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건설사, 규제에 주택사업 '꽁꽁'···"내년은 더 어려워"
중견건설사, 규제에 주택사업 '꽁꽁'···"내년은 더 어려워"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형사 지방 진출 탓 먹거리↓···2020 사업계획 수립 난항
경기도의 한 신축아파트 공사 현장. (사진=이진희 기자)
경기도의 한 신축아파트 공사 현장. (사진=이진희 기자)

[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내년 사업을 준비 중인 중견건설사들의 주름살이 깊어지고 있다. 올해까진 대형사에 비해 화려한 실적잔치를 벌였으나, 향후 본격화할 규제 여파에 대한 우려가 큰 분위기다. 신규 수주 역시 대형사와의 경쟁으로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는 점에서 내년에도 먹거리 '보릿고개'가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코오롱글로벌은 올 3분기 매출 8757억원, 영업이익 284억원으로 전년 동기와 견줘 매출은 17.8%, 영업이익은 167.4% 각각 늘었다. 실적 성장은 주택사업 호조에 힘입은 건설부문이 이끌었다. 

주택부문은 3분기 연속 전년 대비 1000억원 이상의 매출 성장을 기록했으며, 올해 3분기 건설부문 누적 신규 수주액은 2조2500억원으로 5년 연속 2조원 이상을 달성했다. 

동부건설은 올 3분기 2866억원의 매출액과 143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영업이익으로만 따지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배 이상 늘었다. 재정난으로 법정관리를 거치며 작아진 외형을 다시 키운 것은 늘어난 일감 덕분이다. 

도시정비사업과 리모델링 등 주택사업을 중심으로 수주를 확보해, 지난 9월말 기준 수주잔고는 전년말 대비 10.4% 증가한 3조4091억원 수준을 보였다.

이밖에 한신공영의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3703억원과 24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1%, 54%씩 증가했고, 한라의 영업이익은 245억원으로 지난해보다 74.8% 늘었다. 290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한양은 전년 동기보다 252.4%, 167억원을 거둔 금호산업은 13.1% 각각 늘었다.

같은 기간 대형건설사들이 실적 방어에 급급했던 것과 달리 중견사는 대체로 뚜렷한 실적 개선을 보인 셈이다. 시공능력평가 기준 상위 5개 건설사의 3분기 영업이익 합은 9852억원으로 1년 전보다 14% 가량 줄었다.

다만 업계에선 경기 악화 우려가 커지면서 내년엔 이같은 호실적을 이어가기는 힘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사업 포트폴리오가 주택사업에 편중돼 있는 가운데 공공택지지구 품귀난에 시달리고 있어서다. 지방을 중심으로 정비사업 수주에 나서고 있으나, 최근 대형건설사들이 규모가 작은 사업장에도 손을 뻗은 이후 사정이 녹록지 않아졌다고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더 큰 문제는 정부의 12·16 부동산 대책,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적용지역 확대 등 정책 변수가 커졌다는 점이다. 분양을 목전에 둔 사업장마저 일정이 차일피일 미뤄지는 탓에 내년도 사업계획을 짜기 쉽지 않다는 지적이 크다.

실제 부동산114에 따르면 내년 전국 민영아파트 분양 물량은 총 32만5879가구다. 이는 최근 5년(2015년~2019년) 연평균 분양실적(31만6520가구)대비 약 1만 가구 많은 수준이지만, 올해 당초 계획물량의 70%만 소화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내년 물량도 30만가구를 밑돌 가능성이 크다. 

한 중견건설사 관계자는 "주택경기 침체로 대형사들이 지방 정비사업 수주전까지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어 점점 더 사업이 어려워질 것 같다"며 "주택만으로 수익을 내기 힘든 상황이어서 시간이 걸리더라도 신사업 육성을 진행 중이다"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