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도 '저PBR' 매매 동참···투자 보폭 확대
사모펀드도 '저PBR' 매매 동참···투자 보폭 확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칼라일·어피니티, KB·신한 지분 매각
"차익 실현 혹은 주주환원 압박 할 것"
여의도 증권가 전경(사진=서울파이낸스 DB)
여의도 증권가 전경(사진=서울파이낸스 DB)

[서울파이낸스 이서영 기자] 글로벌 사모투자펀드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발표를 앞두고 변동성이 심해진 국내 증시에서 적극적인 투자 행보를 보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기업 가치 개선 기회로 판단한 것으로 보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칼라일그룹는 3년간 보유했던 KB금융 지분 1.2% 전량을 대량매매(블록딜) 방식으로 매각했다. 매각가는 할인율 3.1%를 적용한 6만5200원으로 총 3260억원에 달했다.

칼라일 그룹은 지난 2020년 KB금융이 발행한 2400억원 규모의 교환사채에 투자했다. 양사는 전략적 파트너로서 뉴욕 JFK공항 재개발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공동 주선했지만, 그 이후 특별한 협력 관계는 없었다. 

그러던 중 지지부진하던 KB금융 주가가 정부의 기업밸류업 프로그램 기대감으로 7만원대까지 상승하자, 차익 실현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도 신한지주 지분을 대량 매각했다. 지난달 25일과 이달 2일, 두 차례에 걸쳐 4000억원 이상의 지분을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지주 주가는 올해 1월 초 3만6000원대에사 2월13일에는 4만5750원까지 약 24% 올랐다.

사모펀드들은 차익실현을 함과 동시에,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수혜가 예상되는 종목에 대해서는 매수세를 확대하거나 재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큰 폭으로 주가가 상승한 저PBR(주가순자산비율)주에서 차익 실현을 하거나, 자동차·이차전지 등 수혜가 예상되는 종목에 대해서는 매수세를 확대하는 등 변화를 이끌고 있는 것이다.

최근 한 달(1월15일~2월15일)새 사모펀드는 엘앤에프(834억), 현대차(608억원), 에코프로(320억원), 에코프로머티(220억원), 우리금융지주(179억원) 등 종목을 순매수했다.

직전 한 달(지난해 12월13일~1월12일) 투자했던 셀트리온(347억원), 카카오(275억원), 포스코홀딩스(240억원), LG디스플레이(142억원) 등 종목과 순매수액 규모를 비교해보면 2배 넘게 늘었다.

특히 현대차와 우리금융지주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도입 발표 이후 저평가된 주식으로 꼽히는 종목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이달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발표하고 나서, 더 상승하고 나면 아마도 더 많은 매각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며 "반면 정부 프로그램을 이유로 들면서, 행동주의펀드와 함께 주주환원책을 내놓으라고 압박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관련기사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