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칼, 경영권 방어 '주총 대진표' 확정···'11인 이사회 체제' 구축
한진칼, 경영권 방어 '주총 대진표' 확정···'11인 이사회 체제' 구축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조원태 회장 사내이사 '재선임'···김석동 등 거물급 7명 포진
·"3자연합보다 뛰어나"...'최측근' 하은용 부사장 후보로 추천
한진칼은 4일 오전 서울 중구 서소문 대한항공 사옥에서 이사회를 열고 5명의 신규 사외이사 추천안, 조원태(44) 한진그룹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안, 보통주 기준 주당 255원 배당안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제7기 정기 주주총회 안건을 의결했다. 주총은 오는 27일에 열린다. (사진=한진그룹)
한진칼은 4일 오전 서울 중구 서소문 대한항공 사옥에서 이사회를 열고 5명의 신규 사외이사 추천안, 조원태(44) 한진그룹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안, 보통주 기준 주당 255원 배당안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제7기 정기 주주총회 안건을 의결했다. 주총은 오는 27일에 열린다. (사진=한진그룹)

[서울파이낸스 주진희 기자] 한진그룹 지주사 한진칼이 27일 정기주총 대진표를 확정했다.

조원태 회장 체제의 한진칼은 전문성을 갖춘 이사 후보들을 내세워 경영권을 두고 날을 세우고 있는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 반도건설 등 '3자 연합'에 맞선다.

김석동(67) 전 금융위원회 위원장 등 거물급 전문가들을 포진함으로써 이사진들의 지지를 이끌어내겠다는 포석이다. 특히 이사진을 11명으로 대폭 확대했는데, 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정해 수적 우위를 확보하고 가겠다는 일종의 '플랜B' 의미도 담고 있다는 관측이다.

한진칼은 지난 4일 오전 서울 중구 서소문 대한항공 사옥에서 이사회를 열고 5명의 신규 사외이사 추천안, 조원태(44) 한진그룹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안, 보통주 기준 주당 255원 배당안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제7기 정기 주주총회 안건을 의결했다. 주총은 27일에 열린다.

한진칼은 현재 사내이사 2명, 사외이사 4명 등 총 6명으로 구성된 이사회를 이번 주총을 통해 사내이사는 신규 1명을 추가한 3명으로, 사외이사는 임기가 만료되는 이석우 법무법인 두레 변호사를 제외한 3명에 신규 5명을 추가한 8명 등 총 11명으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번 이사회의 핵심은 사외이사 비중을 73%로 대폭 늘렸다는 점이다. 한진칼 이사회는 사외이사 후보로 김 전 위원장과 박영석(60) 한국자본시장연구원장, 임춘수(55) 마이다스프라이빗에쿼티(PE) 대표, 최윤희(56)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이동명(63) 법무법인 처음 대표변호사 등 5명을 추천했다. 

김 전 위원장은 재정경제부 차관 등을 역임하며 35년간 자본시장 질서 확립에 힘쓴 금융·행정 전문가다. 박 교수는 공적자금관리위원장, 한국금융학회장 등을 역임한 재무·금융 전문가며, 임 대표는 골드만삭스와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등 국내외 대형 투자은행(IB)에서 활동한 자본시장 전문가다.

최 교수는 한진칼의 첫 여성 사외이사로 추천된 법률 전문가로, 이사회의 성별 다양성을 높임으로써 균형있는 의사결정에 도움을 줄것으로 보인다. 이 변호사 또한 서울지법·서울고법 부장판사, 의정부지방법원장 등을 역임한 법률 전문가다.

한진칼 이사회는 "이사회 독립성을 높이기 위해 모든 이사회 내 위원회를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되는 점을 고려해 사외이사 비중을 늘렸다"며 "사외이사는 지배구조 개선, 재무구조 개선, 준법 경영을 이끌 수 있는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로, 사내이사는 수송 물류 산업의 전문성을 갖춘 인물로 구성됐다"고 설명했다. 

앞서 한진칼은 최근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등 이사회 내 위원회를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하고, 보상위원회, 거버넌스 위원회 등을 신설키로 한 바 있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왼쪽)과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사진=한진그룹)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왼쪽)과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사진=한진그룹)

한진칼 이사회는 이달 말 임기가 만료되는 조 회장을 사내이사 후보로 재추천했다. 지난 17년간 대한항공 핵심 부서에서 근무해오며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기에 조 회장을 중임해 경영 안정을 꾀하겠다는 취지다.

이와 함께 신규 사내이사 후보로는 조 회장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하은용(59) 대한항공 최고 재무책임자(CFO) 부사장을 추전했다. 하 부사장은 대한항공 재무본부, 경영기획실, ㈜한진 재무담당, 한진정보통신 감사 등을 거친 재무·전략 전문가로 그룹 재무 안정성 제고 및 재무구조 개선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재계에서는 한진칼이 전문경영능력을 갖춘 신임 이사 후보를 대거 추천한 것은 3자 연합이 제출한 주주제안에 맞선 것과 동시에 경영권 분쟁의 장기전에 대비하는 것이라고 보고 있다.

앞서 3자 연합은 지난달 13일 한진칼 측에 4명(김신배 전 SK 부회장과 배경태 전 삼성전자 중동총괄 부사장, 김치훈 전 한국공항 상무, 함철호 전 티웨이항공 대표이사)의 신규 사내이사 후보와 4명(서윤석 이화여대 교수와 여은정 중앙대 경영경제대 교수, 이형석 수원대 공과대 교수, 구본주 법무법인 사람과사람 변호사)의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한다는 주주제안을 제출한 바있다. 그러나 이 중 김 전 상무가 "현 경영진을 지지한다"며 돌연 사퇴함에 따라 현재 7명이 후보에 올라있는 상황이다.

아울러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보통주는 주당 255원, 우선주 주당 280원의 배당안을 결정했다. 이는 당기순이익의 약 50%로 전년도와 동일한 수준이다.

이날 한진칼 이사회는 상법 제363조에 따라 3자 연합의 주주제안도 의결, 주총 안건으로 상정했다. 다만 주주연합이 제안한 전자투표제도 이날 이사회 안건으로 상정했으나 본래 취지가 주주 불참으로 인한 의결 정족수 부족 사태를 방지하기 위한 것으로, 이번 주총에는 참석률이 높을 것으로 예상돼 불필요하기도 하고, 시스템 해킹 등 보안성이 아직 검증되지 않은 점을 감안해 이번 주총에는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관련기사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