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아시아나 품은 HDC···'승자의 저주', '날개 단 디벨로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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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부진+부채 '불확실성↑'···'두토끼 잡기' 가시밭길 예고
정몽규 HDC그룹 회장이 12일 서울 용산구 HDC현대산업개발 본사 대회의실에서 아시아나 항공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관련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 HDC현대산업개발)
정몽규 HDC그룹 회장이 12일 서울 용산구 HDC현대산업개발 본사 대회의실에서 아시아나 항공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관련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 HDC현대산업개발)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HDC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항공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지만 해결해야 할 문제가 적지 않다. 아시아나항공의 경영정상화부터가 만만치 않은 과제인데다 본업보다 부업이 커지는 구조적인 애로를 안고 있기 때문이다.

아시아나가 떠안고 있는 부채 해결에 많은 현금을 투입해야 하는 데다 의존하고 있는 주택실적 역시 주춤하고 있는 상황. 게다가 자체 복합개발사업마저 가시적 성과를 보이지 못해 항공·건설 두 마리 토끼를 모두 놓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아시아나를 품에 안게되는 HDC현대산업개발은 '승자의 저주'에 빠져들거나 '날개 단 디벨로퍼'로 도약하느냐의 갈림길에 서게 된 셈이다.

금호산업은 12일 아시아나 우선협상대상자로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 컨소시엄을 최종 선정했다고 밝혔다. 현대산업개발은 경쟁사였던 애경-스톤브릿지 컨소보다 5000억원 많은 총 2조5000억원의 인수금액을 제시하면서 인수전은 싱겁게 막을 내렸다. 지난해 지주회사체제로의 전환을 마무리한 현대산업개발은 이번 인수를 통해 사업영역 확장의 '방점'을 찍었다.

현대산업개발은 지난 2015년 호텔신라와 손잡고 면세시장에 진출한 데 이어 지난해 부동산 정보업체인 부동산114, 올해 리조트 오크밸리를 인수하는 등 다각도로 사업영역을 확대해 종합그룹으로의 성장을 꿈꾸고 있다.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은 "국가기간산업인 항공산업이 HDC그룹의 지속가능한 성장에 부합하다는 전략적 판단에 따른 것"이라며 "항공 뿐만 아니라 '모빌리티' 그룹으로 한걸음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앞으로 종합그룹으로의 성장까지는 험난한 가시밭길이 예상된다. 우선 아시아나가 떠안고 있는 부채만 올해 상반기 기준 9조5989억원에 달하며 부채비율은 659.5%다. 단기성 차입금 역시 1조7028억원에 달하고 있는 데다 실사 과정에서 우발채무가 드러날 가능성도 있다. 기업정상화 및 향후 경쟁력 확보를 위한 투자를 고려한다면 추가적인 자본 투입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아시아나는 선두업체인 대한항공과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들의 무서운 성장 사이에 놓이면서 낮은 수익구조와 치열한 경쟁 속 '샌드위치'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일본 불매운동으로 국내 항공사들이 직격탄을 맞은 가운데 외국 항공사들이 중·장거리 노선 가격 경쟁에서 우위를 보이고, 단거리 노선까지 확충에 나서고 있어 시장 상황 또한 녹록치 않다.

건설 부문 전망 역시 밝지 못하다. 현대산업개발은 지난 3분기 연결 기준 매출 8714억원, 영업이익 937억원을 기록했지만,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각각 7.2%, 21.1% 감소한 결과다. 올해 2분기와 비교할 경우 실적은 절반 가까이 줄어든다. 올해 신규 분양한 현장은 3곳·3623가구에 불과하며, 3분기까지 신규한 수주고는 1조7000억원으로 지난해(3조9310억원)와 비교해 56% 급감했다.

이는 정부의 규제 기조 영향으로 부동산 시장의 침체가 장기화된 탓도 있지만, 주택사업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탓도 있다. 현대산업개발은 국내 건설업체 중에서도 유난히 주택사업에 대한 비중이 높다. 올해에도 외주주택사업 62%, 자체주택사업 26% 등 주택사업에만 전체 매출의 90%에 육박하기 때문에 시장 흐름에 따라 회사의 실적이 크게 흔들릴 수 밖에 없다.

때문에 단순한 외주수주에 치중된 사업구조의 변화를 위해 개발·운영 등 자체적으로 사업을 꾸리는 복합개발로 사업 전환을 시도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다. 광운대역세권개발 사업의 경우 개발계획 수정으로 사업이 지연되면서 2020년 하반기에나 착공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파주 서패동 도시개발 프로젝트는 인허가 문제로, 용산역 전면공원 지하개발 사업 역시 신분당선 시기와 맞추기 위해 지연되고 있다.

자금운용에 대한 리스크도 커지고 있다. 용지 확보를 위한 토지계약금 등 자체 개발사업에 막대한 자본이 필요하지만 아시아나 인수에 현금 및 유동자금을 투입할 경우 운용할 수 있는 현금이 줄어들어 개발사업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것이다. 현대산업개발이 운용할 수 있는 자금은 약 1조5000억원에 가까운 것으로 알려졌지만, 많은 부채를 안고 있는 아시아나 기업 정상화를 위해 2조원이 넘는 현금이 투입돼야 하기 때문이다.

이번 인수 건을 두고 증권가의 평가는 냉담하기만 하다. 13일 현대산업개발의 아시아나 항공 인수 관련 리포트를 발표한 4곳의 증권사는 현대산업개발의 주주가치가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를 표했다. 주택실적 부진은 물론 아시아나 인수 자금 외 추가 비용 가능성, 부족한 항공사 운용경험 등의 요인으로 불확실성이 확대됐다는 분석이다.

박형렬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현대산업개발이 현금 확보를 충분히 해뒀기 때문에 회사를 흔들 만큼 재무구조에 악영향을 미치지는 않겠지만, 단기간에 인수자금 및 개발사업 등으로 많은 자본이 투입되는 만큼 리스크는 확대될 것"이라면서 "아시아나의 부채 및 정비비 등 위험 요소도 많아 자본 투입 이후에도 실적 개선이 보이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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