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재활용·리츠까지"···건설사, 사업다각화로 위기 돌파
"배터리 재활용·리츠까지"···건설사, 사업다각화로 위기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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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 도급만으로 수익·성장성 보장 어려워
인천 서구 검단신도시 한 건축공사 현장. (사진= 박성준 기자)
한 건축공사 현장. (사진= 박성준 기자)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정부의 고강도 규제로 주택산업의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건설사들이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에 나섰다.

13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GS건설은 최근 '포항규제자유특구 GS건설 투자협약식'을 열고 배터리 재활용 시장에 진출했다. 이번 투자는 3년간 1000억원의 투자를 통해 2차전지에서 연간 4500톤(t)의 니켈, 코발트, 리듐, 망간 등의 금속을 생산할 수 있는 '배터리 리사이클 제조공장'을 오는 2022년까지 조성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GS건설 관계자는 "배터리 재활용 사업을 통해 기초소재산업의 국산화는 물론 GS건설의 신규 투자 사업 줄기 중 하나"라며 "현재 자이AI플랫폼, 스마트팜, 부동산관리·제조(자이S&D), 자산운용(지베스코) 등 다양한 신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우건설도 지난해 '신사업 추진본부'를 새롭게 신설하고, 연말 국토교통부로부터 부동산투자신탁(리츠) 자산관리회사인 투게더자산운용의 설립 인가를 받았다. 대우건설은 오는 2025년까지 리츠 운영 20개 이상, 자산운용규모 4조원 등 종합디벨로퍼 회사로 성장한다는 방침이다. 대우건설은 이외에도 대우드론관제시스템(DW-CDS)을 구축하는 한편, 선박대여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하기도 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의 경우 호텔HDC, HDC신라면세점, HDC아이콘트롤(ICT사업)에 이어 최근 국적사 2위 아시아나항공 인수하며 '모빌리티 그룹'으로 도약하고 있다.

치열해진 수주경쟁에 점점 설 자리를 잃고 있는 중견 건설사들도 새로운 먹거리 마련에 힘을 쏟고 있다. 우미건설은 최근 프롭테크 및 공유주방, 부동산자산운용, 물류센터 개발 펀드 등 전략적 투자를 이어오고 있다. 호반건설은 지난해 자본금 50억원을 출자해 엑셀러레이터(스타트업 육성 기업) '플랜에이치벤처스'를 설립하고 건설사업과 연결 가능한 사업모델을 가진 스타트업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또 골프장, 리조트 등 2년여동안 약 6000억원의 투자를 단행했다. 태영건설은 자회사인 TSK코퍼레이션을 통해 수처리사업에 진출했다.

이렇듯 건설사들이 건설·주택사업이 아닌 새로운 사업 몰색에 나선 것은 치열해진 수주경쟁과 주택규제에 따른 '생존전략'이다. 건설사들은 국내 주택시장으로 사업이 쏠려있어 정부 정책 및 경제상황에 크게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주택시장을 향한 정부 규제가 잇따르면서 주택 공급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올해 국내 건설 수주는 지난해보다 6% 감소한 140조원에 머무를 것으로 보이며, 이는 최근 6년 내 최저치 수준이다. 최근 전국 민영아파트 분양물량도 눈에 띄게 줄어든 모습이다. 지난 2015년 43만5522가구에 달했던 아파트 물량은 △2016년 37만9324가구 △2018년 23만7782가구까지 떨어졌다 지난해 26만4141가구로 소폭 회복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상호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원장은 "최근 주택시장을 향한 정부의 규제기조가 강해지면서 실제 물량도 감소하는 등 도급사업만으로는 수익성과 성장을 모두 보장받을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현재 국면에서 수주를 더욱 늘릴 수 있을 것이란 판단에 확신이 없기 때문에 신규사업에 적극 뛰어들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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