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리딩뱅크' 경쟁 점입가경···하나은행發 지각변동, 왜?
[초점] '리딩뱅크' 경쟁 점입가경···하나은행發 지각변동,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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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개월 새 기업대출 잔액 15조 증가···타은행 대비 2~3배↑
'우량자산' 대기업 대출 견인···'순익 1위' KB와 195억 차이
서울 중구 하나은행 을지로본점. (사진=하나은행)
서울 중구 하나은행 을지로본점 (사진=하나은행)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가계대출 성장에 한계를 느낀 시중은행들이 일제히 기업대출로 눈을 돌린 가운데, 올해 상반기 하나은행의 기업대출 증가세가 타 은행을 압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하나은행이 기업대출 부문에서 괄목할만한 성과를 내면서 하반기 '리딩뱅크'를 둘러싼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3일 은행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의 기업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 137조8962억원에서 지난 7월말 153조441억원로, 15조1479억원 가량 증가했다. 이는 다른 주요 시중은행들과 비교했을 때 약 2.5~3.3배 많은 규모다. 같은 기간 다른 시중은행의 기업대출 잔액 차이는 △KB국민은행 5조9527억원(약 2.5배 차이) △NH농협은행 4조7921억원(약 3.16배) △우리은행 4조7321억원(약 3.2배) △신한은행 4조5924억원(약 3.3배) 등이었다.

하나은행의 기업대출 성장세는 상반기 실적자료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하나은행은 올해 상반기에만 10조7410억원에 달하는 기업대출을 새로 취급하며 다른 은행들을 따돌렸다. 지난해 말과 비교해 7.4%의 기업대출 성장세를 기록했는데, 나머지 4대 은행이 1.9~4.8%의 성장률을 기록한 것과 차이가 난다.

하나은행의 기업대출 성장은 대기업대출이 견인했다. 지난해 말 19조6490억원이었던 대기업대출 잔액은 올해 6월 말 25조9350억원으로 32%(6조2869억원)나 뛰었다. 같은 기간 △농협은행 15.1%(2조3060억원) △국민은행 14.2%(4조2000억원) △우리은행 11.5%(4조2380억원) △신한은행 10.8%(2조6294억원)의 성장률보다 월등히 높다.

중소기업·개인사업자(소호)대출 증가세도 하나은행이 가장 컸다. 하나은행의 중기·소호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 120조3970억원에서 올해 6월 말 125조6900억원으로 4.4%(5조2930억원)의 성장세를 보였다.

이어 농협은행 3.0%(2조4681억원), 신한은행 1.3%(1조6337억원), 국민은행 0.4%(5000억원) 등의 성장세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우리은행은 121조380억원에서 119조7230억원으로 1.1%(1조3150억원) 감소했다.

하나은행은 기업대출 성장세에 힘입어 '리딩뱅크' 자리를 위협할 수 있는 수준까지 올라섰다. 올해 상반기 하나은행의 당기순이익은 1조8390억원으로, 신한은행(1조6805억원)을 제치고 2위 자리를 차지했다. 당기순이익 1위를 기록한 국민은행(1조8585억원)과의 차이는 195억원에 그쳤다. 올해 상반기의 대출 성장세를 하반기에도 이어간다면 리딩뱅크 자리를 꿰찰 수 있을 것이란 업계 관측까지 나온다.

하나은행의 가파른 기업대출 성장세는 공격적인 기업금융 영업력에서 비롯됐다. 경기 침체, 고물가 등으로 건전성 악화를 우려한 은행들은 기업대출을 크게 늘리는 데 대해 신중하게 접근한 반면, 그 틈을 타 하나은행은 우량자산 중심의 기업대출을 공격적으로 늘리는 전략을 택했다.

실제 하나은행의 경우 기업대출을 대규모로 늘린 것데 비해 연체율 상승폭은 다른 은행들 대비 높지 않다. 하나은행의 6월 말 연체율은 0.26%로 지난해 12월 말(0.20%)보다 6bp(1bp=0.01%p) 상승했다. 같은 기간 △농협은행 8bp(0.27%→0.34%) △우리은행 7bp(0.22%→0.29%) △국민은행 7bp(0.16%→0.23%) △신한은행 6bp(0.21%→0.27%) 상승을 기록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기업금융에 대한 포커싱을 확대하면서 영업력을 강화했고, 그 기조가 영업현장에 반영됐던 것이 효과가 있었다"며 "외형 성장을 위해 무작정 공격적으로 영업했다기보다 리스크 관리를 병행하면서 기업대출을 늘리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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