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총] 대한항공, 조양호 퇴진시킨 '3분의 2룰' 바꿨다
[주총] 대한항공, 조양호 퇴진시킨 '3분의 2룰'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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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임기 만료 조원태 사내이사 재선임 '청신호'
우기홍 사장·이수근 부사장 연임···이사 9인 체제
조 회장 "글로벌 항공업계 선도 '100년 기업' 준비"
대한항공은 27일 오전 9시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빌딩에서 제58기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이 같은 '3분의 2룰' 정관 변경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키는 등 모든 안건을 원안대로 가결했다. (사진=대한항공)
대한항공은 27일 오전 9시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빌딩에서 제58기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이 같은 '3분의 2룰' 정관 변경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키는 등 모든 안건을 원안대로 가결했다. (사진=대한항공)

[서울파이낸스 주진희 기자] 대한항공이 2021년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사내이사 연임을 앞두고 이사 선임 방식을 특별결의에서 보통결의로 바꾸는데 성공했다. 이는 지난해 고(故) 조양호 회장의 연임 실패와 같은 불상사를 막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대한항공은 27일 오전 9시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빌딩에서 제58기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이 같은 '3분의 2룰' 정관 변경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키는 등 모든 안건을 원안대로 가결했다.

이날 주총에서는 △제58기 재무제표 및 연결재무제표 승인의 건 △정관 일부 변경의 건 △이사 선임의 건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의 건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 등 5개 안건이 상정됐다.

이번 주총의 최대 관심사는 이사회 의장과 이사의 선임 방식 변경 관련 사항인 정관 일부 변경의 건으로 꼽혔다. 

대다수 상장 기업은 이사 선임·해임안을 보통결의사항으로 분류해 주총 참석 주주 과반의 동의만 얻으면 의안을 통과시킬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런데 대한항공은 정관에서 이사 선임과 해임을 주총 참석 주주의 3분의 2 이상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 특별결의사항(3분의 2룰)으로 규정해왔다. 지난 1997∼1998년 외환위기 해외자본의 적대적 인수합병(M&A) 시도가 성행하자 경영권을 방어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이 같은 정관은 지난해 3월 고 조 회장이 대한항공 사내이사 연임에 실패하는 결정적인 요인이 됐다. 당시 그는 주총에 상정된 사내이사 선임 의안 표결에서 찬성 64.09%로 절반을 넘겼으나 반대 35.91% 즉, 지분 2.6%가 부족해 사내이사 자격을 상실한 바 있다.

대한항공은 이 같은 불상사가 재발하는 것을 막기 위해 올해 주총에서 미리 정관을 변경해 내년 3월 사내이사 임기가 만료되는 조 회장의 연임을 사수하고자 한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대한항공의 지분 11.09%를 보유하고 있는 국민연금은 전날 이사 선임 방식 변경에 정당한 사유가 없다며 '반대' 입장을 밝혔으나 이날 주총에서는 대한항공 이사회의 원안대로 정관 변경안이 통과됐다.

우기홍 대한항공 대표이사 사장이 주주총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대한항공)
우기홍 대한항공 대표이사 사장이 주주총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대한항공)

이에 따라 출석 주주의 의결권의 과반수와 발행주식 총수의 4분의 1이상으로 바꾸고, 대표이사가 맡던 이사회 의장직을 이사회 결의를 거쳐 선임하게 했다. 대한항공 측은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직을 분리한 것에 대해 경영을 감시하는 이사회 역할을 더욱 강화해 이사회 독립성과 경영의 투명성을 높이고 주주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한편 정갑영 전 연세대 총장과 조명현 고려대 경영대학 교수, 박현주 SC제일은행 고문 등 3명을 신규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올해 임기가 만료되는 우기홍 사장과 이수근 부사장도 사내이사 연임에 성공했다. 아울러 대한항공 이사회는 사내이사 3명, 사외이사 6명 등 총 9명으로 구성됐다.

이사보수한도를 전년과 같은 50억원으로 동결하는 안도 원안대로 승인됐다.

이날 주총에는 위임장 제출 등을 포함해 총 132명이 참석했다. 주식 수는 6237만9809주로 의결권 있는 주식 총수의 65.77%에 해당한다. 의결권 있는 주식 총수는 9484만4599주다.

조 회장은 서면 인사말을 통해 "2020년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항공수요 감소, 글로벌 경기 둔화 등으로 대외 불확실성이 심화될 것"이라면서도 "수익성 중심의 사업 운영을 더욱 강화하고 지속가능한 사업 구조를 확립해 글로벌 항공업계를 선도하는 100년 기업으로서의 미래를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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