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태 회장, 아시아나 합병으로 그룹 지배력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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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 인수, 경영권 확보 카드로 등장
'규모의경제', '메가캐리어' 등 경영 성과 기대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사진=한진그룹)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사진=한진그룹)

[서울파이낸스 김수현 기자] EU 경쟁당국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간 기업 결합 조건부 승인하자 업계는 가장 까다로운 절차를 넘어섰다고 평가하고 있다. 한때 조원태 회장의 경영권 방어 카드로 여겨졌던 아시아나항공의 인수가 이제는 경영 성과 입증의 카드로 거듭날지 주목된다.

조 회장은 2020년 경영권 확보를 위한 수단으로 아시아나항공 인수 카드를 꺼내 들었다. 2019년 한진그룹 2대 조양호 전 회장 사망 이후 불안했던 자신의 회장직을 공고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등장한 것이다.

조 회장은 조양호 전 회장을 이어 3대 한진그룹 회장에 올랐지만 그의 누나 조승연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경영권 분쟁에 휘말렸다. 조 전 부사장은 사모펀드 KCGI와 반도건설과 손잡으며 당시 조승연 측 지분율이 조 회장 측의 지분을 앞서기도 했다.

이후 조 회장이 아시아나항공 인수 카드를 등장시키자 상황이 반전되기 시작한다. 당시 막대한 부채로 HDC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포기하자 산은의 매각 고심을 조 회장이 해결한 것이다. 

산업은행은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 인수 조건으로 한진칼에 8000억원 규모 투자를 시작했다. 이를 통해 조 회장 측은 지분 47.33%를 확보해, 조 전 부사장 측 지분 40.1%에 앞서며 경영권 방어에 성공한다. 

그는 아시아나 항공 인수를 통해 규모의 경제와 세계 10위권 '메가 캐리어'(초대형 항공사)를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조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2022년은 대한항공에 매우 중요한 해가 될 것"이라며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과 함께 대한항공이 글로벌 메가 캐리어로 나아가는 원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로 막힌 하늘길을 화물 사업 확장을 통해 성과를 낸 그는, 이번 합병이 한 번 더 그의 경영 능력을 증명할지 관심이 집중된다. 코로나19가 한창인 2021년 대한항공은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각각 8조7534억원, 1조4644억원 기록했다. 이는 전년대비 각각 18%, 515%증가한 수치다. 

증권가에서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성공적으로 합병될 경우 장거리는 물론 단거리 노선에서도 압도적인 시장 지배력을 확보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가격 결정권 제고에 따른 실적 개선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김영호 삼성증권 연구원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의 합병이 승인될 경우 운임의 하방 경직성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장거리 노선에서의 독점적 지위와 초대형 LCC 자회사를 통한 단거리 노선 경쟁력 제고로 시장 지배력 자체가 대폭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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