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자'된 보험 자회사···금융지주, 보험 포트폴리오 강화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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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 '리딩뱅크' 수성···KB손보 등 보험 자회사 역할 '톡톡'
하나금융 등 M&A 추진···"큰 이자마진 기대하기 쉽지 않아"
(왼쪽부터) KB금융·신한금융·하나금융·우리금융그룹 사옥 전경 (사진=각 사)
(왼쪽부터) KB금융·신한금융·하나금융·우리금융그룹 사옥 전경 (사진=각 사)

[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올해 상반기 KB금융지주가 타 금융지주를 제치고 '리딩뱅크' 지위를 굳힐 수 있었던 건 보험 계열사인 KB손해보험과 KB라이프생명의 역할이 컸다. 대규모 대손충당금을 쌓았음에도 보험 자회사들이 호실적을 내며 그룹 전체 실적에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는 평가다.

그룹 내에서 보험사의 영향력이 커지는 가운데, 비교적 빈약한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는 지주사들을 중심으로 향후 인수합병(M&A) 시장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이전만큼 막대한 이자마진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에서 보험사 포트폴리오를 채워 경쟁력 강화 고삐를 강하게 죌 것이란 관측이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손해보험과 KB라이프생명의 올해 상반기 합산 순이익은 740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5% 증가했다. 두 계열사가 KB금융 전체 순이익(2조9967억원)에서 차지한 비중은 24.7%에 달한다. 

이 중 KB손해보험은 올해 상반기 525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이는 그룹 내에서 은행(1조8585억원) 다음으로 많은 수준이다. 전년 동기(5262억원)와 비교했을 때 소폭 감소했으나, 지난해 2분기 사옥 매각에 따른 일회성 요인을 제외할 경우엔 32.5% 성장한 것으로 추산됐다.

KB손해보험의 양호한 성적에는 손해율 개선과 함께 시장금리가 상승하면서 보유하고 있던 수익증권의 평가익이 늘어난 영향이 컸다. 보험영업손익은 올 2분기 2802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12.6% 늘었으며, 미래 수익성을 보여주는 계약서비스마진(CSM) 규모는 6월 말 기준 8조4050억원으로, 전년 동기(7조7930억원) 대비 7.9% 성장했다.

같은 기간 KB라이프생명도 전년 동기(689억원)와 견줘 213.1% 급증한 2157억원의 순이익을 내면서 수익 성장세를 시현했다. CSM확대를 위해 올해 보장성보험 판매를 강화한 가운데, 주가 상승으로 투자손익이 큰 폭 증가한 게 호실적의 배경이 됐다. 순이익을 기준으로 그룹 내에서 존재감을 키운 모습이다.

업계에선 KB손보가 든든한 둘째 역할을 한 데다 KB라이프생명이 약진한 덕분에 KB금융과 신한금융의 희비가 엇갈렸다고 평가한다. 신한금융의 경우 KB금융에 비해 보험 부문의 경쟁력이 취약한 편이다. 생명보험사인 신한라이프는 그룹 실적에 유의미한 기여를 하고 있는 것과 달리 손해보험사인 신한EZ손해보험은 상황이 다르다.

실제로 신한라이프의 올 상반기 순익은 3117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2361억원)과 비교해 32.0% 증가했다. 유가증권 관련 처분·평가손익이 증가한 결과다. 반면, 신한EZ손해보험은 13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보험 포트폴리오가 빈약하기는 다른 금융지주들도 마찬가지다. 우리금융지주의 경우 보험 자회사가 없으며, 하나금융은 하나생명과 하나손해보험을 자회사로 보유하고 있으나 그룹 내 역할이 미미한 수준이다. 금리인상 단계가 마무리에 접어들었다는 평가 속에서 당국의 압박으로 이자 마진을 이전만큼 늘리기 힘든 터라 보험 계열사 보유 여부에 따른 실적 명암은 엇갈릴 전망이다.

최근 금융지주들이 보험사 M&A 시장에 관심을 보이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하나금융은 지난 13일 KDB생명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보험 등 비은행 부문에서 M&A를 비롯한 적극적인 움직임에 나서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이와 관련해 함영주 회장의 의지도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금융 역시 MG손해보험 인수전에 뛰어들 잠재적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증권사에 우선 순위를 두고 그룹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M&A를 추진 중이지만, 일각에선 마땅한 매물을 찾지 못해 고전 중인 만큼 보험사로 눈을 돌릴 것이란 관측을 내놓는다.

이와 관련 이성욱 우리금융 재무 부문 부사장(CFO)은 전날 2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우리와 시너지가 날 수 있는 증권사·보험사를 M&A 타깃으로 할 것"이라며 "증권사를 우선적으로 보고 있고, 적정한 우량 보험사가 나온다면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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