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성혁 해수부 장관 "국적선사간 상생체계 구축해야"
문성혁 해수부 장관 "국적선사간 상생체계 구축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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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정부-국내 15개 컨선사 긴급간담회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주진희 기자]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이 수출화물 수송난을 겪고 있는 수출기업들의 상황과 관련해 "해운재건 성과를 수출기업과 공유할 수 있는 상생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장관은 11일 오후 여의도 해운빌딩 10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정기 컨테이너선사 사장단 간담회에서 이 같이 밝혔다.

이번 간담회는 최근 해운 운임상승과 선적공간 부족으로 수출 애로를 겪는 기업에 대한 지원방안과 정기 컨테이너항로의 발전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개최됐다. 당초 해수부는 오는 12일 실무진 차원에서 선사 간담회를 열어 지원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었으나 상황의 심각성을 강조키 위해 문 장관 주재로 긴급 간담회를 소집했다. 이 자리에는 문 장관을 비롯해 고려해운, 남성해운, 동영해운, HMM(옛 현대상선), 흥아라인, SM상선 등 15개 정기 컨선사 대표이사들이 참석했다. 

문 장관은 최근 컨선사들이 겪고 있는 수송난에 대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미국 내 경기부양에 따른 상품수요 증가가 직접적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북미 컨테이너 수입량(TEU, 1TEU=20피트 길이 컨테이너 1개)은 지난해 8월 259만TEU에서 올해 8월 기준 286만TEU로 총 10.3% 증가했다. 그러나 국내 수출기업들은 미국의 소비재 수요 증가, 블랙프라이데이 등 계절적 수요의 영향 등으로 수출계약 물량이 늘었음에도 불구하고 수출하지 못해 대책을 고심하는 실정이다. 해외선사들이 수익성이 높은 중국-미국 노선에 집중적으로 선박을 우선 배치하면서 한국 화물을 실을 수 있는 선적 공간을 축소해 컨테이너 선박 부족문제가 더욱 가중된 것이다.

해수부는 지난 2017년 2월 발생한 한진해운 파산 이후 국적선사의 선복 공급량이 감소함에 따라 시장 변화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이 어려웠던 측면도 있었다고 부연했다.

문 장관은 "미주항로에서 시작된 물동량 증가와 운임 상승이 유럽, 동남아 등 다른 시장까지 확대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며 "2008년 금융위기 이후 10년 넘게 지속됐던 불황의 터널이 끝을 향해 가고 있는 게 아닌지 생각도 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이러한 기대와 달리 더 혹독한 시련이 올 수도 있다"며 "해운업계가 업계 이익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경제를 위해선 지혜를 모아야 할 때"라고 당부했다.

그는 "한 걸음 더 나아가 글로벌 선사와의 경쟁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인트라 아시아 시장에서 국적선사 간 한 단계 더 발전된 새로운 협력모델을 찾아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제는 해운재건의 성과가 해운산업에만 국한되지 않고 수출기업들과도 공유할 수 있는 선화주 상생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며 "해수부에서도 관계부처와 긴밀한 협의를 거쳐 상생을 실천한 선화주에게 보다 획기적인 인센티브를 지원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해수부는 한국해양진흥공사의 기능을 확대해 신용보증, 계약이행보증 등 선사들의 수요에 맞는 지원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선사가 합리적인 비용으로 선박을 용선하고 운송서비스를 통한 수익 창출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한국해양진흥공사 중심의 선주사업 육성도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더해 최근 운임이 상승하자 일부 외국적 선사에서 화주와의 기존 장기계약을 일방적으로 파기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점을 지적하며 불공정거래 관행이 개선될 수 있도록 해운시장의 거래질서를 확립하는 감독 시스템을 만들겠다고 했다.

해수부에 따르면 2017년 한진해운 파산 이후 '해운재건 5개년 계획'을 설립하고 한국해양진흥공사를 출범하는 등 노력한 끝에 원양 컨테이너선사 선복량(화물 총량)은 77만TEU까지 회복됐다. 한진해운 파산 전인 105만TEU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파산 직후 46만TEU로 감소했던 것과 비교하면 67.4% 증가했다.

해수부는 오는 2022년에는 선복량이 110만TEU를 달성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같은 회복을 위해 지난 8월부터 HMM 선박 4척을 미주노선에 긴급 투입하고 내년 2월까지 매달 1척 이상의 선박을 추가로 투입하겠다는 방침이다. SM상선도 12월부터 내년 1월까지 미주항로에 3000TEU급 임시선박 1척을 투입할 예정이다. 

배재훈 HMM 사장과 박기훈 SM상선 사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최근 선박 부족문제로 수출화물 수송에 애로를 겪고 있는 기업들을 위해 손실을 감내하더라도 국적선사로서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국내 수출기업에 선복량을 우선 배정한다고 입을 모았다.

간담회에 참석한 국적 컨선사 대표이사들. (사진=연합뉴스)
간담회에 참석한 국적 컨선사 대표이사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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