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영풍제지 사태'에 리스크 관리 강화···미수거래 줄줄이 차단
증권사, '영풍제지 사태'에 리스크 관리 강화···미수거래 줄줄이 차단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여의도 증권가.(사진=박조아 기자)
여의도 증권가.(사진=박조아 기자)

[서울파이낸스 박조아 기자] 최근 영풍제지 하한가로 키움증권 미수금 사태가 발생하면서 증권사들이 일부 종목의 위탁증거금률을 100%로 설정해 미수거래를 차단하는 등 리스크 관리 강화에 나서고 있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은 이날부터 엘앤에프, 윤성에프앤씨, 천보, 대주전자재료, 큐렉소, 미래컴퍼니, 로보스타, 코난테크놀로지, 금양그린파워, 남화토건, 동원개발 등 62개 종목의 위탁증거금률을 100%로 설정했다. 

삼성증권은 전날에도 LS네트웍스, 신성에스티, 레인보우로보틱스, 와이랩, 유니트론텍, 이수페타시스 등 18개 종목의 증거금률을 100%로 상향 조정한 바 있다. 증권사에서 증거금률 100%로 지정된 종목은 초단기 외상거래인 현금 미수 거래와 신용·대출이 불가하고, 현금으로만 매수가 가능해진다. 미수거래는 증권사에 매수대금의 일부만 예치하고 나머지 금액을 증권사로부터 빌려 해당 주식을 매수하는 행위를 의미한다. 주식을 매입한 후 3거래일 안에 차액을 입금하지 않으면 증권사에서 반대매매가 가능하다. 그렇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미수거래는 단기투자를 목적으로 사용된다.

미래에셋증권도 전날 한창산업, 유니퀘스트, POSCO홀딩스, 에코프로, 에코프로비엠, 한미반도체, 이수페타시스, 레인보우로보틱스, 포스코DX 등 19개 종목의 증거금률을 100%로 조정했다. 한국투자증권도 POSCO홀딩스, 인벤티지랩, 신성에스티, 애경케미칼, 모바일어플라이언스, LS전선아시아의 증거금률을 100%로 조정했다. 

KB증권은 동부건설, 남화토건, 엘앤에프, 코오롱글로벌, TCC스틸, 로보티즈, 로보로보, 모베이스, 삼화전기, 삼호개발, 서원, 서희건설, 신원종합개발, 미래컴퍼니, 링크제니시스, 동신건설, 대성미생물 등 83개 종목에 대한 증거금을 기존 30%에서 100%로 상향했다.

이처럼 증권사들이 100%로 증거금률을 조정하고 있는 것은 최근 키움증권에서 발생한 대규모 미수금 사태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키움증권은 지난 20일 공시를 통해 영풍제지 하한가로 인해 고객 위탁 계좌에서 4943억원 규모의 미수금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올들어 약 800% 이상 주가가 상승했던 영풍제지는 지난 18일 하한가를 기록하고, 19일부터 거래가 정지됐다. 리스크 관리가 부족했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키움증권은 최근 에코프로비엠, 포스코DX, 레인보우로보틱스 등 15개 종목의 증거금률을 100%로 설정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증거금률은 일반적으로 40%에서 움직이며, 증권사가 자율적으로 조정하도록 돼 있다"며 "미수금 사태가 발생하기 전, 일부 증권사에서 영풍제지에 대한 증거금률을 100%로 올렸기 때문에 해당 종목의 미수거래를 원하던 투자자들이 키움증권으로 이동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이슈가 연이어 발생하면서 내부적으로 리스크 관리에 집중하고 있다"며 "업계 전반적으로 보수적으로 운영하자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