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죽 쑨 은행 퇴직연금 수익률···2분기 개선세에 '방긋'
1분기 죽 쑨 은행 퇴직연금 수익률···2분기 개선세에 '방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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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회복세 힘입어 수익률 '플러스' 전환
하나은행, 퇴직연금 적립금 증가 '1위' 달성
디폴트옵션 본격 시행···경쟁력 강화 '사활'
사진=서울파이낸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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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침체기에 빠졌던 증시가 회복세로 돌아서면서 올해 1분기 마이너스(-)를 기록하던 은행권 퇴직연금 수익률이 2분기 전부 플러스(+)로 전환했다. 2분기 은행권에 몰린 퇴직연금 적립 규모도 상당했는데, 이달 퇴직연금 디폴트옵션 시행을 앞두고 수익률 개선에 힘입은 은행들이 고객 유치에 적극 나섰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20일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에 따르면 퇴직연금 상품을 취급하는 국내 11개 은행 모두 1분기 원리금비보장형 상품에서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가 2분기 플러스 전환에 성공했다.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으로 좁혀보면 1분기 국민은행의 원리금비보장 상품 수익률은 △확정급여형(DB) -1.20% △확정기여형(DC) -6.95% △개인형IRP -7.14%였으나 2분기에는 각각 5.18%, 5.67%, 5.62%로 개선됐다. 신한은행의 경우 1분기 △DB형 2.38% △DC형 -6.88% △개인형IRP -5.83%에서 2분기 4.09%, 6.03%, 5.84%로 올랐다.

같은 기간 하나은행의 수익률은 △DB형 3.37% △DC형 -7.17% △개인형IRP -6.54%에서 5.08%, 7.97%, 6.69%로 각각 상승했다. 같은 기준으로 우리은행은 -2.50%, -6.05%, -6.15%에서 4.42%, 6.31%, 5.86%로 개선됐고, 농협은행은 -0.72%, -4.78%, -5.61%에서 4.54%, 6.53%, 6.47%로 상승했다.

5대 은행 중 가장 큰 개선세를 보인 곳은 △DB형 우리은행 6.92%p(-2.50%→4.42%) △DC형 하나은행 15.14%p(-7.17%→7.97%) △개인형IRP 하나은행 13.23%p(-6.54%→6.69%) 등으로 나타났다.

2분기 퇴직연금 수익률 개선은 증시 반등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다. 국내주식, 채권 등으로 구성된 원리금비보장형 상품의 수익률 개선폭이 원리금보장형 상품보다 월등히 컸다는 점에서 이같은 분석이 가능하단 설명이다.

지난해부터 끊임없는 하락장을 이어오던 코스피 지수는 올해 초 2200선 아래로 떨어졌다가 서서히 회복하는 모습이다. 전날 기준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0.02% 오른 2608.24에 마감했다. 올해 초 670선까지 떨어졌던 코스닥 지수도 이날 전 거래일보다 1.05% 오른 923.72로 거래를 마쳤다.

2분기 퇴직연금 고객유치전에서 가장 앞선 곳은 하나은행으로 나타났다. 하나은행의 2분기 퇴직연금 적립액은 29조4898억원으로 전분기(28조3495억원)보다 1조1403억원 늘었는데, 증가폭이 은행권에서 가장 컸다. 뒤이어 KB국민은행의 적립액이 전분기 대비 1조693억 늘어 33조6491억원을 기록했다. 퇴직연금 강자로 꼽히는 신한은행도 같은 기간 1조136억원 증가, 36조7477억원의 적립액을 기록했다.

특히, 올해 2분기엔 증권, 보험 등 다른 업권 대비 은행권의 퇴직연금 성적(적립액 증가폭 기준)이 양호했다. 2분기 은행권에 몰린 퇴직연금 적립 규모는 4조5167억원으로, 이는 증권업권 2조2676억원, 보험업권 6915억원을 크게 상회한다.

이달 12일 퇴직연금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제도) 시행을 앞두고 퇴직연금 포트폴리오 다각화, 수익률 개선 등 상품 경쟁력 강화에 나선 것이 주효했다고 은행권은 설명한다. 디폴트옵션은 퇴직연금(DC형·개인형IRP)에 가입한 근로자가 별다른 운용 지시를 하지 않아도 금융사가 가입자의 투자 성향에 맞춰 운용하는 제도다. 가입자는 수익률 높은 금융회사가 알아서 운용하게끔 퇴직연금을 맡기면 되는데, 금융회사 입장에선 상품 경쟁력을 높이지 않으면 고객을 빼앗길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대비 퇴직연금 고객관리센터 커버리지를 확대해 DC형, IRP 가입자 관리 폭을 넓혔고, 퇴직연금 개인별 맞춤 자산관리서비스를 통해 수익률을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은행 관계자도 "은행뿐 아니라 증권업계에서도 디폴트옵션 도입에 맞춰 고객유치에 적극 나섰기 때문에 경쟁이 한층 치열해진 상황"이라며 "퇴직연금은 성장 가능성이 커 은행에서도 더 키우려는 분야인데, 정교한 포트폴리오 구성을 기반으로 수익률을 높이는 게 최우선"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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