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국내는 어렵다"···'빅3' 건설사, 해외수주 차별화 전략
[초점] "국내는 어렵다"···'빅3' 건설사, 해외수주 차별화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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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수주 1위 노리는 삼성물산, 하이테크·친환경 '집중'
현대는 중동 산유국, 대우는 아프리카·중앙아시아 중심
왼쪽부터 삼성물산 건설부문 본사가 위치한 글로벌엔지니어링센터, 현대건설 계동사옥, 을지로 대우건설 사옥 전경 (사진=각 사)
(왼쪽부터)삼성물산 건설부문 본사가 위치한 글로벌엔지니어링센터, 현대건설 계동사옥, 대우건설 을지로 사옥. (사진=각 사)

[서울파이낸스 오세정 기자] 국내 주택 사업의 불확실성이 갈수록 커지면서 건설업계가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특히, 삼성물산‧현대건설‧대우건설 등 '빅3' 건설사들은 차별화 전략을 통해 해외 건설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원자잿값 상승과 고금리 기조에 따라 건설사 평균 원가율이 90%을 넘어서면서 올해 3분기 건설사 대부분 영업이익이 하락한 가운데 국내 도급순위 1, 2, 3위의 삼성물산·현대건설‧대우건설은 해외 사업에 주력해 양호한 실적을 거뒀다.

해외건설협회 자료를 보면 삼성물산은 올해 3분기 해외 수주 누적 기준 전년보다 17.8% 늘어난 57억8000만달러로, 가장 많은 수주고를 올렸다. 이는 같은 기간 해외 건설 수주 총액의 24.6%를 차지하는 규모다. 현대건설의 지난해와 비교해 무려 413%나 급증한 56억17000만달러를 기록했으며 대우건설도 68.3% 늘어난 16억8600만달러의 수주고를 보이며 현대엔지니어링(28억7400만달러), SK에코플랜트(18억800만달러)에 이어 5위권에 들었다. 

이들은 해외에서 장기간 공 들여 추진해 왔던 사업들이 성과를 내는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국내 시장이 안좋아서 해외에 주력하는 게 아니라 기존 추진해 오던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차원"이라고 말했다. 대우건설 관계자도 "국내 부동산 호황 속에서도 해외사업 끈을 놓지 않고 꾸준히 기반을 닦아 놨던 게 최근 연이은 수주로 이어지고 국내 주택시장 리스크가 관리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3사는 이미 오랫동안 해외건설 경쟁력 확보에 나섰단 점에서 비슷하지만 대상 국가나 주력 사업, 추진 전략은 각기 다른 행보를 보인다.

지난 2021년 해외 수주 1위를 탈환한 뒤 3년 연속 타이틀 수성을 노리는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첨단하이테크와 친환경 에너지사업에 주력하는 전략을 꾀했다. 먼저 올해 추진된 하이테크 부문 주요 사업으로는 그룹사 일감인 삼성전자 미국 테일러 반도체 공장 추가 수주, 스위스의 에너지 로봇 자동화 기업 'ABB' 및 에스토니아의 모듈러 제조업체 'Harmet' 업무협약 체결 등이 있다. 이 밖에 스마트시티 구축 수요가 높은 인도네시아, 사우디아라비아 등 각국 정부·기업과 업무 협약을 진행했다. 친환경 재생에너지 분야에선 카타르 액화천연가스 프로젝트를 수주했으며, 중동 및 호주 지역 그린수소 사업을 위한 업무협약 등을 통해 프로젝트를 구체화하며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대만·방글라데시 공항, 네옴 터널, UAE 원전 등 해외 EPC(설계·시공·조달) 및 카타르 태양광 프로젝트와 같은 에너지사업부 매출이 최근 본격화되고 있다"면서 "지속적으로 안정적인 실적 달성을 위한 기반을 마련한 만큼 해외 수주를 확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건설은 고유가 흐름에 발 맞춰 산유국 발주 물량에 집중했다. 특히 현대건설은 올해 중동 지역에서의 성과가 두드러졌던 만큼 지역 내 사업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지난 6월 현대건설은 사우디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로부터 6조5000억원 규모 석유화학단지 설비사업 '아미랄 프로젝트' 사업을 확보한 데 이어 지난달에는 3조1000억원 규모 '사우디 자푸라 가스처리시설 프로젝트 2단계'를 수주했다. 현재 현대건설은 중동 5개 국가에서 건설사업 23개를 수행 중이며, 총규모는 26조원이 넘는다. 

현대건설은 "기존 해외사업 방향대로 원자력이나 신재생에너지, 인프라 등 부문에서 새 먹거리를 찾는 데 집중하고 있다"면서 "몇 개년간 발주가 밀렸던 물량이나 유가가 오르면서 산유국 공사 발주 물량에 집중하며 특히 중동 지역 사업을 공고히 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우건설의 주 무대는 아프리카 지역이다. 올해 들어 정원주 회장을 중심으로 중앙아시아 개척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회사는 올해 1분기 나이지리아 카두나 정유시설 긴급보수공사(7255억원)와 리비아 패스트트랙 발전공사(1조500억원)를 수주하며 이미 연간 해외 수주 목표인 1조8000억원을 초과 달성했다. 또 최근 중앙아시아 진출 전진기지가 될 투르크메니스탄지사를 수도인 아슈하바트에 개소하는 등 새 시장 개척에도 나섰다. 이달 10일에는 해외건설 경쟁력 강화를 위해 인사 및 조직개편에 나서기도 했다. 이를 통해 해외사업단장 직급을 기존 상무에서 전무급으로 격상하고 전략기획본부 산하 해외사업단을 CEO 직속 편제로 조정했다. 

대우건설은 "기존 축적된 해외건설 노하우를 가지고 나이지리아, 리비아, 이라크, 베트남 등 거점 국가를 중심으로 입지를 확고히 할 것"이라면서 "이 밖에 '팀코리아'로서 동유럽 원전에 대한 기대감이 크고 당장 베트남 개발 사업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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