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훈 한진칼 이사후보 사퇴 이유는?···건강 문제 vs 내부 균열
김치훈 한진칼 이사후보 사퇴 이유는?···건강 문제 vs 내부 균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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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칼에 서신 "주주 측과 의견 안맞아 현 경영인 지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왼쪽)과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사진=한진그룹)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왼쪽)과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사진=한진그룹)

[서울파이낸스 주진희 기자]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KCGI, 반도건설 등 '3자 주주연합'이 한진칼 사내이사 후보로 제안했던 김치훈 전 한국공항 상무가 자진 사퇴한 것에 대해 "건강상의 이유"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김 전 상무는 조 전 부사장이 직접 추천한 인물인데 그가 "본인 의도와는 다르게 흘러간다. 현 경영진을 지지한다" 등 주주연합과 상반되는 입장을 낸 바 있어 이들 내부적으로 '균열'이 있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주주연합은 18일 '김치훈 이사 후보자의 사퇴와 관련하여 드리는 말씀' 제목의 보도자료를 통해 "김 후보자는 오늘 새벽 본인이 심각한 건강상의 이유로 인해 업무를 수행할 수 없음을 알려왔다"며 "이사 후보자에게 이런 일이 발생한 것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앞서 김 전 상무는 이날 한진칼 대표이사 앞으로 서신을 보내 "3자 연합이 추천하는 사내이사 후보에서 사퇴하겠다"고 전한 바 있다. 여기서 그는 "3자 연합이 주장하는 주주제안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명확한 사퇴 이유를 밝혔다. 이어 "본인의 순수한 의도와 너무 다르게 일이 진행되고 있음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한진그룹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하고, 오히려 동료 후배들로 구성된 현 경영진을 지지하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앞서 주주연합은 지난 13일 한진칼에 김 전 상무를 포함한 사내이사 4명(기타 비상무이사 1명 포함)과 사외이사 4명으로 구성된 이사 후보군을 제안한 바 있다. 김 전 상무는 1982년 대한항공에 입사해 런던공항지점장 등을 거쳐 2006년 상무보로 승진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이후 대한항공의 자회사인 한국공항으로 자리를 옮겨 상무와 통제본부장을 지냈다. 한국공항은 항공운수 보조 사업을 하는 업체로, 김 전 상무는 이곳에서 램프 지상조업 등을 담당하다 2015년 1월(비상근 1년 포함) 퇴직했다.

주주연합은 18일 '김치훈 이사 후보자의 사퇴와 관련하여 드리는 말씀' 제목의 보도자료를 통해
주주연합은 18일 '김치훈 이사 후보자의 사퇴와 관련하여 드리는 말씀' 제목의 보도자료를 통해 "김 후보자는 오늘 새벽 본인이 심각한 건강상의 이유로 인해 업무를 수행할 수 없음을 알려왔다"며 "이사 후보자에게 이런 일이 발생한 것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사진=대한항공)

김 전 상무가 사내이사 후보로 올랐을 당시 대한항공 노조를 비롯한 한진그룹 계열사 노조와 대한항공 OB임원회 등은 김 전 상무가 대한항공에서 임원을 한 경력도 없는 데다 조 전 부사장의 인맥이라는 점을 꼬집어 지적한 바 있다. 더해 주주연합 측은 김 전 상무의 사퇴 결정을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한진칼 이사 후보 구도에 차질이 생긴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주주연합은 "김 후보자에게 이사직을 요청드림에 있어 저희의 명분과 취지를 충분히 설명드린 후 본인 동의를 얻어 이사 후보로 추천한 것"이라며 "이러한 일에 흔들림 없이 계속 한진그룹의 경영정상화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3월 25일로 예정된 한진칼 주주총회를 앞두고 조 회장 측과 주주연합간 갈등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양 측 지분이 큰 차이가 없기에 주총에서 국민연금과 기관투자자, 소액주주 등의 표심을 얻기 위한 신경전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진그룹은 한진칼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등을 거친 뒤 3월 초 한진칼 이사회를 열어 3자 연합에 맞대응할 수 있는 이사 후보 명단을 공개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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