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금융, 1분기 순익 '또 역대급' 전망···금리인하 압박 거세질 듯
4대 금융, 1분기 순익 '또 역대급' 전망···금리인하 압박 거세질 듯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기업대출' 증가 속 4대금융 순익 추정치 4.6兆
'好실적' 금리인하 압박 명분?···금융권 속내 복잡
(왼쪽부터) KB금융·신한금융·하나금융·우리금융그룹 사옥 전경 (사진=각 사)
(왼쪽부터) KB금융·신한금융·하나금융·우리금융그룹 사옥 전경 (사진=각 사)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이자장사 비판을 받는 금융지주사들이 이달 일제히 1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올해도 사상 최대 실적을 냈던 지난해와 순익 규모는 비슷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익성 측면에서는 희소식이지만 금융권을 향한 당정의 금리인하 압박이 한층 거세질 수 있단 점은 부담이다.

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금융지주 등 4대 금융지주의 올해 1분기 합산 당기순이익(지배주주 기준) 추정치는 4조6224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4조5951억원)보다 0.6%(273억원) 증가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1분기엔 지난해 리딩뱅크 탈환에 성공한 신한금융과 KB금융의 한층 치열한 접전이 예상된다. 신한금융은 1조3933억원의 순이익을, KB금융은 1조3912억원의 순이익을 냈을 것으로 예상된다. 두 그룹의 순이익 차이는 21억원이다. 다만, 두 금융그룹은 지난해 1분기보다 순이익이 소폭 줄었을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과 우리금융의 3위 싸움도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나금융은 1분기 9355억원의 순이익을, 우리금융은 9024억원의 순이익을 냈을 것으로 전망됐는데, 순이익 차이는 331억원이다. 두 금융그룹은 전년보다 순이익이 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금융그룹별로 차이는 있지만 시장에선 기업대출을 크게 늘린 은행을 중심으로 전반적인 호실적을 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은행들은 부동산시장 침체, 고금리 등의 영향으로 가계대출이 1년 넘게 역성장하는 상황에서 수익을 방어하고자 기업대출을 적극 늘리는 추세다. 실제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의 지난달 말 기업대출 잔액은 584조6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2조6000억원 늘었다.

지난 2월 기준 4대 은행의 기업대출 평균금리는 5.375%로 가계대출 평균금리(5.068%)보다 0.3%p(포인트) 가량 높았다. 지난해 9월만 해도 기업대출 평균금리는 4.57%로 가계대출 평균금리(4.93%)보다 약 0.36%p 낮았지만 10월부터 두 대출금리 역전이 이어지고 있다. 당국의 가계대출 금리인하 압박이 계속되자 은행들이 기업대출을 중심으로 한 수익성 개선 전략에 들어간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이같은 호실적 전망에 금융권의 속내는 복잡하다. 금리 상승기를 타고 은행들이 이자장사로 역대급 실적을 낸 데 대해 정부와 정치권, 여론의 비판이 가라앉지 않고 있어서다. 은행들이 이미 상생금융 지원방안을 발표하면서 대출금리를 일괄 인하했지만 이번 호실적으로 금리인하 압박은 한층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31일 5대 금융지주 회장들과 만난 자리에서 "고금리 문제와 관련해 그동안 금융권에서 신규대출 금리인하를 위한 많은 노력이 있었지만 더 많은 국민들이 체감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금리인하 노력이 필요하다"며 "시장금리 상승 같은 원가상승요인이 있지만 이런 요인은 경영합리화 등을 통해 금융권에서 자체적으로 최대한 흡수함으로써 대출자에 전가되는 금리인상이 최소화되도록 해달라"고 한 바 있다.

추가 금리인하 압박이 계속되면서 상승세를 보이던 금융지주사들의 실적이 하향세로 돌아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한국투자증권이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주요 은행의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은 전분기 대비 1~17bp(1bp=0.01%p)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도 "금융당국이 상생금융을 강조하면서 모든 은행들이 가계대출 전 상품 금리 인하, 소상공인 연체원금 상환 및 고금리 제2금융권 대환대출 지원 등의 상생금융종합지원 패키지를 속속 발표했다"며 "같은 금융지원 규모는 은행들의 연간 NIM을 약 4~5bp 하락시키는 요인으로 작용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한편, 최근 은행들은 대출금리 일괄 인하, 대출만기·이자 유예 등을 골자로 하는 상생금융 지원안을 발표한 바 있다. 금융감독원 분석에 따르면 상생금융 지원안을 발표한 국민·신한·하나·우리·부산·대구 등 6개 은행에서 연간 170만명의 차주가 약 3300억원 규모의 이자감면 효과를 볼 것으로 보인다.


관련기사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