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자전환 목표' 조선 빅3 CEO, 친환경 '승부수'
'흑자전환 목표' 조선 빅3 CEO, 친환경 '승부수'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기선, 미래사업 통한 기업가치 제고
박두선, LNG 운반선 기술경쟁력 강화
정진택, 고부가가치 선박 수주 집중
(왼쪽부터) 한국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선박. (사진=각 사)
(왼쪽부터) 한국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선박. (사진=각 사)

[서울파이낸스 주진희 기자] 국내 조선 빅3(한국조선해양,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의 최고경영진(CEO)들이 '흑자전환'을 목표로 경영 회복을 위한 전략을 내세웠다. 

지난해 조선사들은 10년만에 슈퍼사이클에 진입했음에도 불구하고 후판 값 상승에 따른 충당금을 선반영하면서 모두 1조원이 넘는 적자를 낸 바 있다. 이에 따라 각 CEO들은 액화천연가스(LNG), 액화석유가스(LPG) 등 독보적인 친환경 기술 강화로 승부수를 걸겠다는 입장이다.

29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최근 주주총회에서 신규 선임 혹은 유임된 국내 조선 빅3 경영진들은 친환경 선박 관련 기술 고도화 및 수주를 통해 흑자 전환에 성공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조선 빅3는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물동량 증가 △국제해사기구(IMO)의 친환경 규제 강화로 연간 수주목표를 모두 초과 달성하는데 성공했다. 친환경을 기반으로 한 LNG선, LPG선, 대형 컨테이너선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10년만에 슈퍼사이클에 진입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후판(두께 6mm 이상 선박 건조용 철판) 등 철강재 값이 지속 상승하면서 예기치 못한 충당금 설정으로 모두 적자를 냈다. 조선사들은 후판 가격 인상으로 예정 원가 변화가 예상되면 예상 손실에 대한 충당금을 설정하는데 이는 자연스레 실적에 반영, 어닝쇼크로 이어진다. 지난해 조선업 후판 가격은 상·하반기 각각 톤(t)당 10만원, 40만원씩 인상된 바 있다.

이에 경영진들은 올해 최우선 과제를 '수익개선'으로 꼽고 부진한 실적을 만회할 수 있는 전략을 발표했다.

먼저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장남이자 현대가(家) 3세인 정기선 한국조선해양 대표이사 사장은 조선업 경영 회복을 위해 해양 모빌리티 사업 강화에 집중한다. 또 올해 하반기 완공될 예정인 글로벌 연구개발(R&D) 센터를 중심으로 그룹 계열사들과의 시너지를 높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정 사장이 이번 주총을 통해 한국조선해양 사내이사에 이어 현대중공업지주(HD현대) 사내이사로 선임된 데 대해 그룹 내·외부에서는 신사업 추진과 연결된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앞서 그는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에서 개막한 세계 최대 전자‧IT 전시회(CES 2022)에서 미래 조선·해양과 에너지, 기계 등 3대 핵심사업을 이끌어 나갈 혁신기술로 △아비커스의 자율운항기술 △액화수소 운반 및 추진시스템 기술 △지능형 로보틱스 및 솔루션 기술 등을 제시한 바 있다.

주총에서도 기업가치 제고를 목표로 미래선박, 수소연료전지, 디지털, 헬스케어 등 4대 미래사업과 청정수소, 화이트바이오 등 자회사의 신사업에 대한 지원을 강화한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박두선 대우조선해양 대표이사 사장은 전세계적인 탈탄소화 기조에 따라 LNG 운반선 등 경쟁력을 공고히 할 수 있는 친환경 기술 강화 및 선박 발주에 집중해 회사를 이끌어갈 전망이다. 

LNG선의 경우 운항 시 영하 163도 아래로 온도를 유지하고 기체로 소실되는 양을 최소한으로 해야 해 고도의 기술력이 필요하다. 때문에 선종 중에서 가장 가격이 비싼 축에 속한다. 

스마트 에너지 세이빙 시스템인 '축발전기모터시스템(SGM)'과 '공기윤활시스템(ALS)' 등 연료 효율은 높이고 이산화탄소와 황산화물 배출량을 줄일 수 있는 대표적 친환경 신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대우조선해양은 현재까지 LNG운반선 10척 등 공격적으로 수주한 결과, 1분기 만에 올해 수주 목표의 절반가량을 채운 점이 이를 방증한다.

박 사장은 주총에서 올해 경영 목표를 '경영 쇄신을 통한 토털 턴어라운드 실현'으로 설정하고 "LNG선 등 고수익 제품을 수주하고 건조할 수 있는 경쟁력과 생산 체계를 갖추는 데 주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정진택 삼성중공업 대표이사 사장은 IMO 환경규제가 강화되고 있는 업황을 바탕으로 LNG선 등 주력 선종의 건조 생산성을 극대화하겠다는 방침을 내세웠다. 또 "LNG 해상 물동량 증가로 인한 수요와 스팀터빈 방식의 노후 선박 교체, 카타르발(發) 발주가 본격화되고 있다"며 "대형 해양공사 수주를 통해 흑자 전환의 기반을 다지겠다"고도 했다.

현재 삼성중공업은 고부가가치 선박 중심 수주에 집중하고 있다. 최근 아시아 지역 선주로부터 총 8036억원 규모의 대형 컨테이너선 5척을 수주하는 등 올해 목표 88억 달러의 23%를 달성한 상태다.

정 사장은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서면서 부유식 원유 생산·저장·하역설비(FPSO)와 부유식 천연가스 생산·액화·저장 플랜트(FLNG) 등 해양 프로젝트 발주 전망이 밝은 편"이라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능동적으로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