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물가 전망 3.1%로 대폭 상향···성장률은 3.0% 유지 (종합)
한은, 물가 전망 3.1%로 대폭 상향···성장률은 3.0% 유지 (종합)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국제유가 급등 지속 영향···"우크라 사태 악화땐 물가 더 뛴다"
성장률, 민간소비↓·수출↑···2분기 이후 경제 제약 완화될 듯
부산항 감만부두. (사진= 연합뉴스)
부산항 감만부두. (사진= 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한국은행이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기존 2%대에서 3.1%로 대폭 상향 조정했다. 국제유가 및 원자재값 급등, 글로벌 공급망 차질 등의 여파로 글로벌 인플레이션 우려가 장기화되자 11년 만에 연간 3%대 물가 전망까지 나온 것이다. 다만, 경제성장률과 관련해선 수출 호조 등을 이유로 기존 연 3.0%의 성장 전망을 유지했다.

한은은 24일 발표한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3.1%로 제시했다. 이는 한은이 목표하는 물가안정 목표치(2.0%)를 1.1%p 상회하는 것은 물론, 지난 11월 경제전망에서 밝힌 2%대 전망보다도 상당폭 상향 조정된 전망이다.

만약 이런 예상대로 물가가 3%대를 넘어설 경우 지난 2011년(4.0%) 이후 11년 만에 처음으로 3%를 넘어서게 된다. 소비자물가는 이미 지난해 10월 3.2%로 3%대를 넘어선 이후 올해 1월까지 4개월 연속 3%대를 상회하고 있다. 내년 물가도 기존 1.7%에서 2.0%로 상향 조정했다.

한은은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에너지·원자재가격 상승 △글로벌 공급병목 등의 물가상승압력으로 지난해 수준을 상당폭 상회할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현실화하면서 브렌트유는 이날 8년 만에 처음으로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했다. 수급불균형에 더해 지정학적 리스크까지 가세해 상승세가 더욱 확대됐다.

김웅 한은 조사국장은 "감염병 확산세 장기화, 유가 하락, 공공 요금 동결 전망은 하방 요인이나, 최근 에너지·원자재·식량 가격 인상을 비롯해 소비회복세 강화, 공급병목 장기화 현상 등을 종합해 보면 상방 리스크가 더욱 클 것으로 보인다. 특히 우크라이나 사태가 악화될 경우 상승압력을 더욱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 상승률도 올해 2%를 넘어 2.6%까지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 중으로는 물가 상승률이 공급측 요인의 물가압력이 점차 완화되면서, 2% 내외 수준으로 내려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한은은 내년 소비자물가와 근원물가 상승률이 2.0%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했다.

김웅 한국은행 조사국장이 24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경제전망 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한국은행)
김웅 한국은행 조사국장이 24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경제전망 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한국은행)

높은 물가오름세에도 한은은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3.0%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경제전망에서 제시한 성장률과 같다. 한은은 "최근 국내외 여건변화 등을 감안할 때 경제성장률은 올해와 내년 중 각각 3.0%, 2.5% 수준을 나타낼 전망"이라면서 "민간소비가 겨울철 감염병 확산의 영향을 받겠지만, 소득여건 및 소비심리 개선에 힘입어 회복흐름이 점차 재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부문별로는 올해 민간소비 증가율 전망치가 3.6%에서 3.5%로 하향 조정됐으며 설비투자(2.4%→2.2%)와 건설투자(2.6%→2.4%)도 각각 0.2%p씩 낮아졌다. 반대로 상품 수출(2.6%→3.4%)과 수입(3.1%→3.8%) 증가율은 각각 0.8%p, 0.7%p씩 상향 조정됐다. 양호한 경기 회복에 따라 취업자수는 올해와 내년 중 각각 28만명, 20만명씩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으며, 실업률은 3.6%로 유지됐다.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올해 810억달러에서 700억달러로 하향 조정됐다. 수입가격 오름세는 더욱 강하게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중으로는 680억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돼, 기존 750억달러보다 70억달러 하향 조정됐다. 

김 국장은 1월 경상수지 적자 가능성에 대해 "에너지가격이 전년보다 두 배 가량 오르면서 1월 무역수지가 적자를 보였다"면서도 "경상수지는 무역수지뿐만 아니라 통관되지 않는 무역수지와 서비스수지, 본원수지 등을 포함하는데, 무통관수지가 더욱 크다. 최근 해외 중개·가공무역이 호조를 보이고 있고, 서비스수지도 개선 흐름을 보이면서 적자 가능성을 예단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겨울철 에너지 수요가 빠지는 계절적 요인이 사라질 경우 무역수지 적자 패턴에서 벗어날 수 있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관련기사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