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사태' 철강價 고공행진···조선사 "질적 수주로 손실 방어"
'우크라 사태' 철강價 고공행진···조선사 "질적 수주로 손실 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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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중공업 전경. (사진=삼성중공업)
삼성중공업 전경. (사진=삼성중공업)

[서울파이낸스 주진희 기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와 글로벌 철강 수요 회복세가 맞물리면서 제철용 원료탄과 철광석 등 철강제품 생산에 사용되는 원자재 가격이 고공행진하고 있다. 이에 철강재의 추가 가격인상이 예고되자 10년만에 '슈퍼사이클(초호황)'에 접어든 조선업계는 고부가가치 선박 위주로 선별 수주해 손실을 방어하겠다는 전략을 내세웠다.

24일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지난 22일 기준 철광석 가격은 톤(t)당 149.68달러로, 연초(1월 3일 120.49달러)와 비교했을 때 24.2% 상승했다.

쇳물을 생산할 때 연료로 사용되는 제철용 원료탄(호주산) 가격은 지난 18일 동호주 항구(FOB) 기준 670.10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연말(357.25달러) 대비 87.6% 급등한 셈이다. 지난 15일에는 662.75달러까지 오르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키도 했다.

이는 대(對)러시아 제재로 러시아산 원료탄을 사용하지 못하게 된 데 따른 연쇄 효과로 풀이된다. 러시아산 원료탄을 대체하기 위해 호주산 원료탄으로 수요가 몰리면서 가격이 급등한 것이다.

원자재 시장조사기관 코리아PDS에 따르면 러시아는 세계 4위 제철용 원료탄 수출국으로, 2020년 기준 전 세계 수출량의 9%를 차지한다. 특히 국내 철강업계의 전체 원료탄 수입 중 러시아산의 비중은 약 16%로 호주에 이어 두 번째로 크다.

여기다 세계 1위 철강 생산국이자 경쟁 관계인 중국이 대대적인 경기 부양 정책을 예고함에 따라 글로벌 철강 수요 회복세도 맞물렸다. 이에 따라 원자재값은 뛰고 철강 수요는 견조한 상황이 이어지자 철강사들은 제품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해외 주요 철강사들의 동향을 살펴보면 모두 제품가격을 줄줄이 올리고 있다. 중국 바오스틸은 이달 열연 내수 가격을 t당 350위안 인상한 데 이어 4월에도 200위안 올리기로 했다. 유럽 아르셀로미탈은 최근 판재류 가격을 t당 180유로 올렸고 대만 CSC도 4월 내수용 열연·냉연코일 가격을 t당 73달러, 후판·봉강·선재 가격은 t당 77∼84달러 인상할 예정이다.

국내도 마찬가지다.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이달 열연·냉연 유통 가격을 t당 5만원을 인상한 데 이어 4월에는 t당 10만원을 인상키로 했다. 유통향 후판 가격 또한 포스코는 올해 두 차례에 걸쳐 총 6만원 인상했고 현대제철도 이와 비슷한 수준으로 올렸다.  

한 철강업계 관계자는 "철광석과 제철용 원료탄(석탄) 가격은 상반기 내내 상승 흐름을 탈 것으로 전망된다"며 "철광석 가격 급등 등 글로벌 철강 시황에 따른 손실을 방어해야 하기 때문에 철강사 입장에서도 제품 가격 인상이 불가피 하다"고 설명했다.

포스코 근로자들이 고로에서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포스코)

이에 따라 후판 수요처인 조선업계는 올해도 실적 턴어라운드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앞서 지난해 국내 철강사들은 후판 값을 t당 60만~70만원대에서 110만원대로 두 배 가까이 올렸다. 한국조선해양,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주요 조선사들은 후판 값 상승에 따른 충당금을 선반영하며 모두 1조원이 넘는 적자를 낸 바 있다. 

한 조선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이어 올해도 철광석 가격이 급등하면서 후판가 인상 압박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충당금과 기존 선박 수주로 당장의 부담을 적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지속 이어진다면 실적 개선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아울러 국내 빅3 등 조선사들은 액화천연가스(LNG)와 액화석유가스(LPG), 대형 컨테이너선 등 고수익 선박 위주로 수주해 철광석 인상에 따른 부담을 덜겠다는 입장이다.

지난해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물동량이 증가하고 있는 데다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규제가 강화되고 있어 친환경 독자 기술력을 보유한 조선사들은 수혜를 톡톡히 보고 있다. 꾸준히 상승하고 있는 글로벌 선박 가격도 호재로 작용한다. 영국의 조선·해운 시황 분석업체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달 신조선가 지수는 154.73로, 15개월 연속 상승했다. 신조선가 지수는 글로벌 선박 가격을 지수화한 것으로, 높을수록 선가가 올랐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 다른 조선업계 관계자는 "물론 선박 발주량이 많은 만큼 소요되는 강재량이 많아 철강사들과의 후판가격 협상이 관건이긴 하다"면서도 "다행인건 올해는 지난해보다 선박 발주량과 속도 모두 빠른 상황이라 실적 개선이 되지 않더라도 손실을 최대한 줄일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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