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내 선결조건 해결"···제주항공, 이스타에 최후통첩
"10일 내 선결조건 해결"···제주항공, 이스타에 최후통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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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타 "불가능해" 호소···M&A 무산 시 파산 가능성도
노조, 이석주 '셧다운 지시' 폭로···제주 "입장 정리 중"
3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전날 밤 이스타항공과 최대 주주 이스타홀딩스,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 일가 측에 "10일 이내에 선결조건을 모두 해결하지 못하면 계약에 따라 SPA를 해지할 수 있다"는 취지의 공문을 보냈다. (사진= 각 사)
3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전날 밤 이스타항공과 최대 주주 이스타홀딩스,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 일가 측에 "10일 이내에 선결조건을 모두 해결하지 못하면 계약에 따라 SPA를 해지할 수 있다"는 취지의 공문을 보냈다. (사진= 각 사)

[서울파이낸스 주진희 기자] 이스타항공이 제주항공으로부터 열흘 이내 선결조건을 모두 이행하지 않으면 인수합병(M&A)을 위한 주식매매계약(SPA)을 해지하겠다는 최후통첩을 받아 인수 결렬 가능성이 커졌다.

선결조건은 대부분 유동성과 관련돼 있어 현재 완전자본잠식에 빠진 이스타항공으로서는 해결이 불가능 하기 때문이다. 2007년 10월 전북 군산을 거점으로 설립된 후 출범 13년만에 문 닫을 위기에 처한 셈이다.

3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전날 밤 이스타항공과 최대 주주 이스타홀딩스,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 일가 측에 "10일 이내에 선결조건을 모두 해결하지 못하면 계약에 따라 SPA를 해지할 수 있다"는 취지의 공문을 보냈다.

제주항공은 지난달 30일 "선결 과제를 이행하는 데 문제가 없다"며 이스타항공이 보내온 공문 내용을 법무법인 '광장'을 통해 검토한 결과, 선결 조건이 사실상 해결되지 않았다고 판단, 이를 해소할 시간으로 열흘을 준 것이다. 여기에는 그간 양사가 책임 공방을 벌였던 250억원의 임금체불 외에도 조업료와 사무실 운영비, 보험료 등 각종 미지급금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금액은 최소 800억~1000억원 규모다.

이스타항공은 선결조건을 해결하기 위한 대규모 자금을 확보할 가능성이 사실상 제로(0)다. 1분기 말 부채는 2200억원으로 이미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졌고 지난 3월부터 전 노선 셧다운(Shut down)에 돌입하면서 매출도 없는 데다 매달 250억원의 빚이 쌓이고 있다. 이대로라면 올해 말 부채는 4000억원에 달한다. 운항을 재개하려해도 당장 200억원의 자금이 필요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취항할 수 있는 국제선도 찾기 어려워 더욱 심각한 상황이다. 

때문에 이스타항공은 제주항공과의 M&A 계약이 불발될 경우 다른 인수자를 찾거나 파산 절차를 밟을 수 밖에 없다. 

이스타항공 관계자는 "당장 갚아야 할 부채가 1000억원 규모인데 그 돈이 있었으면 회사를 팔지도, 임금 체불 사태도 오지 않았을 것"이라며 "특히 3월 2일, 계약 당시 이미 직원들에게 2월 임금을 지급하지 못하고 있었던 상황을 제주 측도 알고 양해키로 한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최대한 매각이 성사할 수 있도록 제주항공 측에 협조를 요청하겠다는 입장"이라며 인수작업 마무리를 희망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이번 한 번이 아니라 이전부터 수 십번 선행조건을 해소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이스타항공 측이) 지켜주지 않았다"며 "양사 간의 계약에 의거해 10일 내로 해결안하면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고 말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직 기한이 남아있으니 답을 기다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이스타항공은 조만간 제주항공 측에 다시 공문을 보내 이스타항공의 상황을 설명하고 미지급금 문제 등에 대한 양해를 구하기로 했다. 

최종구 이스타항공 대표이사. (사진=주진희 기자)
최종구 이스타항공 대표이사. (사진=주진희 기자)

이 가운데 이스타항공 조종사 노조는 이날 오전 11시 서울 마포구 애경그룹 본사 앞에서 '구조조정·임금체불 지휘해 놓고 인수거부한 제주항공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이석주 AK홀딩스 대표가 최종구 이스타항공 대표이사와의 통화에서 직접 셧다운을 지시했다"며 녹취록을 폭로했다.

노조에 따르면 지난 3월 20일께 최 대표는 이 대표와의 전화 통화에서 임금 문제에 대한 직원들을 사정을 토로하며 "국내선은 가능한 운항해야 하지 않겠냐"는 입장을 밝혔음에도 이 대표는 "딜 클로징(종료)을 빨리 끝내자. 그럼 그 돈으로 하면 된다"고 답했다는 것. 노조는 "양해각서(MOU) 체결 후 자신들이 구조조정을 지시해왔고 코로나19로 인한 책임은 계약과 무관하다'는 내용을 계약서에 담아놓고도 3월 이후 발생한 부채를 이스타항공이 갚으라는 것은 날강도와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제주항공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상황을 인지했고 그에 대한 답을 정리해 다음 주 중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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