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사 신입사원, 입사취소 우려에 '발동동'···1년째 대기중
항공사 신입사원, 입사취소 우려에 '발동동'···1년째 대기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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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기홍 사장 "고용부 협의해 내년 초 입사조치할 것"
신규인력 채용 당분간 없을 듯...업계 "코로나 끝나야"
한산한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발권카운터. (사진=주진희 기자)
한산한 제주공항 출국장 (사진=주진희 기자)

[서울파이낸스 주진희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사태가 좀 처럼 소강국면에 접어들지 못함에 따라 국내 항공사 예비 신입사원들의 입사 시기도 계속 미뤄지고 있다.

특히 매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여객수요가 지난해 대비 95% 이상 급감하고 각 사의 직원 절반 이상이 휴직하고 있는 상황이다 보니 일각에서는 입사취소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4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에 입사 예정인 신입사원 70여 명은 1년째 대기 중이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 따라 업계 전반이 불황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대한항공은 지난해 9월 일반직(일반관리·운항관리)과 기술직(항공기술·항공우주), 전산직 분야를 대상으로 2020년 종합직 신입사원 공개채용을 진행한 바 있다. 최종합격자는 같은 해 12월 5일 발표했다.

당초 이들은 올해 3월 초 입사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대한항공 기존 국내외 직원 2만여 명 가운데 70%가 휴직함에 따라 입사시기는 무기한 연기됐다.  

이들은 아직 고용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은 상태라 사실상 '무직'이다. 이에 따라 급여는 물론 휴직수당이나 고용유지지원금도 받을 수 없다. 

입사를 앞두고 있는 합격자 A씨는 "회사 사정이 어려운 것은 알지만 고용안정을 약속하는 법적 장치도 마련돼있지 않은 상황에서 무기한 대기하려하니 하루하루가 불안하다"고 토로했다.

생계유지가 시급했던 또 다른 합격자 B씨는 "백신개발이 눈 앞까지 왔지만 관건은 코로나19가 잠식된 후 회사가 안정화에 접어들어야 하는 것"이라며 "최소 2~3년이 걸린다는 전망이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저는 집안사정이 좋지 않아 취업이 급한 시기였고 대기하는 1년 사이 주변 많은 것들이 바뀌었다. 결국 다른 쪽으로 이직을 하게 돼 아쉽고 씁쓸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최종합격 통보를 받은 제주항공 객실 승무원 24명도 같은 이유로 1년째 입사대기 중이다. 당시 제주항공은 같은 달 20일, 이들을 대상으로 입사 오리엔테이션을 열어 4월 입사일정 및 향후 교육 등에 대한 안내를 진행했지만 코로나19로 인한 3개월가량의 입사교육이 불가하는 것은 물론 경영상의 어려움도 있어 일정을 재차 연기할 수 밖에 없었다.

실제로 저비용항공사(LCC) 맏형인 제주항공은 지난해 일본 불매운동에 이어 홍콩시위, 올해 초 코로나19사태까지 겹치면서 6분기 연속 적자를 내왔다. 

올해 3분기 기준 제주항공은 영업손실 700억6300만원을 기록하면서 지난해 동기 대비 적자 폭이 확대됐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595억5300만원으로 83.9% 급감했다. 당기순손실도 667억9800만원으로 적자 폭이 커졌다. 운항편수 또한 7756편으로, 지난해 동기(2만1818편) 대비 64.5% 감소했고 매출 대부분을 차지하는 국제선의 경우 99% 급감했다.

회사들은 2~3개월 간격으로 입사대기자들에게 연락을 취해 현재 경영상황에 대해 설명하고 재차 양해를 구하는 등 고용불안을 잠재우고 있지만 쉽지 않은 실정이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재차 입사연기를 할 수 밖에 없었던 상황을 신입사원분들께 화상으로 안내를 공지하는 등 소통채널을 통해 채용보장을 약속드리고 있다"며 "코로나19 잠식을 예측할 수 없어 입사일정 등이 정해진 것이 없는 상황이라 거기에 대해 죄송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한항공 여객기. (사진=대한항공)
대한항공 여객기. (사진=대한항공)

여기다 합격자들 사이에서는 대한항공과 제주항공이 내년에도 정부의 고용유지지원금(이하 고용지원금)을 재신청할 예정이기에 빠른 시일 내 입사도 불가능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고용지원금이란 기업이 외부변수나 산업구조 변화 등으로 인한 타격으로 경영난에 처해 직원들의 고용유지가 힘들 때 정부가 인건비 일부를 지원하는 제도다. 이를 통해 기업은 해고 대신 고용을 유지하는 조치(유급휴직, 무급휴직 등)를 취할 수 있다.

단, 해당 지원을 받는 기업의 신규 채용은 금지된다. 고용 유지가 힘들어 정부의 지원을 받는 것인데 그 상황에서 새로운 인력을 충원하는 것은 지원 취지에 맞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지원 기간은 기본 180일이지만 올해의 경우 코로나19 사태의 심각성을 고려해 60일을 추가 연장, 총 240일까지 받을 수 있도록 했다"며 "내년에도 추가연장을 하겠다라는 이야기는 현재 나오고 있지 않아 원칙적으로 3개월이 적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만일 항공사들이 내년 1월 고용지원금을 신청한다면 최소 4월부터 신규 채용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이에 대해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은 지난 2일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통해 "올해는 코로나19로 대한항공 직원 절반 이상이 휴업을 하고 있는 상황에다 고용지원금도 받고 있어 신규 채용이 원칙적으로 금지돼 있다"면서도 "현재 입사대기 중인 신입사원 분들은 코로나19 사태 이전에 이미 채용을 확정했기 때문에 노동부와 협의해 내년 초 입사 시킬 수 있도록 최대한 조치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앞으로의 신규 인력채용 여부에 대해서는 "향후 코로나19 사태가 개선되면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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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님 2020-12-05 12:46:47
첫번째 사진 제주공항이네요. 인천을 안 가보신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