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주 대표 "셧다운 해라"···이스타노조, '녹취록' 공개 파문
이석주 대표 "셧다운 해라"···이스타노조, '녹취록' 공개 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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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0일, 최종구 대표에 "딜클로징 빨리 끝내면 해결 돼" 안심시켜
6일 이스타항공 조종사노동조합이 공개한 녹취록에 따르면 이석주 AK홀딩스 대표이사(당시 제주항공 대표이사)는 3월 20일 최종구 이스타항공 대표이사와의 통화에서
6일 이스타항공 조종사노동조합이 공개한 녹취록에 따르면 이석주 AK홀딩스 대표이사(당시 제주항공 대표이사)는 3월 20일 최종구 이스타항공 대표이사와의 통화에서 "그냥 가리지 않고 다 말씀 드리겠다"며 "지금은 셧다운하고 희망퇴직을 들어가야 한다. 나중에 관(官)으로 가게 되더라도 이게 맞다"고 말했다. (사진=주진희 기자)

[서울파이낸스 주진희 기자] 이스타항공의 임시 주주총회가 재차 파행되면서 제주항공과의 인수·합병(M&A) 무산 가능성이 커진 가운데 지난 3월 이스타항공의 임금체불과 관련된 '셧다운'을 놓고 양사의 사장이 나눈 대화 녹취록 전체를 공개됐다.

인수주체인 제주항공은 그간 "이스타항공 경영에 관여한 바 없다"며 완강히 부인해 왔으나 이번 녹취록 공개로 파문이 예상된다. 

6일 이스타항공 조종사노동조합이 공개한 녹취록에 따르면 이석주 AK홀딩스 대표이사(당시 제주항공 대표이사)는 3월 20일 최종구 이스타항공 대표이사와의 통화에서 "그냥 가리지 않고 다 말씀 드리겠다"며 "지금은 셧다운하고 희망퇴직을 들어가야 한다. 나중에 관(官)으로 가게 되더라도 이게 맞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셧다운이라는 게 항공사의 고유한 부분이 사라지는 것인데 조금이라도 영업을 해야 하지 않냐"며 "남아 있는 사람들에게 미지급된 급여를 제주에서 다 줘야 한다. 그것에 대한 걱정을 많이 한다"고 매출과 직원임금과 관련한 상황을 여러번 언급했다.

이에 이 대표는 "이해한다. 딜 클로징(종료)을 빨리 끝내면 된다"며 "딜 클로징하면 그 돈 가지고 미지급한 것 중에 제일 우선순위는 임금"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그러면서 "(협력업체 측에) 일단 제 명의로 '이제 제주항공이 최대 주주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으니 협조해달라'는 레터를 보냈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최 대표는 특히 "셧다운으로 인해 중요한 일부 국내선 슬롯이 무효돼 M&A의 실효성이 없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그러자 이 대표는 "그건 저희(제주항공)가 각오하고 있다"며 "국토부에 달려가서 뚫겠다"고 최 대표를 안심시켰다.

앞서 노조는 이달 3일 기자회견에서 이 대표와 최 대표의 통화 내용 일부를 공개한 데 이어 이날은 6분35초 분량의 통화 녹취파일 전체를 공개했다.

양사는 그간 2월부터 해소하지 못한 250억원의 임금체불을 놓고 책임공방을 벌여왔다. 특히 제주항공은 "인수하기 전 발생한 체불임금은 이스타항공의 몫인데 그걸 우리(제주항공)보고 떠밀 게 아니라 스스로 해결해야 할 일"이라고 지적해왔다. 

이스타항공은 3월 9일 국제선 운항을 중단한 데 이어 같은 달 24일부터는 국내선까지 아예 운항을 중단하는 사상 초유의 '셧다운(Shut down)'에 돌입했다. 매출이 끊기자 이스타항공의 유동성 위기는 극심해졌고 2월 당시 일부만 지급했던 직원 급여를 지금까지 아예 지급하지 못하고 있다.

때문에 이스타항공은 "셧다운이 제주항공의 지시에 따른 것인 만큼 4∼6월 임금 미지급에 대한 책임도 제주항공에 있다"고 주장했으나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의 '셧다운'을 지시한 바 없고 지난해 12월부터 조업비, 항공 유류비 등을 장기 연체해 이스타항공 경영진이 운항 중단을 결정한 것으로 안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노조가 주장하고 있는 셧다운 지시 등의 상황을 인지하고 정리 중"이라며 이르면 다음 날 공식 입장을 밝힌다는 방침이다.

이로써 업계 안팎에서는 양사의 M&A가 무산될 가능성이 더 커진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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