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금융, '충당금·비이자'에 희비···KB·하나 '역대급' vs 신한·우리 '뒷걸음'
4대금융, '충당금·비이자'에 희비···KB·하나 '역대급' vs 신한·우리 '뒷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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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순익 9조 '4%↑'·충당금 4조 육박 '2배'
신한 '충당금 1조 적립'·하나 '비이자수익 1.4조'
(왼쪽부터) KB금융·신한금융·하나금융·우리금융그룹 사옥 전경 (사진=각 사)
(왼쪽부터) KB금융·신한금융·하나금융·우리금융그룹 사옥 전경 (사진=각 사)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올해 상반기 국내 4대 금융그룹의 성적표는 충당금과 비이자이익에 따라 희비가 갈렸다. 상반기 대규모 충당금을 쌓고도 3조원에 육박하는 순이익을 낸 KB금융그룹과 하나금융그룹은 비이자이익을 대폭 늘리며 반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썼다. 반면, 상반기에만 1조원 가량의 충당금을 쌓은 신한금융그룹과 홀로 비이자이익이 부진했던 우리금융그룹은 전년 대비 순이익이 감소했다.

◇ '리딩뱅크' 굳힌 KB···1위 성적보다 돋보이는 '균형 성장'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금융그룹은 올해 상반기 합산 기준 9조182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8조8473억원) 대비 3.79% 증가한 규모다. 금융사별로 보면 KB금융과 하나금융의 순이익이 전년 대비 증가했고, 신한금융과 우리금융은 감소했다.

KB금융은 전년 대비 12.2% 증가한 2조9967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이는 반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으로, 시장 전망치를 크게 상회하는 수준이다. KB금융은 상반기에 적립한 충당금만 1조3195억원으로 다른 금융지주사보다 월등히 많았지만, 은행·비은행 등 전부문에서 균형잡힌 성장을 이룬 데다 비이자이익이 큰 폭으로 개선되면서 '리딩뱅크' 수성에 성공했다. 경쟁사 신한금융과의 순이익 격차도 1분기 1096억원에서 2분기 3705억원으로 대폭 벌렸다. 실적 개선을 이끈 비이자이익의 경우 올해 상반기 2조8978억원으로 전년(1조4101억원)보다 105.5% 증가했다.

같은 기간 신한금융의 당기순이익은 2.1% 줄어든 2조6262억원을 기록했다. 신한금융 측은 대규모 충당금 적립에 따라 순이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한다. 신한금융의 상반기 누적 대손충당금 전입액은 1조95억원으로, 이는 전년 동기 대비 67.8% 증가한 규모다. 비이자이익의 경우 2조325억원으로, 두자릿수(21.5%) 성장세를 기록하는 등 전년 대비 크게 개선됐다. 그러나 세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한 KB금융에 못미친 탓에 리딩뱅크 탈환에 실패했다는 분석이다.

하나금융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2조209억원으로 전년 대비 16.6% 증가했는데, 4대 금융 가운데 순이익 증가세가 가장 컸다. 하나금융의 반기 순이익이 2조원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 비이자이익 성장세가 호실적을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하나금융의 올해 상반기 비이자이익은 1조3701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4621억원) 대비 196.5% 증가했다. 상반기 적립한 충당금 규모는 7774억원으로, 이는 지난해 상반기 대비 84.1%(3552억원) 늘어난 규모다.

같은 기간 우리금융의 당기순이익은 1조5386억원으로 전년 대비 12.7% 감소했다. 우리금융의 경우 핵심 계열사 우리은행이 순이자마진(NIM) 하락 등으로 부진하면서 전체 실적이 줄어든 것으로 파악된다. 6월 말 우리은행과 그룹 NIM은 1.59%, 1.85%로 전분기 대비 6bp(1bp=0.01%p)씩 하락했다. 비이자이익도 홀로 감소하는 등 다른 금융지주사 대비 크게 부진했다. 상반기 비이자이익은 6107억원으로 전년(7828억원) 대비 22% 감소했다. 상반기 그룹 대손비용은 8178억원을 기록했다.

◇하나, 핵심계열사 '은행' 약진···신한 누르고 2위 도약

핵심 계열사 은행 실적만 놓고 보면 하나은행의 선전이 눈에 띈다. 하나은행은 올해 상반기 1조839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 지난해 상반기(1조3736억원) 대비 33.9% 증가했다. 은행 실적 1위를 기록한 KB국민은행(1조8585억원)과의 차이는 단 195억원이다. 국민은행과 오랜 리딩뱅크 경쟁을 이어온 신한은행을 누르고 2위 자리에 안착했다.

하나은행의 호실적은 신탁·퇴직연금·방카슈랑스 등 자산관리 부문과 기업대출 영업을 강화한 결과다. 특히, 하나은행은 올해 들어 우량 자산 중심의 기업대출 영업에 드라이브를 걸었는데, 그 효과가 실적에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하나은행의 기업대출 잔액은 전분기 대비 6.1% 증가했는데, 이는 국민은행(1.8%↑), 신한은행(1.8%↑), 우리은행(1.2%↑) 등 다른 은행 대비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이 밖에 국민은행의 당기순이익은 1조8585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7.7% 증가했다. 같은 기간 신한은행은 0.1% 감소한 1조6805억원, 우리은행은 5.3% 줄어든 1조472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한편, 4대 금융지주의 이자이익은 모두 전년 동기 대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4대 금융의 상반기 합산 이자이익은 19조8472억원으로 전년 동기(18조9955억원) 대비 4.5% 증가했다. KB금융의 이자이익이 5조7590억원으로 5.2% 증가, 신한금융이 5조2680억원으로 3.3% 증가했다. 같은 기간 하나금융과 우리금융은 4조4072억원, 4조4130억원으로 각각 2%, 7.5%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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