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업계, 100조원 '잭팟' 비만치료제 개발 박차
제약업계, 100조원 '잭팟' 비만치료제 개발 박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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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평원, 2021년 비만 환자 수 3만170명
세계비만연맹 한국인 비만율 40%대 예상
2030년 비만치료제 시장 100조원 전망
(사진=픽사베이)

[서울파이낸스 권서현 기자] 비만 인구가 증가해 관련 시장 규모가 커짐에 따라 국내 제약사들이 너도나도 비만치료제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1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1년 비만 환자 수는 3만170명으로 1만4966명인 2017년과 비교해 101.6% 증가했다. 세계 비만 연맹은 2035년 세계 인구의 절반 이상이 비만이나 과체중으로 분류되고 한국인 비만율이 40%대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했다.

비만치료제 중 가장 많이 사용하는 것은 GLP-1 계열의 주사제이다. 노보노디스크의 '삭센다', '위고비', 일라이릴리의 '젭바운드' 등이 GLP-1 계열에 해당한다. 2023년 노보노디스크의 비만 사업 매출은 416억3200만크로네(약 8조원)였고 일라이릴리의 비만사업 매출은 52억7500만달러(약 7조원)를 기록했다.

지난달 8~11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진행된 JP 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JPMHC)에서 비만 치료제가 올해의 바이오 핵심 키워드로 꼽혔고 JP 모건 리서치에서는 2030년 글로벌 비만치료제 시장 규모를 100조원으로 전망했다. 이에 국내 제약사들도 블록버스터 신약 매출을 기대하며 GLP-1 계열 비만치료제 개발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동아에스티의 자회사인 미국 뉴로보 파마슈티컬스는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비만치료제로 개발 중인 DA-1726의 글로벌 임상 1상을 승인받았다. DA-1726은 옥신토모듈린 유사체 계열의 비만치료제로 개발 중인 신약 후보물질이다. GLP-1 수용체와 글루카곤 수용체에 동시에 작용해 식욕 억제와 인슐린 분비 촉진 및 말초에서 기초대사량을 증가시켜 체중 감소와 혈당 조절을 유도한다.

일동제약은 자회사 유노비아를 통해 개발 중인 대사성 질환 신약 후보물질인 'ID110521156'의 물질 특허를 중국과 일본에서 취득했다. 이 물질은 체내 인슐린 합성과 분비, 혈당량 감소, 위장관 운동 조절, 식욕 억제 등에 관여하는 GLP-1 호르몬과 유사 작용을 한다. 일동제약 관계자는 "신약 물질에 대한 권리 확보 작업과 함께 라이선스 아웃, 오픈이노베이션 등 사업 제휴 전략도 병행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미약품은 비만 치료제로 개발 중인 '에페글레나타이드'의 유효성 및 안전성을 평가하는 국내 임상 3상시험에 참가할 첫 환자를 지난달 등록했다. 에페글레나타이드는 한미의 독자 플랫폼 기술 '랩스커버리'가 적용된 장기 지속형 GLP-1 제제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임상 종료 시점을 2026년 상반기로 예상한다"며 "앞으로 3년 내 국내에서 상용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유한양행은 인벤티지랩과 비만치료제 물질인 세마글루타이드와 터제파타이드를 한 달짜리 주사제 제형으로 공동 개발 중이다. 대웅제약은 대웅테라퓨틱스와 함께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올해 초 임상 1상을 시작해 2028년 상용화할 예정이다.
 
대원제약은 마이크로니들 전문기업 라파스와 공동 개발해 임상 1상 신청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임상 1상은 대원제약이 주도할 예정이며, 임상 1상 결과 확인 후 상용화 시점을 결정할 계획이다. LG화학은 지난해 10월 희귀비만증 신약 'LB54640'의 미국 임상 2상에 들어갔고 지난달 글로벌 개발 및 판매 권리를 미국 리듬파마슈티컬스에 이전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많은 제약사들이 비만치료제 시장에 뛰어들면서 자칫 레드오션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비만 환자가 워낙 늘어나는 추세이다 보니 매출과 시장은 오히려 커질 것으로 기대한다"며 "국내 제약사가 해외 제약사에게 견주기엔 자본이나 인력 등 차이가 나기 때문에 타사와 협력이 이뤄지고 있다. 이를 통해 신약 개발에 더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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