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금융 결산⑥] 21세기 '동학개미운동'···증권가 '서프라이즈 위드 코로나'   
[2020 금융 결산⑥] 21세기 '동학개미운동'···증권가 '서프라이즈 위드 코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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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여파' 3월 뒤 급반등···코스피 3000·코스닥 1000 넘봐
올해 개인 투자자 47.9조 순매수···일평균 거래대금 15조→27조
증권사 1분기 실적 급전직하 후 잇단 깜짝실적···'동학개미' 주효
사진=서울파이낸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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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올해 국내 증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의해 좌지우지됐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주식시장은 코로나19 여파에 고꾸라졌지만, 이내 극적 반등을 이루며 '가보지 않은 길'을 가고 있다. 이 과정에서 대거 유입된 '동학개미'는 증권가 최대 실적 행진에 주효했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전날 2733.68을 기록했다. 이달 들어 5.5% 올랐다. 바로 전날엔 2778.65까지 치솟으며 사상 최고치를 재차 갈아치웠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절정으로 치닫던 지난 3월19일 연중 저점(1439.43)과 비교해 무려 1339.22p(93%)의 급등폭을 시현했다. 같은 기간 419.55던 코스닥 역시 두 배 넘게 훌쩍 뛰며 920선을 넘겼다.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으로 바닥을 기던 코스피·코스닥은 박스권 탈피를 넘어 3000선·1000선도 넘보게 됐다. 일등공신은 단연 '동학개미운동' 선봉에 선 개인투자자였다. 올해 들어 지난 22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24조7761억원, 25조5185억원어치 팔아치우는 동안, 개인은 홀로 47조9204어치 순매수했다. 연간 기준 사상 최대 규모다. 

저금리 기조와 고강도 부동산 규제 등 영향으로 갈 곳 잃은 자금이 주식시장에 진입했다. 주식 매수를 위해 증권 계좌에 입금된 대기 자금인 투자자예탁금은 21일 기준, 61조3446억원으로 집계됐다. 빚을 내 주식에 투자하는 신용융자 잔고 역시 19조3924억원을 기록했다. 모두 올해 초와 견줘 두 배 이상 급증했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개인이 사면 상투'라는 증시 속설이 있지만, 올해는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세에도 개인이 주가를 끌어올린 이례적인 해"라며 "과거와 달리 자금 유입 규모가 압도적으로 크고, 간접투자가 아닌 직접 투자로 진입, 바닥권부터 주식을 산 개인 투자자들의 위력이 나타난 것이 특징"이라고 진단했다.

동학개미 군단은 증권업계 '어닝 서프라이즈'를 이끌었다. 증권사들은 1분기 글로벌 증시 급락에 따른 대규모 파생상품 평가손실과 주 수입원 IB(투자은행) 부문 위축으로 실적 급전직하를 경험했다. 지난해까지 연간 순이익 선두를 점하던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무려 1339억원의 적자를 냈다. '반토막'을 거둔 증권사는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였다.

하지만 증권사들은 초유의 위기를 딛고 역대급 반전을 이뤄냈다. 코로나19로 인한 패닉장에도 증시에 꾸준히 들어온 개인 투자자들에 힘입어, 증권사 브로커리지(위탁매매) 등 리테일 부문이 깜짝실적으로 이어졌다. 올 1분기 15조400억원에 불과했던 일평균 거래대금은 2분기 21조7800억원에서 3분기 27조3800억원으로 크게 뛰었다.

미래에셋대우는 업계 최초 세전순이익 1조원 고지를 눈앞에 뒀고,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 등도 가파른 실적 반등세를 시현, 초대형IB로의 이름값을 했다. 특히 '동학개미' 효과를 가장 많이 본 키움증권의 경우, 3분기 깜짝 선두에 등극했다. 현대차증권과 이베스트투자증권, 한양증권 등 중소형사도 다방면에서 선전했다.

구경회 SK증권 연구원은 "장기적으로 증권주는 금융업종 내에서 가장 유망하다"며 "글로벌 금융 완화로 인한 잉여 유동성을 감안할 때, 브로커리지뿐 아니라 IB, 자산관리 등 증권업 호황이 적어도 내년까지는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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