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의 꽃'은 옛말···애널리스트, 10년새 31% 감소
'증권사의 꽃'은 옛말···애널리스트, 10년새 31%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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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증권가.(사진=박조아 기자)
여의도 증권가.(사진=박조아 기자)

[서울파이낸스 박조아 기자] 연말을 맞아 증권가에서 구조조정이 본격화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 가운데, '증권사의 꽃'으로 불리던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다른 곳으로 속속 떠나고 있다. 

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현재 증권사 57곳에 등록된 금융투자분석사(애널리스트)는 총 1082명을 기록했다. 지난해 말 1064명이었던 것에 비해 소폭 증가한 상태지만, 지난 2010년 애널리스트의 숫자가 1575명에 달했던 것에 비하면 10년새 31%나 줄었다. 

지난 2000년대 초·중반까지만 해도 애널리스트는 높은 연봉과 인센티브로 소위 '잘나가는 직업'에 해당됐다. 애널리스트들이 기업을 분석해 보고서를 내면, 증권사 지점 등에서 해당 보고서를 활용해 고객들에게 주식을 판매했다.

그러나 국내 주식시장이 박스권에 갇히고,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이나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등을 통해 직접투자하는 투자자가 늘어나면서 애널리스트 보고서의 영향력이 줄어들었다.

증권사의 수익구조가 브로커리지(주식 위탁매매)에서 투자은행(IB)·자산관리(WM)로 이동한 것도 애널리스트 직종에 타격을 줬다. 주52시간 근무제가 RA에게 적용되면서 애널리스트의 보고서 작성 시간이 늘어나 근무환경이 더 힘들어졌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이처럼 애널리스트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는 가운데, 내년 증권사 리서치센터에서 인력 감축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우선 하나금융투자의 경우 올해 소속 애널리스트의 선행매매 의혹으로 금융감독원의 압수수색을 받은 만큼, 리서치센터에 변화를 줄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측됐다. 하나금융투자에 소속된 애널리스트는 현재 58명으로 NH투자증권 108명, 삼성증권 79명, KB증권 70명, 신한금융투자 65명, 한국투자증권 65명, 미래에셋대우 60명 등에 이어 7번째로 인원이 많다.

이와 관련해 하나금융투자 관계자는 "현재 리서치센터와 관련해 감원 계획이 아직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모 증권사의 경우 리서치센터장이 최근 사내 폭언으로 내부 징계 위원회에 회부되면서 연말 센터장이 교체될 가능성 마저 제기되고 있다. 이와 함께 리서치센터의 인력이 조정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이 외에도 BNK투자증권, 한양증권 등 중소형사들이 비용감축 등을 위해 리서치센터를 축소시킬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애널리스트의 '억대 연봉'은 이제 옛말이 됐다"며 "예전엔 애널리스트 영입을 위해 높은 연봉을 불렀지만, 요즘 각 리서치센터가 애널리스트에게 지급하는 연봉이 별로 차이가 안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애널리스트들도 연봉이나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찾아 최근 몇 년간 벤처캐피탈(VC)과 IB 사업 등으로 이직이 많이 늘어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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