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지원금 사용처 지정···유통가 '희비 갈랐다'
재난지원금 사용처 지정···유통가 '희비 갈랐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백화점·대형마트·SSM 빠졌지만 소상공인 운영 임대매장 결제 가능
농협하나로마트·편의점 매출 늘듯···프랜차이즈 가맹점도 수혜 기대
GS25 매장에 지역 화폐 사용 안내 홍보물이 부착돼 있다. (사진=GS리테일)
GS25 점포에 지역 화폐 사용 안내 홍보물이 붙어있다. (사진=GS리테일)

[서울파이낸스 박지수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정부가 지급한 긴급재난지원금에 유통업계 희비가 갈렸다. 백화점, 대형마트, 기업형 슈퍼마켓, 온라인쇼핑몰 등은 사용제한 업종에 지정된 반면, 편의점은 사용처에 포함되면서 수혜를 볼 것으로 보인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백화점·대형마트·기업형 슈퍼마켓(SSM)·면세점·온라인쇼핑몰에선 정부의 긴급재난지원금을 못쓴다. 긴급재난지원금은 코로나19로 어려워진 가계 소득보전 외에 소비 진작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목적으로 하기 때문에 백화점이나 대형마트, 온라인쇼핑몰뿐만 아니라 유흥, 레저, 사행업소 등에서도 쓸 수 없다. 프랜차이즈는 본사 직영점이 아닌 가맹점에서만 사용이 가능하다.

먼저 대기업이 운영하는 대형마트와 백화점, 복합쇼핑몰 등은 기본적으로 긴급재난지원금 사용이 불가능하다. 그러나 백화점이나 대형마트 안에 있더라도 미용실이나 안경점, 약국 등 소상공인이 운영하는 임대 매장이면서 개별 가맹점으로 등록된 곳에서는 결제 가능하다. 농협 하나로마트를 비롯해 하모니·식자재마트 등 중소형 마트와 전통시장에서는 사용할 수 있다.

이마트는 전국 158개 점포 내 2400개 임대매장 중 약 30%인 800여 곳 매장이 이런 소상공인 임대매장이다. 롯데마트는 124개 점포 1444개 임대 매장 중 55.1%(795곳), 홈플러스는 140개 점포 6000여 개 임대 매장 중 1100여 곳에서 긴급재난지원금을 사용할 수 있다. 대형마트 3사는 점포별로 긴급재난지원금 사용이 가능한 임대매장을 알리는 안내문을 부착해 소비자 편의를 돕기로 했다.

백화점과 복합쇼핑몰에도 일부 소상공인 임대 매장이 있지만, 사용처는 더 한정적이다. 해당 백화점 결제시스템을 사용하고 있는 곳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대형 프랜차이즈 가맹점도 전국 어디서든 긴급재난지원금을 사용할 수 있다. 다만 직영점이라면 본사 소재지가 어딘지에 따라 사용 여부가 달라진다. 그러나 편의점의 경우 직영점이 전체 매장의 1% 수준이다. 비지에프(BGF)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씨유(CU) 전국 1만4000여 매장 중 100곳, 지에스(GS)리테일이 운영하는 지에스이십오(GS25) 1만4000여 매장 중 44곳만 직영매장인 만큼 사실상 대부분의 편의점에서 사용이 가능한 셈이다. 또 본사 소재지가 서울인 만큼 서울에서는 직영·가맹 구분 없이 모든 편의점 매장에서 결제할 수 있다.

옥션, 쿠팡, 지마켓, 11번가 등 온라인쇼핑몰에서는 원칙적으로 사용이 불가능하다. 그러나 배달 애플리케이션으로 주문한 뒤 현장에 결제할 경우 지원금을 사용할 수 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국민들 대부분이 긴급재난지원금을 식료품이나 생필품 등에 쓸 것으로 예측된다"며 "지원금으로 식료품이나 생필품을 사면 굳이 마트나 온라인에서 자신의 돈으로 구매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생필품은 대형마트뿐만 아니라 최근 온라인 매출 비중도 크다"면서 "생필품 중심으로 매출 타격이 예상된다"고 점쳤다.

최근 일부 동네 상인들이 수수료 핑계로 상품값을 올리면서 유통업계에선 다양한 물품을 취급하면서도 접근성이 뛰어난 편의점으로 고객들의 수요가 몰릴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 서울시가 중위소득 이하 가구를 대상으로 재난긴급생활비를 지급하자 편의점들은 매출 증대 효과를 톡톡히 봤다. CU에선 지난 4월 서울 소재 제로페이 이용건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2배 늘었고, 세븐일레븐에선 지난달 1일부터 이달 10일까지 전년 동기 대비 301.6% 뛰었다.

GS25 역시 4월 한 달간 제로페이와 코나카드로 결제한 전체 상품 매출은 전년 동기간 대비 94.8% 늘었다. 특히 수입육(710.7%), 국산돈육(394.9%) 등 축산 상품과 생활가전(556.8%)과 양곡(265.0%), 와인(214.2%)의 매출이 큰 폭으로 뛰었다.

GS25 관계자는 "재난지원금과 연동된 결제 수단을 이용하는 소비자들이 평소 빈번하게 구매하는 상품보다 비교적 고단가 상품들 위주로 구매하는 소비 심리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관련기사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