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악조건에도 2Q 실적 선방 예상···충당금에 희비 교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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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당금' 대거 적립 신한지주, 순익 감소 전망
연체율 급등 골머리···경영메시지 '리스크관리'
(왼쪽부터) KB·신한·하나·우리금융지주 사옥 전경 (사진=각 사)
(왼쪽부터) KB·신한·하나·우리금융지주 사옥 전경 (사진=각 사)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주요 금융지주사들이 상생금융, 연체율 상승 등 악조건 속에서 올해 2분기 전반적으로 양호한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충당금에 따라 금융사별 실적 희비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22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지주의 올해 2분기 당기순이익 추정치는 4조4539억원이다. 이는 지난해 2분기(4조3718억원) 대비 1.88% 증가한 규모다.

금융사별로 보면 KB금융이 1조3287억원으로 지난해 2분기(1조3035억원)보다 1.93%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올해 1분기 신한금융으로부터 탈환한 '리딩뱅크' 자리도 유지할 전망이다.

은행권 순이자마진(NIM) 하락세가 지속되는 가운데서 KB금융의 경우 핵심 계열사 KB국민은행이 보유한 저원가성 수신 경쟁력을 기반으로 마진 하락을 방어할 것으로 예상된다. KB금융과 국민은행은 올해 1분기에도 신한·하나·우리금융과 계열 은행들의 NIM이 모두 하락할 때 유일하게 NIM 상승을 이뤄내기도 했다. 저원가성 수신 경쟁력을 바탕으로 자금조달 비용을 크게 아꼈기 때문이다.

신한금융의 경우 대손충당금을 대거 적립한 영향으로 올해 2분기 시장 예상치를 밑도는 순이익을 기록할 전망이다. 에프엔가이드 예상치로 2분기 순이익은 1조2565억원이다. 이는 지난해 2분기(1조3204억원)보다 4.84% 감소한 규모다.

신한금융의 순익 하락 예상은 대손비용을 대거 적립한 데서 기인한다. 대신증권이 추정한 신한금융의 2분기 대손비용은 5140억원으로, 이는 전분기 대비로 11.6%, 전년 대비로는 43.6% 증가한 규모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신한금융의 2분기 실적이 컨센서스(시장 예상치)를 하회하는 요인은 대손비용"이라며 "2분기마다 실시하는 기업 신용평가에서 금리상승에 따른 이자부담으로 연체율 상승이 불가피하고, 프로젝트파이낸싱(PF), 차익결제거래(CFD) 관련 충당금 반영도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나금융의 2분기 순이익 추정치는 전년 동기(8252억원) 대비 19.2% 증가한 9837억원이다. 다만, 하나금융의 경우 다른 금융지주사 대비 충당금 적립 규모가 크지 않았던 데다 금융권 전반의 연체율이 오르고 있어, 이를 대비하기 위해 충당금 적립 규모를 확대할 수 있단 시장 전망이 나오고 있다.

우리금융은 충당금 환입이란 일회성 요인으로 2분기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는 순이익을 기록할 전망이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의 2분기 순이익 추정치는 9130억원이다. NIM 하락 등의 영향으로 전년 동기(9227억원)보다는 소폭 줄어들 것으로 보이지만, 대우조선해양이 한화에 매각된 데 따른 700억원 규모의 충당금 환입 효과가 순익 하락을 방어할 것이란 분석이다. 과거 대우조선에 2000억원 이상을 대출해준 우리은행은 대우조선의 경영이 악화하자 관련 충당금을 1000억원 가량 쌓은 바 있다.

주요 금융지주사들은 이같은 내용의 2분기 실적을 다음달 일제히 발표할 예정인데, 이와 함께 제시될 하반기 경영 메시지에도 관심이 모이고 있다. 올해 하반기 메시지는 '리스크관리'가 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은행은 물론 저축은행, 카드사 등 제2금융권을 중심으로 연체율이 급등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금융권의 연체율 급등은 고금리 누적, 경기둔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등 거시적 요인과 미시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섞여 있어 보다 선제적이고 세심한 리스크 관리가 요구되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코로나19 대유행 기간에 신규 대출이 급증했는데, 이 대출을 중심으로 연체율이 높아지고 있다"며 "특히 취약차주가 몰려있는 2금융권 대출의 연체율이 높아지고 있는데, 금융사 전반적으로 건전성 관리를 조여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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