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사우디發 '신중동붐'···올해도 해외건설 금맥될까?
[초점] 사우디發 '신중동붐'···올해도 해외건설 금맥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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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수주 약 77% 차지하는 사우디···대규모 행사 앞두고 곳곳에서 공사 중
석유에서 탄소 중립으로···신재생에너지 진출 국내 건설사들의 전략과 일치
다만 인력·자재 현지 조달 제도 있어···능력 있는 현지 파트너 확보가 중요
이르면 올해 4월 준공될 사우디 리야드 메트로 노선 6개 중 3공구의 4·5·6호선 공사를 삼성물산이 맡고 있다. (사진=리야드 메트로 홈페이지)
이르면 올해 4월 준공될 사우디 리야드 메트로 노선 6개 중 3공구의 4·5·6호선 공사를 삼성물산이 맡고 있다. (사진=리야드 메트로 홈페이지)

[서울파이낸스 박소다 기자] 국내 건설업계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고금리 현상 지속,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전쟁 등 대외변수에도 불구하고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에서 대형 프로젝트를 잇따라 수주하며 해외수주액 300억 달러 이상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올해 사우디에서는 네옴시티와 2030년 엑스포 등으로 굵직한 프로젝트 발주가 예상되는 만큼 '제 2 중동 붐'이 도래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3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달 15일 기준 해외건설 수주액은 292억5000만 달러(한화 약 38조1400억원)를 돌파했다. 추가 취재결과 지난해 해외건설 수주액은 300억달러를 초과 달성했고, 2022년 실적(310억 달러)도 웃도는 수준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해외건설 수주액은 4년 연속 300억달러를 달성했다.

구체적으로 중동지역 건설 수주 금액(국토부 자료 기준)은 83억8530만 달러로, 해외 수주액의 약 30%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태평양·북미(94억4891만 달러)지역에 이은 두 번째지만 프로젝트 당 규모로 따지면 압도적 1위다. 중동에서 발생하는 프로젝트 1건의 평균 금액은 2억963만 달러로 대형 프로젝트 위주의 공사가 밀집돼 있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는 중동 수주액의 약 77%(64억8341만 달러·지난 11월 기준)을 차지하는 '신 중동 붐'의 핵심지로, 2030년 엑스포, 2034년 월드컵 등 대규모 행사를 앞두고 네옴시티와 수도 리야드 곳곳에서 국내 건설사에 수주를 맡긴 현장이 급격히 늘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이르면 올해 4월 준공될 사우디 리야드 메트로의 노선 6개 중 3공구의 4·5·6호선 공사를 맡고 있다. 3공구 공사비만 10조원에 이르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삼성물산은 또 현대건설과 함께 네옴시티 '더 라인'의 지하에 28km의 터널을 뚫는 공사를 맡고 있는데, 총공사비는 10억 달러다. 사우디 주바일 항구 인근에 발전소 추가 수주도 임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건설의 경우 사우디 최대 규모(50억8000만 달러)의 석유화학단지 건설 프로젝트 '사우디 아미랄(Amiral)'에서 패키지 1과 4를 수주해 작년 6월 착공했다. 각 사업 기간은 48개월, 47개월로 오는 2027년 상업 운전을 목표로 한다. 주바일 항구 지역에 수조원짜리 프로젝트 3건도 진행 중이다.

대우건설도 사우디 네옴시티 프로젝트와 리비아 재건사업 등의 수주를 추진하고 있다. 네옴시티 수주를 위해 앞서 2022년 사우디 현지 종합건설사 알파나르와 포괄적 업무협약을 맺고 정식 입찰을 검토 중이다. 사우디 휴양도시 제다에 추진하고 있는 세계 최고층빌딩 '제다 타워'의 공사 초청장을 받아 검토했지만 사업성을 고려해 지난달 29일 입찰 마감일까지 입찰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다.

이 외에도 쌍용건설은 사우디 리야드에 230억 달러를 들여 약 16만㎢의 공원과 호텔, 박물관 등을 조성하는 '킹 살만 파크 프로젝트' 입찰 전 사전자격심사 등에 참여해 랜드마크 수주를 겨냥하고 있다. 한미글로벌은 현재 사우디 네옴시티 건설 관련 건설사업관리(PM) 용역계약 8개를 체결해 현재 4개 용역을 수행하고 있다. 또 네옴시티 발주처와 기본사업협정을 맺고 있어 추가 수주도 예상된다고 회사는 밝혔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사우디의 네옴시티 등과 같은 현재 중동 건설 프로젝트들은 기존 석유 중심 경제에서 벗어나 탄소 중립을 목표로 하고 있기 때문에, 신재생에너지로 사업영역을 확장하려는 국내 건설사들의 전략과 들어맞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중동에선 해외 기업을 유치하기 위한 제도 개편을 추진 중이다. 지난달 사우디 정부는 자국으로 지역 본부를 이전하는 해외기업에 대해 법인 소득세를 30년 면제하겠다 발표했다. 기존에 발표한 지역 본사에 대한 세금 면제 혜택에 더해 지역 법인의 소득세와 해당 법인의 활동에 대한 원천징수세를 30년간 받지 않겠다는 것이다. 두바이 역시 시장 개방도가 높은 편으로, 한국 기업에선 베이스캠프를 사우디와 두바이 중 둔다면 적용받을 혜택이 많다.

다만 중동지역은 문화 차이와 발주처의 마찰 시 대응이 국내보다 어려울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사우디를 포함한 다수 중동지역에선 현재 프로젝트를 따난 해외건설사에 인력 및 자재 등의 일정 부분을 현지에서 조달해야한다는 제도를 가지고 있다. 현지 채용 근로자의 경우 생산성이나 전문성이 높지 않을 수 있고, 라마단 기간에 오전시간까지만 일한다는 방식과 언어 장벽 등이 문제가 될 수 있다. 또 국내 건설사들은 해외 기자개 공급 업체를 찾는 것에 어려움을 겪기도 하며, 공사비 추가 인상분이 발생했을 때 이 비용 대납을 둘러싼 갈등도 특히 많은 편이다.

이와 관련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능력있는 현지 파트너를 가지는 게 무엇보다 중요할 것 같다"며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선 단독 발주보다 투자개발형 방식으로 프로젝트에 참가하는 게 더 안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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