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계 '맞수' 미래-한투, 올해 승부는?
증권업계 '맞수' 미래-한투, 올해 승부는?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미래에셋대우-한국투자증권 사옥(사진=각 사)
미래에셋대우-한국투자증권 사옥(사진=각 사)

[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최근 몇 년간 증권업계 실적 선두 자리를 두고 각축을 벌여 온 미래에셋대우와 한국투자증권의 올해 승부에 관심이 모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도 철저한 리스크 관리로 다방면에서 선전한 미래에셋대우의 승리가 점쳐지지만, 한국투자증권의 반격 기세도 만만치 않다.

◇'1조 목전' 미래에셋 완승···한투, 1분기 대규모 적자 패인  

올 3분기까지 실적을 보면 미래에셋대우의 완승이다. 3분기 누적 순이익은 6422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전체(6642억원)와 맞먹는다. 4분기까지 더하면 8000억원을 넘겨, 사상 최대 실적을 시현하게 된다. 특히, 세전순이익은 8723억원으로, 증권업계 최초로 '1조원 고지'를 목전에 뒀다.

미래에셋대우는 올해 코로나19라는 대형 악재를 무색게했다. 1분기 대부분 증권사가 코로나 여파에 쇼크를 맞았지만, 1000억원대 순이익을 올리는 기염을 토했다. 2분기에는 이보다 3배 넘는 3041억원을 거뒀다. 개인투자자 급증에 따른 위탁매매과 해외법인 등에서 고른 성장을 이뤘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풍부한 자금 유동성에 따른 위탁매매 수수료 수익과 해외법인의 수익, 운용수익 선방, 금융상품 판매 수수료 증가 등 안정적인 사업구조를 통해 균형 있는 실적을 창출할 수 있었다"며 "이에 코로나 여파로 뒷걸음했던 기업금융(IB) 부문을 충분히 상쇄했다"고 설명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까지 4년간 올랐던 선두 자리를 큰 격차로 내주게 됐다. 한국투자증권의 3분기 누적 순이익은 4208억원으로, 미래에셋대우에 2000억원 이상 뒤쳐져 있다. 전통적 강점인 IB외 WM에서 강세를 나타낸 NH투자증권(5012억)에도 '2인자' 자리를 내준 상태다. 심지어, '동학개미' 열풍에 3분기 깜짝 선두에 등극한 키움증권(4920억원)에도 밀려 있다.

1분기 코로나발(發) 직격탄을 맞고 무려 1339억원의 적자를 낸 것이 뼈아팠다. 당시 글로벌 증시 침체에 따른 주가연계증권(ELS) 자체 헤지 등 트레이딩 부문에서 대규모 손실이 일어나면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1년여 만에 분기 적자로 고꾸라졌다.

하지만 2분기 2958억원의 순이익으로 급반등하는 저력을 뽐냈고, 3분기에는 2598억원을 기록, 미래에셋대우를 제쳤다. 1분기 대규모 적자가 아쉬운 대목이다. 보유 자산의 평가손실이 대부분 회복됐고, 비대면 채널 서비스 강화와 해외주식 활성화를 통해 위탁매매(BK) 부문 수익이 크게 증가했다.

◇"강점에 더욱 주력···"내년에도 '용호상박' 예상

미래에셋대우는 이번 임원 인사에서 역대급 승진 잔치를 했다. 코로나라는 최대 악재에도 최고 실적 달성한 데 대한 확실한 보상이다. 특히 WM(자산관리) 부문에선 전체(66명)의 22.7%인 15명이 승진했다. 글로벌 우량자산 투자라는 원칙 하에 고객 자산을 성공적으로 관리한 성과를 치하했다.

향후에도 강점을 한껏 활용해 나가겠다는 복안이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내년에는 자본시장을 선도하는 글로벌 투자전문그룹으로서 우리나라 혁신금융의 활력을 높이는데 더욱 기여하고, 한 단계 더 높은 퀄리티의 고객 자산관리를 선보일 것"이라고 전했다.  

올해 상대적으로 뒷걸음했던 IB부문을 강화하려는 움직임도 보인다. IB(투자은행)부문에서 DCM(채권자본시장)과 ECM(주식자본시장) 모두 괄목할 성과를 이끈 강성범 IB1부문 대표를 부사장으로 앉혔다. 회사는 지난달 IB 3개 부문에서 IB1과 IB3를 통합, 2개 부문으로 재편한 바 있다.

그간 신사업 진출에 암초가 됐던 악재들이 걷힌 점도 호재다. 지난 5월 '일감 몰아주기' 이슈가 해소되면서 발행어음(단기금융업) 사업을 영위할 수 있게 됐고, 자기자본 8조원이 넘어야 가능한 IMA(종합투자계좌업무)도 업계 최초로 가능하다. 두 사업은 IB1 부문이 주력으로 한다.

이달 초에는 중국 안방보험과의 미국 호텔 투자 소송에서 승소해 관련 불확실성이 해소됐다. 임희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번 승소로 연간 이익 추정치를 상향 조정했다"며 "뛰어난 IB 딜 진행 역량과 함께 다각화된 딜에서 꾸준한 이익 창출이 가능한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1분기 적자 쇼크 후 갈수록 가파른 반등세를 보이는 한국투자증권의 맹추격도 주목된다. 올 2·3분기만 놓고 보면 5547억원으로, 미래에셋대우에 200억원 가까이 앞서 있다. 전통적 강점으로 자리한 IB부문을 위시한 여러 부문에서 보유한 경쟁력을 키워나갈 계획이다. 

올해 불확실한 시장상황에서도 사업 간 시너지를 창출하고, 업계 최고 수준의 경영 효율성, 고도화된 리스크관리를 통해 우수한 성과를 냈던 저력을 내년에도 발휘하겠다는 포부다. 특히 실적 급반등의 '쌍두마자' 역할을 했던 위탁매매와 IB부문의 지속 선전도 기대된다.

올해 SK바이오팜과 카카오게임즈 등 대형 IPO를 대표 주관하며 NH투자증권과 '양강구도'를 형성하는 등 IB 부문에서 괄목할 성과를 냈다. 업계 '1호' 초대형 IB로서 영위 중인 발행어음 사업도 일찍이 시장을 선점하며 순항했다. 다각화된 수익 포트폴리오를 통해 이익체력을 한층 더 키우고 있다. 

증권가에선 한국투자증권의 투자 포인트로 수익원 다각화와 IB의 높은 경쟁력, 우수한 장기 성과, 카카오뱅크의 기업가치 상승 등을 꼽았다. 구경회 SK증권 연구원은 "이 같은 장점들로 인해 향후 증시 거래대금이 감소한다 해도 실적이 증가세를 보일 것"이라며 증권업종 최선호주로 제시했다.  


관련기사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