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연 하한가' 영풍제지·대양금속···내부 시세조종 의혹
'돌연 하한가' 영풍제지·대양금속···내부 시세조종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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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800% 상승···지난해 대양금속 인수 당시 무자본 M&A 논란
금융당국 "불공정거래 가능성 의심"···CFD잔고 적어 내부에 초점
회사 측 "검찰 압수수색 나온 적 없어"···불공정거래 의혹도 부인
2023년 10월 18일 영풍제지 주가 차트 (사진=키움증권 HTS 캡처)
2023년 10월 18일 영풍제지 주가 차트 (사진=키움증권 HTS 캡처)

[서울파이낸스 이서영 기자] 국내 증시의 불확실성이 좀처럼 줄어들지 않는 상황에서 올해 800% 넘게 주가가 오른 영풍제지와 최대주주인 대양금속이 돌연 하한가를 기록하면서 거래정지됐다. 이에 그동안 영풍제지 인수를 둘러싸고 일었던 여러 의혹까지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오고 있어, 금융당국의 조사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9일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영풍제지, 대양금속의 주가 급락과 관련해 신속한 거래질서 정립과 투자자 보호를 위해 매매거래정지 조치를 취했다.

앞서 영풍제지와 대양금속은 전날 오전 각각 가격 하한 폭까지 주가가 폭락했다. 하한가 이전 영풍제지는 최근 정기변경 심사를 통해 코스피200에 편입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9월 8일에는 장중 5만 4200원까지 올라, 해당 주가 기준으로 올 초보다 9배 넘게 뛰기도 했다.  

이에 영풍제지를 둘러 싼 의혹은 커지고 있다. 

영풍제지의 최대주주인 대양금속은 회사를 인수할 당시부터 무자본 인수합병(M&A)이라는 논란이 있었다. 

영풍제지는 지난 2013년 창업주가 두 아들이 아닌 재혼한 35세 연하 부인에게 회사를 증여했다. 이후 부인은 사모펀드 큐캐피탈에 이를 매각했으며, 스테인리스 제조업체인 대양금속은 지난해 6월 사업다각화를 내세우며 1289억원에 영풍제지를 인수했다. 

그러나 인수 당시 대양금속의 현금성 자산은 290억원에 불과했다. 이에 대양금속은 인수 자금 일부를 갚기 위해 17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를 발행했는데, 이를 사들인 곳이 영풍제지였다. 영풍제지가 자기 돈으로 자신을 인수한 격이다.  

대양금속의 최대주주는 대양홀딩스컴퍼니. 대양홀딩스컴퍼니는 2019년 8월 '블랙홀컴퍼니'라는 이름으로 설립됐으나 2020년 대양금속을 인수하면서 사명을 변경했다. 대양홀딩스컴퍼니로부터 선임된 감사인들은 올해 9월 21일 손익계산서, 현금흐름표 등을 제공받지 못했다며 '의견거절'을 표명했다. 

대양홀딩스컴퍼니는 지분 96%를 보유한 이옥순씨가 대표로 있으며, 그의 아들인 공선필씨가 임원으로 재직중이다. 공 씨는 2019년 IT 부품 업체 크로바하이텍의 사내이사로 재직할 당시 횡령·배임 혐의로 고소된 바 있다. 

이같은 논란 속에 최근 업계에서는 영풍제지가 자사주 블록딜을 추진했다는 소문도 돌았다. 그러나 주가가 이미 높아질 대로 높아진 만큼, 블록딜 매수 주체를 확인할 수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금융당국은 일각에서 의심하는 '제2의 라덕연 사태' 보다는 '내부'에 초점을 맞추고 조사를 진행 중이다. 라덕연 사태의 주가 조작은 차액결제거래(CFD)가 가능한 계좌로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통정매매 등을 하면서 주가를 끌어올린 사례지만, 이번 경우는 CFD 잔고가 크지 않았던 점도 조사의 초점을 내부로 쏠리게 하는 이유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2개 종목 주가 급락과 관련해 불공정거래 가능성이 의심 돼 철저히 조사하고 혐의 적발 시에는 무관용 원칙에 따라 엄중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영풍제지와 대양금속 측은 불공정거래 의혹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며 "검찰이 회사에 압수수색을 나온 적도 없었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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