아웃 개시가 가결되면 즉시 태영건설에 대한 실사를 개시하고 정상화에 대한 가능성 분석 및 추진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다만, 이날 산업은행은 "계열주와 태영그룹이 약속한 자구계획 중에 단 하나라도 지켜지지 않는다면 워크아웃 절차는 중단될 수 있다"며 "실사 과정에서 대규모 추가 부실이 발견될 경우에도 워크아웃 절차가 중단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계열주와 태영그룹은 이러한 점을 깊이 고려해 태영건설 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며 "이날 발표한 자구계획과 책임 이행 방안을 신속하게 추진해 협력업체, 수분양자, 채권자 등 수많은 이해관계자의 피해와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