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아시아나, 인수무산 고비 넘겼지만···'산 넘어 산'
대한항공+아시아나, 인수무산 고비 넘겼지만···'산 넘어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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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GI 가처분 신청 기각···산은·한진, 인수 속도전
3자연합 임시주총·노조 갈등·공정위 심사 '첩첩'
대한항공 항공기와 아시아나항공 여객기. (사진=각 사)
대한항공 항공기와 아시아나항공 여객기. (사진=각 사)

[서울파이낸스 주진희 기자] 법원이 KCGI 측이 제기한 가처분 신청을 기각함에 따라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 인수 무산 위기를 한 차례 넘기면서 통합작업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다만 3자 주주연합(KCGI,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반도건설)의 임시 주주총회 소집건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속 구조조정 우려를 둘러싼 노동조합과의 갈등 해소 등 넘어야할 산이 많아 아직 안심하긴 이르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한진그룹은 1일 법원의 가처분 신청 기각 관련 입장문을 통해 "위기 극복과 경쟁력 강화, 일자리 안정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인수작업 본격화를 예고했다.

이로써 KDB산업은행은 예정대로 오는 2일과 3일, 한진칼에 제3자 배정 유상증자 5000억원과 대한항공 교환사채(EB) 3000억원을 각각 납입한다. 한진칼은 즉시 산은으로부터 받은 총 8000억원을 대한항공에 다시 대여한다.

대한항공은 4일 3000억원을 계약금 목적으로 아시아나항공에 예치하고 이달 29일 3000억원 규모의 아시아나항공 전환사채(CB)를 취득할 계획이다. 남은 2000억원은 자사 운영자금으로 사용할 방침이다. 이후 내년 초 2조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활용해 6월 30일 아시아나항공의 1조5000억원 규모 유상증자 잔금을 납입하면 인수 절차가 마무리된다.

그러나 △3자연합의 반격 △인력감축을 우려하는 노조와의 협의 △코로나19로 인한 경영난 극복 및 아시아나항공의 부채 해결 △공정위의 기업결합심사 등이 남아있어 대한항공의 인수작업이 순탄치만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KCGI는 지난달 20일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대한 책임을 묻겠다"며 한진칼에 임시 주주총회 소집을 청구했다. 이번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주도, 결정한 이사회의 책임을 묻고 전문성과 독립성을 겸비한 신규 이사들이 이사회의 다수를 구성하도록 함으로써 회사의 책임경영 체제를 확립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KCGI가 신규 이사 선임과 정관 변경을 임시 주총 안건으로 한정했기 때문에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주총에서 무산될 가능성은 작지만, KCGI 측 이사가 선임된다면 이사회에서 인수 문제가 재논의될 수 있다. 현재 임시 주총 소집 여부는 결정되지 않았다. 한진칼 관계자는 "절차에 따라 주총 소집 여부를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대규모 구조조정에 대한 우려가 빗발치는 가운데 노동조합과의 갈등 해결도 대한항공의 과제로 꼽힌다. 대한항공 조종사노조, 대한항공직원연대지부, 아시아나항공 조종사노조, 아시아나항공 노조 등 양사 4개 노조로 구성된 공동대책위원회는 인수 발표 직후부터 "이해당사자인 노동자를 배제한 합병은 말도 안된다"며 인수를 반대해왔다.

최근 산은은 아시아나항공 노조와 대화하겠다며 공개적으로 만남을 요청했지만 대책위는 "인수주체인 대한항공과 직접 이해 당사자인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가 배제된 협의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며 "노사정이 같이 만나야한다"고 지적했다.

이 가운데 대한항공 조종사를 제외한 직원 약 1만2000명이 소속된 대한항공노조와 아시아나항공 열린조종사노조는 인수 찬성 의사를 밝혀 노노갈등까지 불거진 상태다.

대한항공 화물창고. (사진=대한항공)
대한항공 화물창고. (사진=대한항공)

여기다 대한항공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직격탄으로 인한 유동성 위기에 대비해야 하는 데다 부채가 12조원에 육박하는 아시아나항공 인수 이후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한 자금 확보도 시급한 상황이다. 이에 왕산레저개발 사업과 자회사인 항공종합서비스가 운영 중인 공항버스 사업 등 자산 매각을 통한 자금 확충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러나 당초 핵심 자구안으로 꼽았던 송현동 부지 매각은 서울시와의 갈등으로 차질을 빚고 있어 이 또한 대한항공에겐 부담으로 다가온다.

마지막으로 아시아나항공과의 통합을 위해 공정거래위원회 및 외국 정부의 기업결합 승인도 관건이다. 대한항공은 내년 6월께 공정위에 기업결합 신고와 관련한 신청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공정위는 독과점 가능성, 아시아나항공 회생 불가능성 등을 검토해 7월께 결론을 내릴 전망이다.

미국, 유럽연합(EU), 중국, 일본 등 외국에서도 기업결합 심사를 받아야 하며 항공업 특성상 해외에서 기업결합 승인이 불허되면 통합 자체가 무산될 수 있다.

업계 고위 관계자는 "정부가 나서서 추진하는 빅딜이기에 오히려 공정위 등 큰 틀에서는 걸림돌이 생기지 않을 수 있지만 인수 후 구조조정, 부채 상황 등 '승자의 저주'가 더 우려된다"며 "코로나19 종식시기가 최소 2년이라는 전제 하에 대한항공도 위험해질 수 있어 자금확보에 대한 대안이 가장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인수 절차가 본격화되면서 산은과의 협의에 따라 조현민 한진칼 전무와 이명희 한국공항 고문은 항공 계열사 경영에서 배제된다. 이르면 올해 안으로 조 전무는 한진칼 전무와 한진칼 자회사인 항공·여행 정보 제공업체 토파스여행정보 부사장에서 사임한다. 단 ㈜한진의 마케팅 총괄 전무와 부동산 관리업체 정석기업 부사장직은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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