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 주총에 쏠린 눈···'함영주·이승열·강성묵' 3인 사내이사 체제?
하나금융 주총에 쏠린 눈···'함영주·이승열·강성묵' 3인 사내이사 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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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금융 이달 주총···KB·신한·우리, '무난한' 마무리 예상
하나, 책임경영 강화 위해 사내이사 1명→3명 확대 추진
(왼쪽부터)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 이승열 하나은행장, 강성묵 하나증권 대표. (사진=하나금융)
(왼쪽부터)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 이승열 하나은행장, 강성묵 하나증권 사장 (사진=하나금융)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이달 열리는 금융지주 정기주주총회는 대표이사 교체 등의 큰 이슈 없이 대부분 무난하게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하나금융지주는 큰 폭의 지배구조 변화를 예고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사내이사를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 기존 1명에서 이승열 하나은행장, 강성묵 하나증권 사장 등 총 3명 체제로 확대하는 안건이 주총에 올라와 있기 때문이다. 사실상 차기 후계구도를 가늠해볼 수 있는 안건인 만큼 주주들의 지지를 이끌어낼지 주목된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주요 금융지주들은 이달 말 일제히 정기주총을 개최한다. KB금융과 하나금융, 우리금융은 이달 22일에, 신한금융은 26일에 각각 주총을 개최한다고 공시했다.

4대 금융 중 업권의 관심이 집중되는 안건을 올린 곳은 하나금융으로, 사내이사 2명 선임 안건이 상정된다. 하나금융은 이번 주총을 통해 이승열 하나은행장과 강성묵 하나증권 사장 등 2명을 새로운 사내이사로 선임, 기존 함영주 회장과 함께 총 3명의 사내이사 체제를 구축할 계획이다.

통상 금융지주사들은 대표이사 회장 1인만 사내이사로 두고, 핵심 계열사의 수장인 은행장들을 비상임이사 또는 기타 비상무이사로 두고 있다. 그룹의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이사회는 사내이사인 회장과 비상임이사인 은행장, 사외이사들로 구성된다.

이사회 독립성 강화 차원에서 내부 경영진으로는 회장과 은행장만 이사회에 참여하도록 하고, 사외이사 수가 전체 이사의 과반이 되도록 하고 있다. 이사회에 참여하는 내부 경영진의 수가 많으면 이사회가 회사 입장에 치우칠 가능성이 높고 견제 기능도 약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KB금융 이사회에는 양종희 회장(상임 사내이사), 이재근 KB국민은행장(기타 비상무이사) 등 2명과 사외이사 7명 등 총 9명이 참여한다. 신한금융의 경우 진옥동 회장(사내이사), 정상혁 신한은행장(기타 비상무이사) 등 2명과 사외이사 9명 등 총 11명으로 이사회를 구성한다.

우리금융의 경우 사내이사인 임종룡 회장만 등기임원으로 등록돼 사외이사 6명과 함께 이사회에 참석하고 있다. 우리금융은 이번 주총을 통해 기존 6명이던 이사회를 7명으로 확대, 외부 견제 기능과 전문성을 강화하기로 했다. 

하나금융이 이같은 관례를 깨고 사내이사 수를 대폭 늘린 것은 책임경영과 내부통제 강화를 위한 결정이란 설명이다. 하나은행과 하나증권은 하나금융의 핵심 계열사다. 사내이사는 비상임이사와 달리 지주 내에서 직책을 맡아야 하고, 이사회에도 참여해야 하는 만큼 두 핵심 계열사 수장들에게 그룹 경영과 의사결정에 직접 참여하도록 했다는 것이다.

특히, 그룹 경영에 직접 참여하도록 했다는 점에서 하나금융이 내년 3월 임기가 종료되는 함 회장의 뒤를 이을 차기 후계자 검증에 본격 돌입했다는 분석도 있다.

함 회장은 하나은행장 시절이던 지난 2016년 3월~2018년 3월 당시 김정태 회장, 김병호 부회장과 함께 그룹 사내이사를 지낸 바 있다. 2018년 3월 주총 이후 김정태 회장 사내이사 1인 체제로 다시 전환됐으나, 당시 함 회장은 지주 사내이사로서 그룹 경영에 참여하며 승계 구도를 이루는 핵심 인사로 부상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함 회장이 현재 채용비리,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관련 재판에 휘말려 있는 만큼 업무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한 포석이란 해석도 나온다. 앞서 채용비리 항소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던 함 회장은 현재 대법원 최종심을 앞두고 있다. 지난달 말 DLF 항소심에선 함 회장의 승소로 마무리됐지만 금융당국의 상고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있다.

내년 3월 임기가 종료되는 함 회장의 거취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경영공백을 최소화하고자 핵심 계열사 CEO들을 사내이사로 포함시켰다는 해석이다. 하나금융 지배구조 내부규범에 따르면 이사회는 회장 유고 시 이사회에서 정한 등기임원 여부 등의 기준에 따라 신속하게 직무대행자를 선정하게 된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지배구조 선진화 요구가 거세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하나금융이 사내이사 수를 확대한 만큼 이사회 균형을 맞추려 사외이사 수를 늘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하나금융은 이사회 내 사내이사 참여 확대로 자칫 약화될 수 있는 외부 견제 기능을 보완하기 위해 사외이사도 늘린다. 하나금융의 사외이사는 이번 주총을 통해 기존 8명에서 9명으로 확대된다. 이에 따라 이사회 참여 이사 수도 총 12명(사내이사 3명+사외이사 9명)으로 늘어나게 된다.

지배구조에 큰 폭의 변화가 예상되는 하나금융과 달리 KB·신한·우리금융의 경우 신규 사외이사 선임 외 특별한 안건이 없어 주총도 무난하게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KB금융은 임기가 만료된 김경호 이사회 의장 대신 거시경제 전문가 이명활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을 신임 사외이사로 추천했다.

신한금융은 성재호 이사와 이윤재 이사 퇴임에 따라 리스크관리 경력이 풍부한 송성주 고려대 통계학과 교수와 최영권 전 우리자산운용 대표를 새롭게 추천했다.

우리금융은 이은주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박선영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 등 2명의 여성 사외이사를 선임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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