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지을 땅이 없다"···민자사업에 손 뻗는 중견건설사들
"집 지을 땅이 없다"···민자사업에 손 뻗는 중견건설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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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건설·한진중공업·한라, 민자사업 추진
공공택지 경쟁 고공행진에 입찰도 어려워
서울의 한 신축아파트 공사현장. (사진=이진희 기자)
서울의 한 신축아파트 공사현장. (사진=이진희 기자)

[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중견건설사들이 민간투자사업(민자사업)으로 손을 뻗고 있다. 기존에 사업을 꾸려오던 공공택지에서 '벌떼 입찰'이 어려워진 데다 사업확장에 대한 갈증이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2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동부건설은 최근 컨소시엄을 꾸려 강원도 '삼척의료원 이전 신축 임대형민간투자사업(BTL)'의 우선협상자로 선정됐다. 컨소시엄은 동부건설을 주관사로 신동아건설과 해안종합건축사사무소 등이 함께했다.

민간투자사업은 민간의 투자를 통해 사회기반시설을 건설하는 사업이다. 동부건설이 수주한 사업은 BTL 방식으로, 민간이 사회기반시설을 건설한 후 국가로 소유권을 이전하고 국가가 시설을 임대해 투자비를 회수하게 된다.

동부건설 컨소시엄은 강원도 삼척시 정상동 일원에 총 250병상 규모의 의료원을 새로 건설할 예정이다. 동부건설이 48%의 시공지분율을 가진다.

한진중공업은 지난달 배곧대교(가칭)와 608억9000만원 규모 민간투자사업 건설공사 계약을 체결했다. 배곧대교 민자사업은 경기도 시흥시 정왕동에서 인천시 연수구 송도동 사이의 경기만 해상구간을 1.89km의 교량으로 연결하는 해상교량 건설사업이다. 

사업은 민간이 건설하고 직접 운영해 이용료로 수익을 내는 '수익형 민간투자사업(BTO)' 방식으로 추진되며, 한진중공업은 2025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라는 민자사업에 활발히 나서는 중견건설사 중 한 곳이다. 앞서 제2서해안고속도로(평택~시흥 고속도로) 민자 SOC사업에 주관사업자로 참여해 준공, 현재 운영 중에 있으며 작년엔 대표사 자격으로 '평택동부 고속화도로 민간투자사업'을 수주했다. 

한진중공업, 한동건설 2개사가 건설출자자(CI)로 참여한 이 사업은 경기도 평택시 죽백동부터 오산시 갈곶동까지 약 15.77km를 연결하는 왕복 4~6차로 자동차전용도로를 조성·운영하는 내용이 골자다. 한라는 4년 이내에 공사를 마치고, 개시일로부터 30년간 도로 운영을 맡을 예정이다.

그동안 민자사업은 중견건설사들이 선호하는 분야와 거리가 있었다. 민자사업을 하지 않아도 주택사업의 사업성이 좋았던 데다 민자사업을 제안하려면 자기자본비율을 일정 수준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민자사업은 기본적으로 사업제안자의 경우 건설기간 중엔 자기자본비율을 15%, 운영기간 중에는 10%를 유지해야 한다. 유동자금이 풍부하지 않은 중견건설사의 입장에선 선뜻 사업을 추진하기 어려운 구조다.

그런데도 몇몇 업체가 민자시장에 도전장을 내미는 이유는 주택사업 환경 위축과 실적 창출에 대한 고민이 자리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주요 수익창출원인 공공택지 입찰이 점점 치열해진 점이 사업확장을 부추기고 있다는 게 업계의 얘기다. 

실제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올해 입찰 신청을 마감한 공동주택용지 15곳 중 10곳이 세 자릿수 경쟁률을 기록했다.

경쟁률 열기가 뜨거운 곳은 수도권뿐 아니라 지방 택지도 다수 포함돼 있다. 지난 13일 입찰 마감한 경남 양산사송 C2블록(4만7606㎡)에는 165개 건설·시행사들이 몰렸고, 충남 아산탕정 A12블록(3만1317㎡)과 A13블록(2만9259㎡)은 각각 251곳이 입찰했다.

이르면 오는 6월부터는 공공택지 문턱이 더 높아지면서 민자사업에 나서려는 업체가 더 많아질 전망이다. 중견건설사의 전략 중 하나였던 계열회사 동원을 통한 참여가 제한되면서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2월 택지개발촉진법, 공공주택특별법 시행령 개정안을 통해 추첨 방식으로 공급받은 공공택지 공동주택용지에 대해 계약 후 2년간 전매를 금지하도록 했다.

한 중견건설사 관계자는 "규제가 강화돼 택지를 확보하기가 쉽지 않아졌다"면서 "브랜드 파워가 크게 작용하는 정비사업도 어렵고, 내부에서도 사업 확장에 대한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온 만큼 민자사업의 비중을 늘리려고 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대한건설협회 관계자는 "작년보다는 민자시장의 상황이 좋아졌다"며 "기획재정부에서도 민자사업 활성화에 공감하는 분위기고, 최근엔 컨소시엄 역할에 그치지 않고 최초제안을 하려는 업체도 많다. 민자사업 수주를 위한 투자를 늘린다면 중견사의 사업영역도 더 넓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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