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1조 유상증자, 한진칼 경영권 분쟁 '재점화'?
대한항공 1조 유상증자, 한진칼 경영권 분쟁 '재점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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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중 이사회 개최"···'제3자 배정 방식' 가능성 대두
4일 재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이달 중으로 이사회를 열고 유상증자 여부와 규모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유상증자와 유휴 자산 매각 등을 포함한 최대 1조5000억원 규모의 자구안을 마련해 산은과 수은에 제출한다는 계획이다. (사진=대한항공)
4일 재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이달 중으로 이사회를 열고 유상증자 여부와 규모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유상증자와 유휴 자산 매각 등을 포함한 최대 1조5000억원 규모의 자구안을 마련해 산은과 수은에 제출한다는 계획이다. (사진=대한항공)

[서울파이낸스 주진희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직격탄으로 자금난에 처한 대한항공이 최대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한다. 최근 정부가 자구 노력을 전제로 유동성을 수혈키로 했기에 자금 확충에 나설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대주주인 한진칼을 둘러싼 경영권 분쟁에도 변수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4일 재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이달 중으로 이사회를 열고 유상증자 여부와 규모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유상증자와 유휴 자산 매각 등을 포함한 최대 1조5000억원 규모의 자구안을 마련해 산은과 수은에 제출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정부가 회사 자체의 노력을 전제로 한다는 조건 하에 대규모 자금 수혈을 결정한 데 따른 것이다. 앞서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은 지난달 24일 대한항공에 운영자금 2000억원 지원, 화물 운송 관련 자산유동화증권(ABS) 7000억원 인수, 전환권 있는 영구채 3000억원 인수 등을 통해 총 1조2000억원의 신규 자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하반기 회사채 신속 인수 지원까지 포함하면 대한항공에 모두 1조4100억원을 지원하기로 한 셈이다.

재계에서는 대한항공의 유상증자가 주주 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유상증자란 새로 주식을 발행해 시장에 팔아 현금을 조달하는 자본 확충 방법이다.

따라서 대한항공의 대주주인 한진칼도 추가 자금을 조달할 수 밖에 없다. 현재 한진칼은 대한항공의 지분을 보통주 기준 29.96%(우선주 포함 29.62%)를 보유하고 있다. 때문에 만약 대한항공이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나선다면 지분율에 따라 3000억원을 조달해야만 한다.

이에 따라 한진칼도 유상증자를 통해 자금을 확보하는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이나 문제는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 반도건설로 구성된 '3자 주주연합'과의 경영권 분쟁이 맞물려 있다는 점이다.

현재 3자 연합의 한진칼 지분은 KCGI(19.36%), 조 전 부사장(6.49%), 반도건설(16.90%) 등 총 42.75%로 조 회장 측 우호 지분(41.30%)을 넘어섰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한진칼이 조 회장에 우호적인 투자자를 확보해 주주 배정이 아닌 제3자 배정 방식으로 유상증자를 추진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측이 3자 연합 측에 비해 지분이 밀리고 있어 여러모로 불확실 해 백기사 확보에 열을 올려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사진=대한항공)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사진=대한항공)

자구안 제출을 계기로 대한항공의 유휴자산 매각 작업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현재 대한항공은 서울 종로구 송현동 부지를 비롯해 왕산레저개발 지분, 제주 파라다이스 호텔 등의 매각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매각 주관사로는 삼정KPMG·삼성증권 컨소시엄을 선정한 상태며 5000억원의 가치에 이르는 송현동 부지의 경우 서울시 등에서 매입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 제기됐던 기내식과 항공정비(MRO) 사업 부문 매각은 자구안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크다. 코로나19 사태가 올해를 넘어선다면 매각 방안을 검토하겠으나 현재 세계적으로 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이고 있어 항공업계도 하반기엔 정상화될 것으로 예상 돼 굳이 알짜 사업 부문인 기내식과 MRO를 매각할 이유는 없기 때문이다.

이외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 있는 윌셔 그랜드센터와 그랜드 하얏트 인천, 제주 칼호텔 등도 당장의 매각 검토 대상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도 이에 대해 "결정된 바 없으며 그냥 나오는 얘기들"이라고 선을 그은 바 있다.

다만 정부에서 여전히 추가 자구 노력을 압박하고 있어 추가 자산 매각 등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손명수 국토교통부 제2차관은 지난달 29일 열린 항공사 최고경영자(CEO) 간담회에서 "정부의 지원과 함께 항공사의 자구 노력도 병행돼야 할 것"이라며 항공사에 재무구조 개선과 자본확충 노력 등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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