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박시형 기자] 박철완 금호석유화학 상무가 "현 이사회는 부적절한 투자 결정을 걸러내고 경영진의 배임행위와 지배주주의 경영권 남용을 견제하는데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박철완 상무는 11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금호석화는 퍼블릭 컴퍼니, 공개회사로서 주주 뿐 아니라 모든 이해관계자들의 이익이 최우선 되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금호석유화학의 기업가치 제고와 발전을 위해 긴 시간 고민했다"며 "지난 10년동안 해외 영업상무로 재직하며 영업일선에서 보고 들은 회사에 대한 기대와 염려가 녹아있다"며 최근 발표한 주주제안을 언급했다.
앞서 박 상무는 주주 제안을 통해 △미래 성장 경영 △거버넌스 개선 △지속가능 경영 등 기업체질 개선 방안을 제안한 바 있다.
그는 "일각에서는 주주제안의 진위를 살펴보는 대신 조카의 난이라는 한마디로 치부한다"면서 "기업은 오너일가의 전유물이 아니며, 기업 경영은 누구의 난으로 요약될 만큼 가볍고 단순한 사안이 아니다"라고 항변했다.
그러면서 "저는 비운의 오너 일가도 아니고, 삼촌과 분쟁하는 조카도 아니다"라며 "조직 구성원이자 최대 주주인 특수한 위치를 최대한 활용해 금호석유화학의 도약을 이끌어 저를 포함해 회사 미래를 기대하는 모든 분께 더 큰 가치를 되돌려드리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상무는 금호석화 경영진의 비친화적인 주주정책과 부적절한 투자의사 결정 등으로 인해 주주가치 훼손이 발생했다고 문제제기 하면서 금호리조트 인수 사례를 들었다.
그는 "석유화학 기업인 금호석유화학과 어떤 사업 연관성도 없고 시너지가 발생할 수 없다. 가격도 현격히 높은 수준에서 인수를 결정했다"며 "정상적인 이사회와 투명한 거버넌스, 합리적 의사결정이 이뤄지는 기업이라면 과연 이런 인수가 가능하겠느냐"며 반문했다.
또 회사가 지난해 코로나19 위기에도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고 강조하는 것을 두고 "호실적에 안도할 때가 아니다"라며 "뛰어난 성과에도 주주가치가 저평가됐고 특히 20% 수준의 배당 성향은 평균을 한참 밑돌아 장기적으로 기업의 지속 가능성에 적신호"라고 지적했다.
박 상무는 장기적으로 회사의 소유와 경영 분리를 추진하겠다는 의견을 내놨다. 또 신사업 투자, 인수·합병(M&A) 등을 맡을 외부 전문가를 전문경영인으로 영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일각의 고배당 지적에 대해서는 "제안대로 올려도 동종업계나 글로벌 경쟁사에 비해서는 낮은 수준이고 배당은 시장에 긍정적인 시그널로 작용한다"며 "순수 잉여 현금으로 50% 수준의 장기적으로 안정적 배당을 유지한다는 정책을 시장과 공유하겠다는 것"이라고 답했다.
박 상무는 이번 주총 표대결에서 패하더라도 조직 구성원과 최대 주주로서 기업 가치 제고를 위해 계속 역할을 하겠다고 부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