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종희號 KB금융 첫 CEO 인사 '안정'···계열사 교체폭은?
양종희號 KB금융 첫 CEO 인사 '안정'···계열사 교체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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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 계열사' KB국민은행 이재근 은행장 재신임
이달 비은행 계열사 CEO 선임···10곳 중 8곳 대상
61년생 '양종희 체제' 출범···61~63년 교체 가능성
지주 부문장제 변화 불가피···4명 중 3명 그룹 떠나
양종희 KB금융지주 신임 회장 (사진=KB금융)
양종희 KB금융지주 신임 회장 (사진=KB금융)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양종희(62) KB금융그룹 회장 체제에서 처음 단행된 계열사 대표이사 인사는 일단 '안정'에 무게를 둔 모양새다. 그룹 내 '맏형'이자 핵심 계열사인 KB국민은행의 수장을 연임시키기로 결정하면서다.

금융권에서는 양 회장이 윤종규 전 회장의 뒤를 이어 '안정 속 혁신'을 꾀하는 인사 기조를 이어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윤 회장의 경우 좋은 성과를 보여준 기존 CEO는 연임시키고, 동시에 역량 있는 새 인물을 '깜짝' 기용하는 인사를 단행해왔다.

9년 만에 회장이 바뀐 만큼 양 회장이 본인의 색깔을 어느 정도 보여주면서 경기침체 등 불확실한 경영환경에 대비하고자 안정과 혁신의 균형을 적절히 맞출 것이란 분석이다.

이에 따라 이달 중순경 단행될 비은행 계열사 대표이사 인사와 부문장제 운영 방식에도 변화를 줄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양 회장이 1961년생이란 점과 같은 1961년생 허인·이동철 부회장이 최근 퇴임한 것을 고려하면 그룹 내 1961~1963년생들이 이번 세대교체의 대상이 될 가능성이 크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지주는 이달 중순경 계열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대추위)를 열고 비은행 계열사 대표이사 인사를 단행할 예정이다.

과거 사례를 비춰보면 KB금융은 12월 초 국민은행장을 먼저 선임한 뒤 셋째주쯤 나머지 계열사 대표이사 인사를 단행했다.

대추위가 지난달 30일 이재근(57) 국민은행장을 1년 연임하기로 결정한 만큼 비은행 계열사 대표이사 인사에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KB금융의 비은행 계열사 10곳 가운데 8곳, 총 9명의 대표이사들이 올해 말 임기가 끝난다.

대상자는 △KB증권(박정림·김성현 대표·60) △KB손해보험(김기환 대표·60) △KB국민카드(이창권 대표·58) △KB자산운용(이현승 대표·57) △KB캐피탈(황수남 대표·59) △KB부동산신탁(서남종 대표·60) △KB저축은행(허상철 대표·58) △KB인베스트먼트(김종필 대표·53) 등이다.

(왼쪽부터) 이재근 KB국민은행장, 박정림 KB증권 대표, 김성현 KB증권 대표 (사진=KB금융)
(왼쪽부터) 이재근 KB국민은행장, 박정림 KB증권 대표, 김성현 KB증권 대표 (사진=KB금융)

이들과 함께 올해 말 임기가 종료될 예정이었던 이재근 행장은 내년 12월 말까지로 1년 연임이 결정됐다. 재임기간 보여준 양호한 실적과 안정적인 리더십, '2+1년' 임기 보장 관례, 불확실한 경영환경 등이 종합적으로 반영된 결과다.

이 행장의 연임은 시장 예상과도 부합한다. 신임 회장 취임으로 세대교체가 불가피한 상황에서도 '국내 최연소 은행장'인 이 행장은 변화 흐름에서 빗겨나 있다는 시각이 많았다.

1966년생인 이 행장은 2년 전 만 55세의 나이로 행장직을 달았다. 현재 정상혁(59) 신한은행장, 이승열(60) 하나은행장, 조병규(58) 우리은행장, 이석용(58) NH농협은행장 등 5대 은행장 가운데서도 가장 젊다.

은행 외 업계 안팎의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는 KB증권의 경우 '직무정지' 중징계를 받은 박정림 대표의 연임이 사실상 어려워진 상황이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29일 정례회의를 열고 라임펀드 불완전판매·손실사태 등에 책임이 있는 박 대표에 대한 '직무정지 3개월' 제재를 확정했다. 직무정지 제재를 받은 금융회사 임원은 향후 4년간 금융권 취업이 제한된다.

이에 따라 KB증권 차기 대표이사를 두고는 다양한 시나리오가 떠오르고 있다.

박 대표와 함께 KB증권을 이끌고 있는 김성현(60) 대표를 두고는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한차례 연임을 하는 방안과 교체되는 방안이 모두 거론된다.

현재의 김 대표와 각자대표 체제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박 대표의 뒤를 이을 새로운 인물을 기용하거나 박·김 대표 동시 교체 이후 단독대표 체제로 전환할 가능성도 있다.

후임자로는 최재영 KB국민은행 WM고객그룹대표(부행장) 겸 KB증권 WM부문장(부사장)과 박강현 KB증권 디지털부문장 등이 조심스럽게 거론된다.

(왼쪽부터) 김기환 KB손해보험 대표, 황수남 KB캐피탈 대표, 이현승 KB자산운용 대표, 이창권 KB국민카드 대표. (사진=KB금융)
(왼쪽부터) 김기환 KB손해보험 대표, 황수남 KB캐피탈 대표, 이현승 KB자산운용 대표, 이창권 KB국민카드 대표. (사진=KB금융)

김기환(60) KB손해보험 대표는 지난 2020년 12월 말부터 3년간 임기를 이어왔다. 재임기간 동안 양호한 실적을 바탕으로 지난해 한 차례 연임에 성공했다. 김 대표는 KB손보로 옮기기 전 KB국민은행 리스크관리그룹 전무, KB금융지주 CFO 부사장 등 요직을 맡을 정도로 그룹 내 이력 면에서는 손색이 없다는 평가다. 그러나 새로운 양 회장 체제로의 변화가 김 대표 거취에 가장 큰 변수다. 1963년생으로 세대교체 흐름을 빗겨나지 못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황수남(59) KB캐피탈 대표와 이현승(57) KB자산운용 대표는 재임기간이 각각 5년, 6년으로 다른 계열사 대표들 대비 오랜 기간 직을 유지해왔다. 그동안의 성과와 별개로 세대교체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이 밖에 이창권(58) KB국민카드 대표는 올해 말 2년간의 첫 임기를 끝내는 만큼 양 회장 체제 출범에 따른 변화 바람만 없다면 한 차례 연임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편, 지주 조직과 관련해서도 변화가 있을 전망이다.

KB금융는 2021년 말 지주 사업부문을 4개 비즈니스그룹 체제로 재편하고, 이들 4개 부문의 부문장들이 그룹 내 해당 사업을 총괄하도록 했다. '부회장직'이 차기 후계자 육성을 위한 자리였다면, '부문장'은 그룹 비즈니스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적 차원의 제도란 점에서 부회장직 폐지 여부와 별개로 봐야 한다는 게 KB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다만, 4명의 부문장들 중 허인·이동철 부회장은 양 회장 취임과 동시에 퇴임했고, 박정림 대표도 그룹을 떠날 가능성이 높다. 부문장제를 유지한다고 하더라도 이를 맡을 인물을 새롭게 발굴해야 하는 상황인 것이다.

이 과정에서 최근 금융권의 '조직 축소' 트렌드에 맞춰 부문장제를 축소하거나 개편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경영환경이 어렵기도 하고, 보통 금융지주 회장 임기 첫 해에는 급격한 변화를 주기보다 핵심 계열사는 경영 연속성을 유지하도록 하고 비은행에서 변화를 주는 균형 인사를 맞춰왔다"며 "KB금융도 큰 틀에서 비슷한 인사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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