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스트리 매각자금 전액 지원" 태영 주장에···산은 "어불성설"
"인더스트리 매각자금 전액 지원" 태영 주장에···산은 "어불성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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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채권자입장문 배포···태영그룹 강도 높게 비판
"티와이홀딩스 채무 활용은 대주주 이익 위한 것"
"태영 측 약속 어겨···남은 890억 즉시 지원해야"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 작업)을 신청한 태영건설이 3일 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채권단 설명회에서 태영인더스트리 매각대금 활용, 에코비트·블루원 매각, 평택싸이로 지분담보제공 등을 자구안으로 제출했지만,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을 비롯해 채권단에서 부정적인 반응이 나오면서 워크아웃 개시에 난항이 예상된다. 서울 여의도 태영건설 본사 앞에 빨간불이 켜진 모습. (사진=연합뉴스)
서울 여의도 태영건설 본사 앞에 빨간불이 켜진 모습.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태영그룹이 계열사 태영인더스트리 매각자금 1549억원 전액을 태영건설 지원에 사용했다고 주장한 가운데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정면 반박하고 나섰다.

태영건설 워크아웃 개시 여부를 결정하는 채권단협의회가 일주일이 채 남지 않은 가운데 태영 측이 자구계획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으면서 워크아웃이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산업은행은 태영 측에 이른 시일 내 태영인더스트리 매각자금 전액을 태영건설 지원에 사용할 것을 촉구했다.

산업은행은 5일 채권자 입장문을 내고 "태영그룹은 지난 4일 보도자료를 내고 티와이홀딩스가 연대채무 해소를 위해 사용한 890억원을 포함, 태영인더스트리 매각대금 1549억원 전액을 태영건설을 위해 사용 완료됐다고 주장했다"며 "태영그룹의 이러한 주장은 경영권 유지를 목적으로 티와이홀딩스의 연대보증채무에 사용한 자금을 태영건설 지원으로 왜곡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태영그룹은 태영건설 워크아웃을 신청하면서 태영인더스트리 매각대금 1549억원을 태영건설 정상화에 사용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매각대금 가운데 659억원만 태영건설에 투입하고 나머지 890억원은 지주사 티와이홀딩스의 연대보증 리테일채권 상환에 활용했다.

태영그룹 측은 태영건설이 아닌 티와이홀딩스의 연대채무 상환에 890억원을 투입한 것을 두고 "워크아웃 신청으로 즉시 채무를 상환해야 하는 태영건설을 대신해 티와이홀딩스가 개인투자자 보호 차원에서 직접 상환한 것"이라며 "매각대금 전액이 태영건설을 위해 사용 완료됐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주장에 대해 산업은행은 "이는 워크아웃의 기본 원칙과 절차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잘못된 내용"이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산업은행은 "태영건설의 금융채권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는 태영건설 금융채권자들이 워크아웃 과정에서 협의를 통해 결정해야 할 사안"이라며 "티와이홀딩스가 당초 태영건설에 지원하기로 한 자금으로 연대보증채무를 상환해 티와이홀딩스의 리스크를 경감하는 것은 티와이홀딩스의 이익을 위한 것일 뿐, 태영건설 개인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란 주장은 이치에 맞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나아가 태영건설의 채권자를 포함해 여러 이해관계자의 이익을 침해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태영그룹이 당초 확약한 1549억원이 아닌 659억원만 지원함에 따라 태영건설의 자금 사정은 매우 취약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산업은행은 또 "실사 및 기업개선계획 검토 기간 중에 회사가 정상적으로 영업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유동성 확보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대주주의 책임있는 부족자금 조달 방안이 확보되지 않는다면 채권자들은 워크아웃 개시에 동의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태영그룹이 태영인더스트리 매각대금 1549억원을 태영건설 앞 지원 완료했다는 주장은 워크아웃의 취지와 원칙을 이해하지 못하고, 태영건설 정상화를 위해 필수 불가결한 부족자금 조달의 중요성을 간과하는 것"이라며 "채권자들은 태영그룹이 워크아웃 신청시 확약한 바와 같이 아직 태영건설 앞 지원하지 않은 890억원을 즉시 지원할 것을 다시 한번 촉구한다"고 밝혔다.

한편, 앞서 태영그룹은 지난 3일 산업은행에서 열린 채권단 설명회에서 태영건설 자구안으로 △태영인더스트리 매각대금 1549억원 태영건설에 지원 △에코비트 매각 추진 △블루원(골프장) 지분담보 제공 및 매각 추진 △평택싸이로 지분(62.5%) 담보 제공 등을 제시한 바 있다.

관련해 산업은행은 태영인더스트리 매각대금 중 세금 등을 제외한 2062억원 전액을 태영건설에 지원할 것을 수차례 요청했으나, 태영 측은 경영 책임이 없는 총수일가 막내딸 윤재연씨 몫인 513억원은 지원할 수 없다고 거부했다. 이에 따라 태영인더스트리 매각대금 1549억원(티와이홀딩스 1133억원+윤석민 태영그룹 회장 416억원)만 지원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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