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주진희 기자] '맏형' 대한항공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빚어진 유동성 위기를 극복키 위해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하기로 한 가운데 한진칼도 유상증자에 참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진칼은 현재 대한항공의 지분을 보통주 기준 29.96%(우선주 포함 29.62%) 보유하고 있는 대주주다.

시장에서는 한진칼의 자금 조달 방식에 관심이 쏠리고 있으며 그중 지분담보 방식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14일 재계 및 항공업계에 따르면 한진칼은 이날 오전 이사회를 열고 대한항공 유상증자 참여 방안 등을 논의한다.

앞서 대한항공은 전날 유동성 확보를 위해 이사회를 열고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주주 우선 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추진하기로 결의했다. 이로써 대한항공은 국책은행(KDB산업은행, 한국수출입은행)으로부터의 1조2000억원의 지원까지 포함해 총 2조2000억원의 유동성을 확보하게 됐다.

이에 따라 기존 주주인 한진칼 또한 대한항공의 유상증자에 참여가 가능해졌지만 자금 조달 방식은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다. 유상증자를 자체적으로 실시하기엔 한진칼의 여유 자금이 충분하지 않은 데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 반도건설로 구성된 '3자 주주연합'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라 법적논란을 불러올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 연결재무제표 기준 한진칼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1412억원에 불과한 상황이다.

일단 전날 대한항공이 총 발행주식의 20%를 우리사주조합에 우선 배정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한진칼의 자금 조달 부담은 다소 줄게 됐다. 당초 한진칼이 대한항공의 유상증자에 참여하려면 지분율에 따라 3000억원가량을 조달해야 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우리사주조합 우선배정으로 2400억원가량을 마련하면 유상증자 참여가 가능해진다.

따라서 재계에서는 한진칼은 보유하고 있는 계열사 지분의 주식담보대출이나 부동산 담보 대출을 통해 자금을 확충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진칼은 대한항공(지분율 29.96%), ㈜한진(23.62%)과 진에어(60%), 정석기업(48.27%), 한진관광(100%), 칼호텔네트워크(100%) 등을 자회사를 보유하고 있다.

아울러 2400억원 규모 자금조달에는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자금 확보 방안은 추후 별도로 이사회를 열어서 결정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재계 관계자는 "한진칼 측 실탄이 부족해 자체적으로 유상증자를 실시하기엔 무리가 있다"며 "계열사 지분을 담보로 대출 받는 방식으로 자금을 마련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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